기획특집

도심 속 영화로의 여행, 한국영상자료원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방학이 돌아왔다. 이제 우리를 괴롭혔던 시험, 팀플, 과제들과 잠시 멀어져 짐 하나쯤은 내려놔도 좋을 시간이다. 가수 다이나믹 듀오는 말했다. 놀 때 잘 못 노는 사람도 게으른 사람이라고. 게을리 보내지 않을 마음을 먹었는데, '어떻게 하면 부지런히 보내는 걸까?'라는 물음에 답하기 위해 준비했다. '아 이 영화 극장에서 봤더라면 좋았을 텐데' 혹은 '재작년에 본 그 영화, 그 장면 감독은 왜 그렇게 했을까?' 하는 아쉬움을 간직하고 있는 국민인이라면 지금 소개하려는 곳, 바로 한국영상자료원이 답이다. 지나간 영화 스크린 상영과 감독과의 대화 등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된 이곳에서 티켓 값은 물론 무료. 돈은 없고 영화는 극장에서 보고 싶다라면 감히 이곳을 추천한다. 이곳은 영화 상영 뿐 아니라 한국영화박물관, 다양한 영화 자료를 접할 수 있는 영상도서관도 있다.

함께 떠나볼까.

 

1. 영화박물관 ▷▷▷▷▷

 

한국영상자료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영화박물관. 이곳 역시 입장료 무료다. 영화박물관은 우리나라 영화 그 자체가 들어있는 백과사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백년간 쌓인 영화의 역사는 물론이고 영화음악의 역사까지 함께 엿볼 수 있다.

 


 

영화박물관은 크게 상설전시 코너와 기획전시 코너로 나뉘어져 있다. 상설전시에는 벽을 따라 걸으며 한국영화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가볼 수 있는 '한국영화 시간여행', 시대에 따라 변하는 여성상과 더불어 변한 여배우 캐릭터 변천사를 볼 수 있는 '여배우열전', 1911년 세워진 무성영화극장 '원각사'를 재현한 무성영화를 직접 관람할 수 있는 '무성영화 체험극장', 애니메이션의 원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 존' 그리고 영상의 원리를 쉽게 재현해 볼 수 있는 '영상의 원리 체험 존'까지 일일이 열거하기에도 벅찰 만큼 많은 볼거리가 즐비해있다.

 


 

영화박물관에선 지루할 수가 없다. 무엇보다 여타 박물관과는 다른 영화박물관만의 매력은 감각들이 쉴 틈이 없다는 것이다. 교과서에서 스치듯 지나갔던 나운규의 아리랑의 속 깊은 이야기도 들을 수 있고, 영화음악을 그저 알려주기 보단 직접 들을 수 있고,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눌러보고, 돌려보며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도 알아볼 수 있다. 영화박물관에서 얼마나 열심히 관람했는지, 영화와 얼마나 더 가까워졌는지 알아볼 수 있는 문제풀이코너까지 깨알같이 마련되어 있다. 사람들이 궁금해할 영화제작과정은 글로 풀기보다는 사람들이 더 이해하기 쉽게 그림으로 설명해놓았고 영화 현장을 살아있는 것처럼 재현해놓은 미니어처도 있다. 그 어디서도 보기 힘든 자료들인 머나먼 옛날 실제로 사용됐던 필름 캔, 영화에도 검열이 존재했던 시절 검열문서, 그때 그 시절의 영화 포스터들을 직접 눈으로 만나볼 수 있다.

 


 

상설전시 외에 6개월마다 바뀌는 기획전시도 마련돼 있다. 지금 그곳엔 '행복한 상상 만화, 영화로 보다'가 특별전시중이다. 스크린으로 옮겨간 만화들의 캐릭터들과 연기한 배우들의 모습과 더불어 특별히 선별된 원작만화작가 중 4인의 대표 작가들의 원고 원본 및 희귀 단행본 초판들도 볼 수 있다. 또한 시대별 만화원작 영화들의 변천사 코너 속의 코너! 한국영화박물관 만화방에서는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봤던 그 옛날 추억속의 만화방이 재현돼있다. 그 속에서 300여권의 만화책들이 꽂혀있으며 그곳에 앉아 만화책을 꺼내 볼 수도 있다. 듣는 게 빠졌다고? 물론 10곡의 만화원작영화 O.S.T도 들을 수 있는 코너가 있다.

앞서도 설명했듯이 영화박물관은 말 그대로 '주체적인 관람'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눈만이 아닌 보고, 느낀 것들을 몸으로 기억할 수 있게 해준다. 하루 종일 머문 다해도 이곳에 준비된 것들을 즐기기에 부족할 것이다. 한국영화의 위상을 느끼고, 자부심 또한 키울 수 있다. 보고, 느끼고, 만져보고 즐길 수 있는 이곳. 강!력!추!천!

* 관람시간

  • 평일 하절기(3월~10월) : 10시 ~ 19시
  • 평일 동절기(11월~2월) : 10시 ~ 18시
  • 주말 : 10시 ~ 18시
  • 박물관은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 연휴, 추석연휴에 휴관
  • 관람객의 원활한 관람을 위해 입장은 박물관 마감 30분전까지로 제한

 

2. 영상도서관  ▷▷▷▷▷

 

 

한국영상자료원 2층에 마련돼 있는 영상도서관. 영상도서관을 이용하기 위해선 홈페이지를 통해 회원증 신청을 해야 한다. 회원증을 발급하면 신세계에 발을 담글 수 있다. 홀로 즐길 수 있는 1인 감상석, 혼자보단 둘을 원한다면 2인 감상석, 친구들과 왁자지껄 즐길 수 있는 다인 감상석 등 다양한 방법으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에서 국내에 출시된 모든 영화들뿐 아니라 500여 편의 한국고전영화 역시 감상이 가능하다. 예약은 당일 방문 시 좌석배정, 방문예약, 전화 예약 등이 가능하다. 또한 멀티미디어석에서는 쉽게 구하기 힘든 한국고전영화 VOD, 독립영화 VOD와 포스터/스틸/전단지 이미지, 시나리오 원문 등을 열람할 수 있다. 영화를 보며 귀가 즐거웠던 O.S.T는 비교적 구해 듣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영상도서관엔 1,180여종의 영화음악 CD가 꽂혀있어 듣고 싶은 음악을 골라 영화음악 감상석에서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

 

* 이용가능 시간

  • 월요일 ~ 금요일 10시 ~ 19시
  • 토요일/일요일/공휴일 관람시간 10시 ~ 18시
  • 휴관일 : 매월 두 번째/네 번째 월요일, 새해(1.1), 추석연휴, 설 연휴

 

3. 시네마테크  ▷▷▷▷▷

 

 

한국영상자료원의 꽃, 시네마테크에서 상영되는 영화는 모두 무료다. 총 3관으로 구성된 시네마테크에서는 한국 고전영화, 예술영화, 독립영화,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최근 영화들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시네마테크의 장점은 대중성 안에 소수를 품었다는 것이다. 모든 이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곳이란 점과 더불어 많은 이들이 찾지 않았지만 주목할 만한 영화들을 볼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한국영화강좌, 특별전 등을 마련해 교육의 기회도 제공한다. 지금 시네마테크에서는 '사무라이 액션 특별전'이 7월 17일부터 28일까지 펼쳐진다.

또한 지나간 영화들의 GV(Guest Visit)를 펼쳐 당시 이런 기회를 놓쳤던 이들에게 다시금 영화와 가까워질 수 있게 해준다. 때론 보고 싶은 영화를 어영부영하다 놓치는 기회들이 더러 있는데 시네마테크의 시간표를 잘 주시해뒀다가 해당 영화를 상영할 때 가서 본다면 극장에서 본다는 기분도 만끽하고, 보고 싶은 영화를 볼 수 있는 기쁨도 만끽해보자.

상영일정은 홈페이지에 나와 있으며 변경될 수 있으니 수시로 확인해야한다. 해당 영화 상영일 2일 전부터 예약발권이 가능하다. 다만 전화나 인터넷 예약은 불가하다. 1인 2매까지 발권 가능하니 친구 혹은 연인과 함께 피서를 이곳으로 떠나보는 건 돈도 아끼고 문화생활도 하고 더위도 이기니 일석삼조!

* 티켓박스 운영시간 : 티켓박스는 영화상영 일정에 맞춰 유동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티켓발권이 가능한 시간대는 평균 첫 회 상영 1시간 전부터 마지막 회 상영 시작 시간까지. 매주 월요일은 휴관

 

자, 이제 수박겉핥기는 끝났으니 그 맛은 직접 가서 볼 차례다. 볼거리가 무궁무진하여 이곳에 다 담지 못한 아쉬움에 더욱 이곳을 권하고 싶다. 당장 이번 주말, 이곳으로 약속장소를 정해보는 건 어떨까?


한국영상자료원 위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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