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동네 사람들'이 꾸리는 아주 멋진 전시회


요즘 미술계에서는 '동네 사람들'이 핫하다고 한다. 어디 정릉동 사람들이 모여서 그림이라도 그리나?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동네 사람들'은 전시 모임의 이름이다. 8월 둘째 주, 한 주동안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두번째 전시를 했는데 방문자만 약 1,000여명이라고 한다. 여러 콜렉터과 월간 미술 잡지 기자, 대한미술학교 회장, 이화여대총장이 다녀가서 더 입소문을 탔다는 '동네 사람들'. 과연 어떤 사람들인지 온통이 직접 만나보았다. 

 

저희 모임은 전국 미술전공 학생 또는 개인 작업을 하는 신진작가들을 대상으로 모임을 구성해 공동주제를 통하여 각자 분야의 작업을 하면서 전시 기획부터 시작해서 작업까지, 전시의 모든 것을 함께 만드는 전시모임입니다. 현재 멤버는 국민대, 홍익대, 동덕여대, 덕성여대, 가천대 등 다양한 학교와 디자인, 순수회화 등 서로 다른 미술전공의 학생들이 모여있습니다.

 

 

 
아직 학생신분인 젊은 예술가/디자이너들이 좀 처럼 전시를 할 기회가 없거나, 경제적 형편이 어렵거나, 또는 과제에 치여 개인 작품활동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모임을 통해 자신을 홍보하고 부지런하게 작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자는 취지에서 만들었습니다.

아직 어리지만, 실력과 잠재력이 있는 친구들을 큐레이터나 다른 컬렉터들이 알아봐줄 수도 있고, 무엇보다도 본인에게 좋은 경험과 노력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을 중요하게 여겨 "동네사람들"이란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이번 전시 목표는 사람에 대한 고찰을 각자의 개성과 각자의 철학에 맞게, 그리고 각자의 스타일대로 작업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사람'을 주요 키워드로 한 약 50점 이상의 작품을 전시했습니다. 누드 작품과 무용수의 무브먼트, 공간과 사람이 서로 관계성을 따지는 스페이스. 이렇게 세 가지 소주제 안에서 작업을 했고, 서로 그리는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지난 번처럼 교내 전시가 아닌 외부 전시이기에 인원 규모도 기존 13명에서 18명으로 늘어나고 평면회화와 일러스트 작업뿐 아니라 설치미술도 새롭게 시도해보았습니다.

 

 

 


전시는 성공적인 편입니다. 지난 1기는 교내 조형갤러리에서 전시했는데 많은 학생들과 외부 분들이 참관하셨습니다. 1기의 성공에 힘입어 2기는 외부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2기는 인사동 경인 미술관에서 했기 때문에 1기보다도 더 많은 분들이 참관하셨습니다. 참여 작가중에서도 그림이 7장 판매된 상황이고 다른 작품들도 판매 문의가 여러차례 들어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전시회는 작품을 판매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작가 개인의 홍보용이기 때문에 작가에게 지속적으로 컨택이 들어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번 전시는 외부전시여서 저희들에게 경제적으로도 심적으로도 부담감이 컸습니다. 나이대는 다양하지만 아직 전시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도 많았기 때문에 특히 부담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이런 부담감이 작가에게 책임감을 주고 좀더 진지하게 작업에 임하게 하는 효과가 있어서 어려움이자 학생에게는 큰 자기발전의 기회인 것 같습니다. 어려움점이라는 것은 언제나 동반하기 마련이고, 이런 점들이 향후에 졸업을 했을 때도 마주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학생 신분일 때 미리 마주햅고 서로 힘을 합쳐서 극복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주제는 오감입니다. 저희는 항상 지난 기수가 다음 주제를 정하고 그에 맞게 큰 카테고리가 짜여지고나면 대표가 스케줄과 자세한 주제를 조정합니다. 3기는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에 대한 작품을 전시할 예정입니다. 10월 초에 작업을 시작해서 1월가량에 전시하게 될 것 같습니다. 2기와 마찬가지로 외부 전시를 생각하고 있고 장소는 인사동이나 신사동이 될 것 같습니다. 동네사람들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와, 혹은 다른 단체와 같이 프로젝트를 하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동네사람들 같은 경우엔 지속적인 활동과 유동적 인원변경이 있는 모임입니다. 매 기수마다 사람을 모집하여, 기존에 있던 멤버와 새로들어온 멤버가 함께하며 전시를 준비합니다. 보통 미대생의 주 활동 무대가 개인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입니다. 이런 SNS를 통해서 서로의 작품을 리스펙트하고 팔로우 하는 식으로 3기 분들도 모였습니다. 동네 사람들을 사랑하고 작업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저희는 모두 그림을 좋아하고 많이 그리고 싶어서 대학교를 온 것인데 막상 오니 대학교에서 과제에 치여 개인 작업을 하기에는 시간이 없고, 원하는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그림을 원래 좋아하던 친구인데 그림을 그리지 않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이런 것들이 강압적인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학업과 일상에서 벗어나 즐겁게 작업하고 다시 본래의 삶으로 돌아가서 작업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또 이 모임은 같은 뿌리의 다른 전공 사람들을 만나서 서로의 그림을 배우고, 서로 그림을 논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역할을 합니다. 최종 목표는 학교가 알려주지 않는 것을 알려주는, 학교가 아닌 또 다른 배움터를 되는 것입니다.

 

동네 사람들의 작품에서는 그린 이의 순수한 열정과 즐거운 기운이 느껴졌다. 또한 전시가 성공적이어서인지, 아니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어서인지 '동네사람들'에게서는 밝은 에너지가 계속 흘렀다. 아마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그리고 싶은 것을 마음껏 그렸기 때문에 절로 결과가 좋았을 것이다. 이름도 친근해서 예술은 하나도 모르지만 괜스레 구경하고 싶어지는 전시 모임이다. 마치 동네 친구가 데뷔한 듯한 느낌을 주는 이 들의 더욱 성장한 다음 전시가 기대된다.

 

 

 

 

 

 

이전글 지암 Innovators' Studio 멤버쉽의 주인공들을 만나다
다음글 코스모스 졸업식, 그 현장을 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