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꿈꾸는 배우들의 이야기 / 제11회 연극영화전공 졸업공연 '시련'

 11월 3일부터 3일간 마지막 학기를 보내는 연극영화전공 학생들의 졸업 공연 ‘시련’이 예술관 대극장에서 열렸다. 공연예술학부 연극영화전공에서는 "한국 공연예술계를 대표하는 연극 교육과 공연 창작의 산실"을 지향점으로 하여 지금까지 11번째의 졸업 공연을 맞이하고 있다. 이번 졸업 공연에서는 학생 신분이 아닌 사회인으로써 우리나라의 공연 예술계를 이끌어나갈 학생들의 열정이 돋보였다. 

 

 

이 작품을 졸업 공연에 올리기 위해 연극영화전공 학생들은 지난 8월 중순부터 연습을 시작하여 추석 연휴 등의 휴일을 빼더라도 꼬박 두 달이 넘는 연습기간을 거쳐야했다.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지치지 않고 배우들은 열심히 노력하였고, 마침내 공연을 준비한 모든 구성원들은 1998년부터 시작된 전통있는 연극영화전공 졸업공연의 계보를 이을 수 있었다. 구성원들은 배우의 연기를 중심으로한 기본적인 접근에 충실할 수 있는 작품이 중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에 '시련'을 졸업 공연의 연출작으로 선택했다.   

 <시련>은 미국의 대표적인 현대 극작가인 아서 밀러(Arthur Miller)의 작품으로 1960년대 마녀사냥에 맞서 개인의 명예와 존재가치를 지켜내는 순교자의 삶을 그려냈다. 공연을 연출한 이 곤 씨는 오랫동안 꼭 연출해보고 싶었던 작품 중의 하나인 ‘시련’을 연극영화전공 졸업공연이라는 좋은 기회를 통해 바람을 이루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졸업 공연은 그 특성상 연극영화전공 졸업생들이 갈고 닦은 기량을 고르게 맘껏 펼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공연 역시 이제 곧 현장에서 일할 준비를 갖춘 학생들의 열정이 배출되는 자리라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었다.

 

 

 

작품의 줄거리를 간단히 언급하자면, 이 이야기는 1692년 메사추세츠 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을에는 에비게일 윌리엄즈라는 소녀가 있었는데 이미 가정을 가지고 있는 농부 존 프록터와 불륜에 빠지는 데서부터 갈등이 시작된다. 소녀들의 집단 광란에 의해 마을의 사람들은 점차 하나 둘씩 교수대의 무고한 희생자로 사라지고, 에비게일의 질투는 프록터와 그의 아내마저 마녀사냥으로 몰아 곤경에 빠뜨리게 된다는 이야기다. 에비게일의 질투는 '惡(악)'을 상징하는 듯 했고, 끝까지 진실과 정의를 고수하려는 프록터와 그의 아내는 '善(선)'으로 뚜렷하게 대비되었다는 점이 인상 깊게 느껴졌다. 학생들 역시 자신이 맡은 역할이 내용에 어울리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해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학생들의 졸업공연. 연극영화전공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번 공연을 위해 학생들이 4년 동안 흘린 땀과 눈물의 결실이 얼마나 보석처럼 빛나는 순간인지를 알 수 있다. 자신의 배역이 어떻든, 능력이 어떻든 공연의 구성원들은 마지막 순간 온 힘을 다해 쏟아부어야 한다. 평소 연극을 즐겨보아 이번 연극영화전공 졸업공연을 보러왔다는 김혜린(의상디자인학과 07) 학생은 학생들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의상과 구성, 배우들의 연기력이 모두 출중해서 깜짝 놀랐다고 한다. 다른 프로 공연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며 열정적인 학생들의 공연을 관람하면서 같은 학교 학생으로서 참 자랑스러웠다고 소감을 이야기했다. 

 

 

박두식(연극영화전공 06): 공연 준비 하면서 팀원 간에 불화도 있었고 결속력이 약해진 때도 있지만, 역시나 연극영화과라서 무대 위에서만큼은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지가 오늘 무사히 졸업 공연을 마칠 수 있었던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임호영(연극영화전공 06) : 주인공을 맡았는데, 주인공이라고 해서 큰 부담을 느끼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잘하면 된다고 생각해서 정말 잘 하려고 노력했습니다.(웃음)

 

 공연 시작 전과 후에 배우들이 자신의 배역으로 옷을 갈아입는 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기자는 참 인상 깊었다. 연극 속 복장으로 갈아입는 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시작과 동시에 배우들이 관객들 앞에서 평범했던 자신을 벗고 공연 속 각자의 역할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듯 했다. 그리고 막이 내림과 동시에 다시 관객들 앞에서 평범했던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 배우의 삶이 아닐까. 기자는 이렇게 해석했는데 공연을 본 다른 학생들의 생각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하지만 학생들의 열정 가득한 공연을 지켜보며 졸업은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한다는 것에 모두 동의했을 것이다.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이제 진짜 무대 위에 설 연극영화전공 학생들 모두를 응원한다. 자, 이제부터가 진짜 실전의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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