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기고-이석환] 항공기 위해물품 사전체크를 / 행정정책학부 교수

최근 늘어나고 있는 각종 해외 테러로 인한 사고 위협, 기내 보안 위해물품 증가 문제 등으로 과거 어느 때보다 항공 보안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항공기 안전운항에 관계된 예기치 못한 사고를 사전 예방하기 위해 정부는 항공 보안등급을 상향 조정하고 항공기 위해물품 검색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공항 운영자 역시 정부 정책을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집행하기 위해 보안검색 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최신 시설을 도입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항공 보안 문제는 단순히 정부와 공항 운영자만의 노력으로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고 한 번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는 큰 사고와 직결될 수 있으므로 사전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때문에 항공기의 안전운항을 위해서는 완벽한 보안검색을 위한 정부와 공항 운영자의 노력뿐만 아니라 탑승객의 자발적인 협조가 무엇보다 필수적이다.

정부는 시대 변화에 맞게 위해물품 관리 정책을 수립하고, 공항 운영자는 위해물품에 대한 정밀 검색과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탑승객은 항공기 이용 시 위해물품 포함 여부를 반드시 사전에 체크하고 다시 한 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위해물품의 적발과 사고 위험 노출이라는 사후 처방에 앞서 탑승객의 자발적인 동참을 통해 사전 사고 예방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이제는 예전처럼 공항에서 위해물품을 사후에 적발해내는 방식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탑승객이 탑승 전 또는 공항 도착 전에 자발적으로 항공기 위해물품을 체크해서 반입을 최소화하는 데 일조해야 한다는 인식이 필요한 것이다.

다만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는 무엇이 위해물품인지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이 말은 반대로 말하면 만약 탑승객들이 항공기를 탑승할 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품 중 어떤 물품이 위해물품인지 손쉽게 알 수 있다면 탑승객의 위해물품 사전 체크 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다는 말이다.

다행인 점은 최근 공항 운영자가 항공사와 협조해 사전점검 시스템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사전점검 시스템이란 탑승객이 소지한 물품에 대해 쉽게 사전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먼저 탑승객이 탑승 예약할 경우 탑승객에게 위해물품 반입 금지를 요청하는 문자가 전송된다. 이 문자를 통해 위해물품 체크 및 확인용 웹사이트로 연동되며 여기에서 폭발성·인화성 물질, 유독성 물질,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물품, 일반 생활용품 및 의료용품, 국제선 객실 내 액체류 반입 기준 등을 확인할 수 있어 탑승객 스스로 사전에 항공보안 위해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

물론 탑승객 입장에서는 사전 체크가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여행가방이 문제가 될 경우 기분 좋게 떠난 여행에서 예기치 못하게 겪게 될 불쾌감을 생각해본다면 사전 체크는 오히려 즐거운 여행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임을 알 수 있다.

보안 위해요소 사전 점검 문화가 제대로 정착된다면 우리나라의 항공보안 수준이 더욱 안전하게 유지될 뿐만 아니라 보안검색에 소요되는 불필요한 시간이 줄어들어 신속하고 쾌적한 공항 이용이 가능해진다. 이와 더불어 항공기 지연 방지 등 부가적인 효과도 기대된다. 정부와 공항 운영자, 항공사와 더불어 우리 모두의 보안 의식이 성숙하게 자리매김한다면 항공기 안전운항에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항공 보안이 한층 견고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석환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원문보기: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654147&code=11171314&cp=nv

 

이전글 [기고]20년 전의 기억과 PP의 현실 / 김도연(언론정보학부) 교수
다음글 “양구 백자 우수성·매력 국내·외 전파 시발점 계기”/ 홍영의(국사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