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지방자치의 꽃’ 이번엔 정말 제대로 피워보자 / 목진휴 (행정학) 교수

[경향신문 2006-05-15 19:33]     
 
< 목진휴 / 국민대 행정학 교수 >
5·31 지방선거는 여러 측면에서 특징이 있다. ‘지역 살림꾼’이라 할 기초의원이 처음으로 정당 공천을 받았다. 유권자 투표연령이 만 19세로 낮아진 뒤 치러지는 첫 전국 단위 선거다. 봉사직이었던 지방의원직이 유급직으로 바뀌었다. 분명한 보상을 통한 전문성이 지방자치에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지방선거는 ‘지역을 지역답게 만드는’ 지방자치의 꽃이다. 주민의 삶을 풍부하게 해줄 대표를 선택하는 과정이다. 무엇보다 ‘참여’가 전제돼야 한다. 늘 그렇듯 선택은 쉽지 않지만 우리의 삶이 특별하고 풍부해지기 위해선 역량을 갖춘 후보를 선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누가 능력있는 후보인지 확인하는 데는 기준이 필요하다. 올바른 선택은 올바른 기준이 적용될 때 가능하다. 후보자의 정책·공약, 인물 됨됨이, 후보자가 속한 정당 등은 중요한 요소다.

정책·공약은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후보자의 공적 약속이다. 지킬 수 있어야 하고 약속을 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활용할 수단과 방법, 그리고 약속을 이행하는데 요구되는 시간이나 비용에 대한 청사진을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후보자가 제시하는 공약이 과연 지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의미있는 수단이 될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지방선거가 지방자치 구현을 목적으로 하는 한 후보자의 공약은 실현될 수 있는 것들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후보자의 인격 또한 선택에 필요한 중요한 잣대라고 말한다. 후보자의 인격에는 도덕적 자질과 공직을 맡을 수 있을 정도의 전문적 능력이 포함된다. 지방정부를 꾸려간다는 것은 그 직책이 단체장이건, 광역 또는 기초의회 의원이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특히 국민이 어렵게 마련해 준 세금을 어떻게 사용할지를 결정하는 데는 깊은 고민이 담겨야 하고 신중하면서도 단호한 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공직을 맡는 사람은 도덕적으로 결점이 적어야 한다. 지도자는 수행하는 직책에 관계없이 사람들이 따를 수 있는 그 무엇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최소한의 도덕성이다. 지방선거에 나서는 공직 후보자들이 그런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도 판단의 기초가 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지방선거가 지방자치를 성숙시키는 도구가 되기 위해선 선거를 통해 공직 후보자들의 역량이 올바르게 검증되어야 한다. 지방자치를 한 단계 더 높이 성숙시킬 수 있는 후보는 바른 공약을 제시할 수 있는 후보이며 그러한 공약을 임기를 통해 실현시킬 수 있는 후보이다. 올바른 후보가 선거 과정에서 선별될 수 있어야 하며 공직자로서 지방정부를 이끌어 갈 수 있어야 한다.

어떤 후보가 그런 능력을 겸비한 후보인지를 알아보는 수단으로 매니페스토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이 운동은 지방선거가 종료된 후에도 임기를 수행하는 공직자의 공약 이행 정도를 주기적으로 평가한다고 한다. 공직에 임하는 후보자들은 이 점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지방선거에 임하여야 한다. 이 경우 공직선거에 임하는 후보자들의 공약은 허망한 약속이 아닌 지역사회를 발전시키는 도구로 활용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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