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수상스키 국가대표 김시형(체육학부 11) 학생을 만나다

 

 어딜 가나 빛이 나는 사람이 있다. 언뜻 보면 특별한 것이 없어 보이는데 어딘지 모르게 빛이 나고 말 한마디에 귀를 기울이게 하는 사람이 있다. 이번에 기자가 만난 사람도 그랬다. 자신이 하는 일에 애정이 느껴졌고, 자부심과 즐거움 또한 엿볼 수 있었다. 기자가 만난 사람은 수상스키 국가대표 김시형(체육학부 11)학생이다. 그를 통해 일반인에게 낯설지도 모르는 수상스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수상스키라는 종목은 사람들한테 조금 생소한 것 같아요
맞아요. 사람들이 수상스키가 무엇인지 알고는 있는데 아무래도 경험해 본 사람은 적겠죠. 하지만 한번 제대로 알고 타고나면 그 매력에 풍덩 빠지실 걸요? 수상스키에는 슬라롬, 트릭, 점프와 같이 세 종목이 있는 데 제 전공은 슬라롬이에요. 이번에 대회에 나가서 상을 탄 것도 슬라롬 종목에서 우승을 한 것이죠.

*수상스키는 슬라롬(장애물을 피하여 달리는 것), 트릭(65~70cm 보드를 이용해 공중돌기, 턴 묘기를 하는 것), 점프(점프대와 스키 로프 등을 이용해 비거리에 따른 미터 측정) 등 세 가지 세부종목으로 구성된다.


 

-대회에 참가했던 이야기가 듣고 싶어요
사실 그동안 여러 국제 대회에도 참가하면서 실전 감각을 많이 익혔어요. 그러다가 올해 참여하게 된 대회가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2011 AWWF 아시아 수상스키·웨이크보드 선수권대회’였는데, 수상스키뿐만 아니라 웨이크보드 경기도 같이 있었죠. 저는 그 중에서 슬라롬 부문에서 우승을 했어요. 몇 년 전부터 계속 다른 대회에 참가하면서 기량을 닦았었는데, 마침내 고대하던 아시아 챔피언이 되었다는 것이 참 기뻤어요.

 

 

-수상스키 국가대표이신데, 국가대표는 매년 어떻게 선발하나요
보통 다른 종목과 똑같이 국가대표는 선발전이 있어요. 한국에서 열리는 수상스키 시합은 1차와 2차로 나뉘는데 여기서 남자 4명, 여자 2명이 뽑힙니다. 이 때 선발되어 저는  국가대표를 해오고 있고, 다만 국가대표지만 아직 수상스키가 비인기종목이라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죠. 하지만 사람들이 접할 기회가 적어서 그렇지 인기가 많을 소지가 분명 있어요. 수상스키는 올림픽도 그렇고 세계 선수권대회도 아직 없어요. 국내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서도 아직은 시범종목인데, 정식으로 채택되면 TV에도 나오고 사람들이 접할 기회가 많아지겠죠? 좀 더 인기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이에요.

 

-중요한 시합을 앞둘 때나, 혹은 평소에 연습을 어느 정도 하나요
겨울엔 물이 차기 때문에 보통 여름에 많이 하죠. 수상스키는 1회 타는 데 보통 15분에서 20분 정도 걸리는 데 이 때 굉장히 체력소모가 커요. 끝나면 거의 3시간 가량을 기초 훈련만 하면서 쉬어야 할 정도지요. 중요한 시합을 앞두고는 대표팀을 소집해서 훈련을 하기도 해요. 저는 수상스키 파트 중에서도 슬라롬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데, 더 경쟁력을 쌓으려면 다른 영역도 잘 구사할 줄 알아야해요. 그래서 훈련을 할 때도 다양하게 연습하고 있습니다.

 

 

- 수상스키를 타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없었나요
늘 부상의 위험을 안고 가야하니까 그게 힘들죠. 한번은 큰 대회 앞두고 목뼈가 골절된 적이 있었어요. 수상스키 종목 중에 점프를 해야하는 기술이 있는데 굉장히 아찔하고 부상의 위험도 높아요. 영화 '국가대표'에서 보셨던 스키점프를 떠올리면 이 점프 동작을 이해하실 수 있으실 거에요. 목뼈가 골절되고 자칫 목숨이 위험해질 수도 있었던 순간을 겪고 나니 어머니께서 많이 반대하셨어요. 그래도 격려해주셔서 잘 이겨내고 재활치료를 받았죠.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도 수상스키를 타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계속 수상스키를 타게 하는 원동력이 있나요
저에게 있어서 수상스키는 제 일부 같아요.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 수상스키를 탈 때가 제 자신이 가장 빛나는 것 같아요. 운동 특성상 얼마나 오랫동안 수상스키를 하게 될 지는 지금은 잘 모르지만, 그래도 하고 있는 동안만큼은 제 자신에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물 위에 있으면 모든 것을 잊게 할 만큼 짜릿하고 시원하거든요. 그 기분 때문이 아닐까요.

 


-그럼 일반인들은 처음에 어떻게 수상스키를 시작하면 좋을까요
일단 한강이 가장 유명하고 잘 알려진 곳이니 접하기에 가장 편하구요. 경기도에는 남양주가 잘 되어있어요. 저는 주로 대구가 고향이니 대구에서 연습하는데, 북한강 쪽에서도 수상스키를 탈 수 있는 환경이 잘 조성되어 있는 편이니 많이 애용해주셨으면 참 고마울 것 같습니다. 한번 스키에 올라타고 나서 턴한 다음 스스로 스프레이(물보라)를 일으키는 것을 경험하고 나면 아마 쉽게 스키대 위에서 내려오기 힘드실 걸요?(웃음)

 

 

-교양수업 ‘윈드서핑’에서 학생들을 도와주고 있다고 들었어요
네, 저는 선수다보니 다른 학생들보다 경험이 많기 때문에 학생들을 도와주고 있어요. 참 서운한 게, 학생들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다보니 많게는 스물다섯 살까지 보는 거예요. 하하(웃음) 수업에서 학생들을 도와주며 수상스키를 타는 것과 선수로서 타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 있어요. 선수생활만 하다가 막상 가르치는 경험을 겪고 나면 오히려 스스로 배우는 것도 많아지죠. 윈드서핑 수강 신청하시면 쉽게 수상스키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제가 성심성의껏 잘 가르쳐드릴게요.

 

-앞으로의 꿈이나 바람이 있나요
지금은 현역 선수이자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지만 전 아직 스무 살이고 젊잖아요? 그래서 제 미래를 속단하고 싶진 않아요. 앞으로 제 인생에 무궁무진한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또 요즘은 무엇보다 학교에서 전공수업을 들으면서 체육학과 관련된 심도 있는 공부를 하고 싶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까 말씀드렸듯이 수상스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으면 좋겠어요. 제 팬도 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고요.(웃음)

 

 

인터뷰를 하는 내내 맑은 눈으로 기자의 물음에 차분히 대답하던 그가 참 자신감 있고 멋진 학생이라고 느꼈다. 수상스키라는 분야에서 최고이기 때문일까? 운동선수라고 하면 마냥 전투적이고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 있는 사람일 것만 같았는데, 김시형 학생을 보니 그 역시 하나의 선입견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좋아하니까 열심히 하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아, 부러웠다. 남녀불문,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은 가장 빛나고 가장 아름다워 보일 수밖에 없다.

 

이전글 [열정ing] 꿈꾸는 사진가, 김재기(중어중문학과 05)를 만나다
다음글 국민*인의 일주일을 사진으로 기록하다2 <방학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