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방학을 시작한 것 같은데 벌써 수강신청의 계절이 돌아왔다. 아직 한 게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은데 개강이 한걸음 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장바구니 담는 날은 7월 31일부터 8월 2일까지다. 벌써부터 이번 학기에는 꼭 성공하리라 다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정작 어떤 식으로 시간표를 짜야하는지 정확히 모르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수강신청에 실패한 사람들은 말한다. 수강신청 당일 시간과 클릭싸움에서 뒤로 밀려나서라고. 하지만 정정기간에 수정해서 들은 과목이 나에게 굉장히 좋았던 과목이 되는 경우가 있는 반면에 내가 신청한 시간표대로 했지만 생각보다 나와 맞지 않아 결과가 안 좋은 경우도 굉장히 많다. 그래서 준비했다. 1학기의 실패 따위는 다신 없도록 우리 국민*인의 성공적인 수강신청을 위해 ‘수강신청에 대한 A to Z’를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자.
전공선택과 필수 과목의 경우는 해당 학년, 학기에 맞는 수업을 듣는 게 좋은 학점을 받는 지름길이다. 대학교 수업들이 사실 이름만 봐서는 ' 제각각 ' 인 것 같고 이 수업 듣고 저 수업 안 들어도 이해가 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의외로 대학교 커리큘럼은 체계적이고 서로 유기적인 관계에 있다. 우리 생각만큼 그렇게 쉽게 짜인 커리큘럼이 아니란 이야기. 커리큘럼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왜 이 수업을 먼저 듣고 저 수업을 나중에 들어야 하는지 그 이유가 있다는 이야기다. ' 이 수업 먼저 들어도 괜찮은 거 아니야? 뭐 딱히 어렵지도 않던데? ' 라고 말한다면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좋은 점수를 받고 싶다면 차례차례 듣는 게 좋다.
전공은 별로 고를게 없다고? 학과마다 그럴 수도 있다. 그렇다고 아무 수업이나 들을 순 없고... 과목 선정에 있어서 고민이 된다면 방법은 하나뿐이다. 교수님별로 골고루 들어보는 것! 선배들이 이 교수님의 수업이 최고다. 저 교수님 수업은 재미없다 해도 안 들어보면 모르는 것이다. 교수님의 수업방식이 각자 다르듯 사람마다 잘 맞는 교수님들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차피 듣고 겪으면서 교수님 수업방식이 나와 맞는지 확인해 봐야하는데, 선배들의 조언이 뭐가 중요하냐고? 중요하다. 교수님들마다 각기 다른 수업방식과 평가방식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이다. 나는 중간고사, 기말고사만 봤으면 좋겠는데, 팀 프로젝트 위주의 수업을 하시는 교수님이 있다면 그 학기에 정해놓았던 나의 계획은 굉장히 많이 바뀔 것이다. 또 나는 발표를 정말 못하는데 내가 선택한 교수님이 발표수업위주로 성적을 주시는 교수님이셨다면? 아, 상상하기도 싫다. 이럴 때 선배들의 경험이 진가를 발휘 한다. 평소 선배들과 잘 사귀어 놓았다면 물어보자 “선배! 이 교수님 수업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전공과목은 선택권이 많지 않지만, 교양수업은 굉장히 다양한 분야의 색다른 수업이 많기 때문에 선택권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네가 좋아하는 과목을 들어라’라는 말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 강의가 듣고 싶은데 동기들은 다른 강의를 듣고자 한다면 굉장히 고민이 많이 된다. 이럴 때는 자신이 듣고 싶고, 흥미를 느끼는 과목으로 듣자. 그래야 수업에 대한 참여도도 높아지고 학점 또한 잘 받을 수 있다. 당연하다. 자신이 듣고 싶어서 듣는 과목과 그냥저냥 학점 채우려고, 친구 따라서 듣는 과목이 성적차이 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 아닌가. 교수님의 목소리가 다소 지루해도 자신이 흥미있는 내용이면 집중해서 듣게 되어있는 법, 내가 흥미를 가지고 있지 않는데 학점이 높을려구?
‘이거 재밌겠다!’ 하고 골랐는데 이건 뭐... 이런 일을 피하려면, 강의 계획서를 확인해라! 우리 학교 종합정보시스템(http://ktis.kookmin.ac.kr)에 로그인을 하면, 교수님과 교재정보, 그 학기 진행될 강의내용을 확인 할 수 있는 ‘강의계획서’란이 있다. 강의계획서의 강의내용을 봤는데 무슨 소린지 영 모르겠다싶으면 실제로 강의내용도 모르는 경우가 많으니 신청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나 교수님 중에서 강의계획서를 올리시지 않거나 강의계획서랑 다르게 수업하시는 교수님들이 있다. 이건 각자의 판단에 맡기자. Good Luck to you :)
좋아하는 과목을 골라놓고, 강의계획서도 봤는데 모르겠다. 과연 이 과목이 재미있을까? 고민한다면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라. ‘이 교수님 수업은 강의 분위기가 좋다더라, 이 교수는 팀플작업이 많다더라, 저 교수님 수업은 지루한데 시험이 쉽다더라.’ 등등 선배들이 가지고 있는 “카더라 정보”들이 있을 테니 주위의 선배들에게 물어보자.
장바구니에 고심해서 고른 과목들을 담았다면 수강신청 성공까지 절반은 왔다. 수강신청 성공을 향한 마지막 관문, 수강신청의 D-DAY가 남았다. 수강신청 날에는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보다 정확하게 클릭은 단 한번만!’을 머리에 되새기며 10시 00분에 수강신청 시작이면 10분전에는 시계를 맞추고 기다리다가 57분쯤부터는 수강신청 클릭을 시작하여야한다. 내 왼쪽 눈은 줄어가는 인원수를 확인하고, 오른쪽 눈은 시계를 확인하며 두 눈을 모니터에서 떼지 말아야한다. 그리고 프로게이머에 빙의한 듯 내 손을 마우스에 놓고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보다 정확하게 움직여야한다. 마우스로 저장버튼을 누르고 있는데 렉이 걸려서 화면이 안 움직인다고? 그래도 손은 계속 움직여야 된다. 절대 새로 고침은 안 된다. 여태껏 준비해온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지금까지 수강신청 A to Z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대학교 등록금 1000만 시대에서 무조건적인 반값등록금을 요구하기 보다는, 등록금에 합당한 교육을 받기 위한 일안으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자신에게 맞는 과목을 수강 설계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을까? 이번 학기에는 아무 생각 없이 인기강좌라고해서 듣고, 학교에 나오는 시간을 줄이려고 시간만 맞추려 하기보단, 장기적인 안목으로 자신에게 맞는 과목을 설계하여 수강신청하는 국민*인이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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