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한 판의 인생을 완성하다. 바둑 동아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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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 한 수, 흑과 백의 치열한 수 싸움 속에서 완생을 찾아 나아가는 동아리가 있다. 바로 바둑동아리 북악기우회의 이야기이다. 1976년도부터 이어져온 이 동아리는 올해로 벌써 40기의 신입부원을 모집하고 있다. 특유의 소소함과 친근함, 그리고 바둑을 대하는 진지함으로 동아리의 역사와 함께 하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는 어떠한 색채를 보여주고 있을까? 또한 생소하고 낯선 스포츠는 아니지만 비교적 어렵게만 느껴져 왔던 바둑은 어떠한 스포츠일까? 지금부터 바둑 동아리 북악기우회의 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바둑의 매력 속으로 빠져보자.
Q 북악기우회 회장님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신소재 공학부 11학번 24살 김종우입니다. 워낙 어린 시절부터 바둑을 좋아해왔기에 입학하자마자 국민대학교 바둑 동아리 북악기우회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고, 주욱 열심히 활동해오다가 2014년도부터는 북악기우회의 회장을 맡아 왔습니다. 8살 때 바둑을 처음 시작했으니 바둑을 두어온 시간이 벌써 16년이 다 되어가네요. 곧 2015년도 회장이 새로이 임기 되겠지만 그 동안의 동아리 활동과 바둑을 두어온 시간을 토대로 저희 동아리에 대해, 그리고 “바둑”에 대해 여러분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Q 의외로 바둑의 자세한 면면을 모르는 국민*인이 많습니다. 바둑은 어떠한 스포츠인가요? 바둑은 두뇌스포츠이며 예절이 매우 중시되는 게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집중과 많은 생각을 요하기 때문에 바둑을 한 판 두고 나면 진이 빠질 정도이죠. 하지만 그만큼 몰입도가 크고 재미난 스포츠라고 생각합니다. 바둑의 기원은 여러 가지 설들이 존재 할 뿐, 확실한 기록은 없으며 그저 아주 오래전에 만들어졌고, 특유의 매력으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바둑 실력은 급수와 단수라는 구체적인 지표로 판가름 할 수 있습니다. 처음 시작은 18급부터 시작하게 되는데 18급에서부터 1급을 모두 거치면 아마추어 1단부터 7단으로 이어지고, 그 다음에는 프로 1단부터 시작하게 됩니다. 급수와 단수가 많은 만큼 바둑을 좋아하는 사람도 정말 많지만, 흔히들 말하는 바둑 프로기사가 된다는 것은 정말 하늘에 별 따기라고 할 수 있죠.
바둑은 흔히들 알고 있듯이, 흑과 백의 돌을 번갈아가며 한 수씩 두어 한 판을 완성하는 게임입니다. 혹여 바둑을 조금 더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땅따먹기’, ‘집이 많은 쪽이 이긴다.’ 정도는 알고 계실 거라고 생각이 되네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바둑은 흑색의 돌을 시작으로 흑 백이 번갈아 두어가며 한 판의 바둑이 완성시키고, 서로의 집을 세어 집이 더 많은 쪽이 이기게 되는 게임입니다. 바둑의 특성상 먼저 시작하는 흑이 백보다 유리하기 때문에 백을 든 사람은 6.5집을 먼저 가지고 게임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래서 비기는 경우는 없으며 ‘반집승’, ‘반집패’ 라는 말이 생기게 되었죠. 처음 동아리에 들어오시면 기본적으로 약 15개 정도의 바둑 기술과 용어를 알려줍니다. 그리고 바둑을 큰 흐름으로 나눈 포석(정석) – 행마(집짓기, 사활, 수상전, 타개) – 끝내기 – 계가를 차근차근 알려드립니다.
Q 바둑 동아리 “북악기우회”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요? 저희 북악기우회는 바둑이라는 목적 하에 뭉친 동아리인 만큼 여러 바둑에 관련된 행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대학 바둑 연맹에 소속되어 있어서 대학 바둑 연맹과 한국기원의 지원으로 이루어지는 여러 바둑대회에 매년 참여하고 있고, 그 외에도 학교 동아리 대항전, 타 학교와의 교류전, 프로기사 다면기 행사 등이 주된 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졸업생들과도 돈독한 인연을 이어가며 OB&YB 연합 MT, 교류전, 기우인의 밤 행사 등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바둑에 관련된 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사실 평소 활동은 이처럼 딱딱하진 않고, 여느 동아리와 마찬가지로 친목활동이 대부분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아리원이라면 어느 누구나 ‘자유로움’ 이라는 말로 북악기우회를 표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족같이 친근한 분위기로 지친 학교생활에 휴식처를 제공 하고 있어요. 정말 편안합니다. 또한 동아리 내부에 바둑 잘 두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아마추어 4단 이상의 여러 실력자들이 있고, 이를 토대로 신입생들에게 바둑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때문에 바둑에 관심은 있는데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아, 바둑 동아리라고해서 남자들만 즐비하다고 생각 할 수 있겠지만 저희 여성회원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남자들만 있을까봐 부담되는 여성분들도 부담 없이 바둑을 배울 수 있습니다.
Q 동아리 활동을 하며 느껴온 바둑의 장점은 어떠한 것이 있을까요? 바둑이 사실 쉬운 게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바둑을 두어 온 저에게도 아직 바둑은 어렵고, 더 배워야 할 것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와 같이 끊임없이 배워가는 즐거움이 바둑의 큰 흥미요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작은 나무를 하나씩 그려 숲을 이루어내듯, 하나하나 배워나가며 완전함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둑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바둑을 두면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 인생에 대한 걱정과 같은 안 좋은 잡념이 머릿속에서 사라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오로지 바둑판에서의 돌의 움직임만이 머릿속에서 돌아다니게 되어 복잡한 무언가를 잊고 하나에 집중하는 것에서 즐거움과 편안함을 얻을 수가 있죠.
‘바둑은 독서에 버금가는 인문학적 체험이다’라는 말이 있듯,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고 책을 읽을 때 많은 상상을 하는 것처럼 창의력도 많이 길러집니다. 바둑 경기가 진행될 때 상대방이 어떤 수를 어떻게 놓을 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생각하고, 본인의 수를 고민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말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뿐더러 개인적으로도 일상생활의 모든 면에서 바둑의 도움을 받으며 산다고는 표현할 수 없지만, 적어도 어떤 힘든 일이나, 사건에 직면했을 때 바둑을 둘 때처럼 냉정하게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때문에 삶을 풍요롭게 하는 상상력과 창의력, 그리고 사회생활에서 꼭 필요한 침착한 판단력을 길러주어 바둑을 시작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바둑 동아리에 관심을 가질 국민*인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근래에 바둑에서의 용어, 혹은 바둑 그 자체가 만화,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로 다양하게 쓰이면서 바둑에 관심을 갖게 되신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됩니다. 물론 이러한 매체 속에서의 바둑이 항상 바둑 그 본연을 드러내고 있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왜곡된 부분도 항상 존재하고, 미디어에 비춰진 모습 만이 전부인 스포츠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매력이 많은 스포츠이죠. 드라마 미생에서 나온 대사처럼 우리의 인생은 아직 미생이지만, 적어도 바둑판 안에서는 완생으로 가는 길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바둑에 대해서 더 알고 싶으신 분은 부담 없이 놀러오세요. 특유의 고요한 예절 속에서 누구든 한 판의 바둑을 완성할 수 있도록 만들어 드릴 수 있습니다.
바둑판은 마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같다. 바둑판에 흰 돌 하나, 검은 돌 하나씩 놓다보면 어느새 하나의 멋진 판이 완성되듯, 우리에게 주어진 많은 시련과 고통 앞에서 침착하게, 그리고 진지하게 수를 놓다보면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완성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당장의 승패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결과가 아닌 그 과정 속에서의 본인이 곧 세상의 가치이다. 한 판, 한 판 경기를 할수록 넓어지는 시야와 관점으로 새로운 세상과 경합해 나아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이다. 멋진 수로 가득한 한 판의 세상을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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