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베트남에서 한국어로 경영을 가르치다!

올해로 10년 차를 맞이하는 '베한경' 프로그램은 동계 방학 기간 중 경영학과 재학생들이 베트남에 파견되어 한국어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경영학원론을 가르치는 국민대학교 경영대학만의 차별화 된 프로그램이다. 작년 12월23일부터 올해 1월6일까지 44명의 학생들이 각각 호치민인문사회대학교, 하노이외국어대학교, 하노이대학교, 다낭 외국어대학교에서 15일 간 경영학 수업을 진행하였다. 선발 된 학생들은 각자 소속된 팀 내에서 10회에 걸친 수업을 위한 커리큘럼을 설정하고, 그에 맞는 자료 등을 직접 제작해야 했다. 출석체크, 시험, 숙제 등의 학생 관리도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하며, 베한경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귀국한 후 책자나 영상의 형태로 2월전까지 베한경 보고서를 작성했다.

또한 파견 된 학생들에게는 팀 별로 'Doing Business in Vietnam' 이란 과제가 하나 더 주어지는데, 베트남과 관련 된 사업아이템을 구상하여 이를 보고서로 작성하는 활동이다. 이 때 구상한 사업아이템을 바탕으로 'International Day'에 참가해 좋은 결과를 얻은 사례도 있다.

경영대학에서는 파견 되는 학생들에게 숙박비, 식비 등의 체류비용을 지원한다. 다만 60만원 가량의 항공비와 추가로 사용되는 비용은 개인 부담임을 유의하여야한다. '베한경' 프로그램에 참가하면 성곡글로벌익스플로어 활동에 포함되어 일반선택 과목에서 2학점 인정이 된다. 베트남의 한국어학과 학생들에게 기초적인 경영학을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4학기 이상 재학 중(2학년 이상)이고 직전학기 K-Point를 4점 이상 취득 한 학생만 지원이 가능하다. 모집공고가 나오면 지원서, 통장사본, 여권 사본을 지참한 후 교학팀에 제출하면 된다. 작년 '베한경'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경험담을 경영정보학 12학번 김민정, 경영학 10학번 조은혁을 만나 들어보았다. (이하 김,조)

 

Q. '베한경'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김 : '베한경' 프로그램은 경영학부에서 유명한 프로그램이라 1학년 때부터 알고 있었어요. 다만 경영학부 4학기 이상 수료자만 지원을 할 수 있다기에 '3학년으로 올라가는 해에 지원해야지' 라는 생각으로 기대하고 있었죠. 이번 '베한경' 프로그램은 면접이 사라지고 자기소개서와 학점을 중심으로 뽑았어요. 지원하기 전에 유럽여행을 다녀온 것도 도움이 되었어요.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기 위해 해외로 나가고 싶었거든요. 그런 심정을 자기소개서에 잘 녹여냈습니다.

조 : 작년에 경영대학 회장을 역임했습니다. 평소 학부 내에서 하는 프로그램들을 학생들이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이었습니다. 그래서 대학의 프로그램을 최대한 이용하자는 생각이 있었어요. 사실 해외로 나가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조금 있었습니다. 일단 육체적으로 힘드니까요.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경영학부에서도 유명하고, 선배들과 교수님이 많이 지지하는 프로그램이라 졸업하기 전 꼭 한번은 해봐야겠다고 생각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김 : 한 팀당 10명 정도의 학생들로 총 4팀이 구성되었습니다. 가기 2주전부터 경영대학에서 베트남의 문화와 교육에 대한 수업을 들었어요. 베트남어로 하는 인사말이나 음식예절,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에서 하지 말아야할 행동 등 국민대학교 대학원을 다니는 베트남학생들이 일주일에 두 번 1시간 이상 시간을 내 교육 봉사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각 조원들이 자신이 갈 대학의 위치와 배경을 잘 알고 준비했어요. 평일에는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가르치지만 주말에는 문화탐방을 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하노이 근방의 여러 유적이나 즐길 거리를 알아보았어요.
 
조 : 저희 조같은 경우는 남학생과 높은 학년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다른 조보다 더 열심히 임했어요. 교내 몽골 교환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경영학을 가르친 적이 있어 준비할 사항이 많다는 걸 알았어요. 한자에서 파생된 단어는 우리에게는 쉽지만 외국학생들에게는 어렵거든요. 단어 하나하나 쉽게 풀어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팀원들과 주말마다 모여 어떻게 하면 베트남 학생들에게 쉽게 설명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죠. 다들 잘 따라주었어요.

 

Q. 베트남 학생들과의 수업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김 : 아무래도 학생들과의 첫 만남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저희가 간 학교에는 한국어학과 새내기 학생들이 많았거든요. 그런데도 한국어를 잘하는 학생도 많았어요. 경영학 이론이 어려울텐데도 정말 열심히 배우고 질문을 많이 했어요. 베트남은 대학교가 아침 8시에 시작한대요. 그래서 오전 9시에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저희에게는 이른 시간이지만 그들에게는 아니더라고요. 오히려 더 일찍 하자는 학생도 있었어요. 대부분이 오전에 수업이 몰려있고 점심을 지난 오후에는 과외나 일을 하러 갔어요.

조 : 저희가 진행한 수업은 한국어학과 고학년이 많았습니다. 다른 전공이지만 한국어로 하는 경영학 수업을 듣기위해 온 학생들도 많았고요. 한국어학과에는 여학생이 참 많아 놀랐어요. 우리나라처럼 베트남도 이과계열에 남학생이 많고 문과계열에 여학생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나라와 사고방식이 비슷하단 생각에 학생들이 더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 또 한 가지 놀란 점은 그들의 열정과 성실함이었어요. 강의실에 빽빽하게 들어찬 학생들 덕에 경영학을 더 열중해 가르칠 수 있었어요.

조 : 수업 후 다 같이 모여 다과회를 가졌어요. 다낭대학교 운동장에서 학생들과 배구도 같이 했어요. 대학교가 작아 운동장이 한국의 고등학교 운동장 만했어요. 거기서 베트남 친구들이 자주 운동이나 게임을 한대요. 그래서 저희도 참여했죠. 경영학 수업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같이 학교생활과 추억을 공유하고 싶었거든요.

김 : 수업 후에는 점심을 같이 먹기도 하고 따로 시간을 내 시내에 놀러가기도 했어요. 저희는 현지 음식을 잘 몰라 호텔이나 근처 평범한 식당에서 밥을 자주 사먹었는데, 베트남 학생들이 현지인만 아는 맛있는 간식을 추천해줘 같이 사먹기도 했어요. 베트남은 오토바이가 대중교통으로 보편화되어있어요. 우리가 자전거나 버스를 타듯 학생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학교에 와요. 학교에는 전용 주차장도 있어요. 저희를 위해 베트남 학생들이 오토바이로 학교 근처 시내까지 태워주기도 했습니다.

조 : 다낭대학교 근처에 있는 바닷가도 같이 놀러갔어요. 한국대학교에 비해 베트남학교는 근처에 자연물이 많았습니다. 제가 부산사람인데, 서울로 학교를 와서 잘 못 내려갔습니다. '베한경' 프로그램 덕분에 바다를 오랜만에 봐서 기분이 묘했어요.

김, 조 : 베트남 학생들에게서 저희가 공통적으로 느낀 건 한국에 대한 사랑이에요. 한국어, 한국문화 자체가 베트남에서는 정말 좋은 이미지고 한국의 많은 부분을 닮고 싶어 해요. 그래서 저희들에게 굉장히 호의적으로 대해주었습니다. 많이 감사했죠.

 

Q. 수업이외에 베트남 학생들과 함께 경험한 것이 있나요?

김 : 학생들과 따로 시간을 내 카페에 가서 수다도 떨고, 길거리에서 파는 푸딩과 베트남식 디저트를 맛보기도 했어요. 베트남 음식하면 쌀국수만 떠올랐는데, 막상 가보니 여러 종류의 음식들이 많았어요. 베트남 특유의 향신료가 뿌려진 닭요리와 생선요리, 그리고 서양식 빵과 소시지를 볼 수 있었어요.

조 : 학생들과 단체로 근처 식당에 들어가 점심, 저녁을 함께했습니다. 역시 어느 나라든 간에 식사를 함께하면 서로의 식사 예절도 배우고 이야기도 하면서 밥을 먹을 수 있어 더 친해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 학생끼리 가면 주문할 때 소통하기가 불편했는데, 베트남 학생들과 가 걱정 없이 추천해주는 요리를 주문할 수 있어 좋았어요.

조 : 저희 조 경우는 학교 학생들과 정말 친해져서 새해도 같이 보내고 다낭대학교에서 열리는 노래 경연대회에 초대받기도 했어요. 같이 관객석에서 노래를 감상했습니다. 베트남 노래가 나올 줄 알았는데, 한류열풍 때문인지 대회 주제곡으로 k-pop과 팝송이 많이 들렸어요. 베트남에서 한국이 정말 좋은 이미지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조 : 한국어학과 학생 중 한명이 저희를 집으로 초대해주었습니다. 베트남의 일반 가정식이 어떤지 보여주고 싶다고 했어요. 저희로서는 너무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팀원 모두가 친구 집에 방문해 저녁을 먹었습니다. 일반 식당에서 맛 본 베트남 음식과 또 다른 맛이었습니다.

 

Q. 베트남에서 보낸 주말을 어떠셨나요?

김 : 주말을 이용해 SAPA에 놀러갔습니다. 베트남 소수민족이 사는 곳이라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그만큼 재미있었고요. 학교 근처에서 보지 못한 여러 나라 관광객들을 볼 수 있었어요. 배를 타고 나가 동굴을 보기도 했습니다.  문화재는 목조 건물이 주를 이루어져 있었어요. 문화지 안에는 형형색색의 꽃이 많았어요. 장식이 화려하다랄까요. 은은한 조명도 그런 분위기에 한몫 했습니다.

조 : 저희도 주말을 이용해 베트남의 여러 고적지를 갔습니다. 베트남 학생들과 함께 다낭에 있는 리응사를 갔습니다. 높은 계단과 하늘로 곱게 뻗은 지붕이 인상적이었어요. 미선 유적지를 가기도 했습니다. 베트남의 자연경관에 있어 거대하고 층층이 깎인 암석은 빼놓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다낭에서는 조금 멀지만, 주말을 이용해 갈 수 있는 유명 관광지인 나짱에서 뱃놀이를 하기도 했습니다.

김 : 마지막 날, 서운하지는 않았어요. 15일간 너무 열심히 수업에 임해주었고 저희도 열정적으로 가르쳤기에 기분 좋게 떠날 수 있었습니다. 수업뿐만 아니라 다른 면에서도 좋은 추억을 만든 것 같아 한국으로 돌아가는 내내 뿌듯했습니다. 연락처를 주고받았으니 언제든지 연락할 수 있고, 어떤 친구는 ‘베한경’ 프로그램을 계기로 베트남이 좋아져 베트남에서 일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본다고 했어요.

조 : 떠나는 날 공항까지 마중 나와 준 학생들에게 너무 감사해요. 저희가 열심히 수업을 한 만큼 잘 따라와 줘 고마웠습니다. 15일간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마음을 열고 환영해준 다낭대학교 친구들에게 감사했습니다. 마지막 날 베트남 모자에 편지를 써서 준 학생이 기억에 남습니다. 베트남에서 학생들과 같이 맞춘 팔찌는 팀원들이 소중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서로 교환한 연락처로 종종 연락도 하고 있어요.

 

Q. '베한경' 프로그램 이 후 달라진 점이 있나요?

김 : 베트남 학생들로부터 순수함과 성실함을 배웠어요.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공부하는 모습, 부지런하게 일하는 모습, 그리고 순수하게 사람들을 대하는 모습에 감동받았습니다. 저 자신을 돌이켜 보게 되었어요. 하노이에서 본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유럽 여행 때 경험했던 사람들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어요. 저에게는 충분한 전환점을 만들어준 기억이 될 것 같아요.
  
조 : 가기 전, 방학 때는 쉬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어딘가를 경험삼아 돌아다니는 것이 싫었습니다. 국외는커녕 국내를 돌아다니는 것에도 별 의미를 두지 않았어요. 그러나 베한경으로 인해 해외경험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해외경험 한번이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생각을 많이 바꾸는 것 같아요. 제가 서 있는 자리를 돌이켜 보고 다시 한 번 재정비하게 해주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Q. 어떤 학생들에게 '베한경' 프로그램을 추천해주고 싶나요?

김 : 전환점이 필요한 경영학부 국민*인들, 그리고 저와 같이 해외에 다시 나가보고 싶은 학생들에게 추천해요.

조 : 저처럼 움직이기 싫어하는 학생들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무언가를 맡으면 열심히는 하는데, 본인 스스로 찾아 나서기엔 지친 학생들에게 좋은 프로그램인 것 같아요. 일단 한번 갔다 오면 큰 뿌듯함이 생깁니다.

 

경영학부 ‘베트남에서 한국어로 경영을 가르치다’ 프로그램을 다녀온 두 국민*인에게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베트남에서 한국, 국민대학교의 경영이 앞으로 성장할 발판을 마련하려 노력한 그들의 노력에 감사한다. 나라와 사람들의 매력을 물씬 나는 이야기는 물론 그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던 인터뷰였다. 앞으로 더 발전하고 성장할 국민의 경영학부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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