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국민*인 책다방 #9] 우리는 왜 이렇게 아픈 걸까?

청춘은 아프다. 그렇다고 청춘이 갑자기 아픈 것은 아니다.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는 시절에도 상처가 있고, 야간자율학습으로 늦게까지 학교에 남던 시절에도 상처가 있다. 이번 [국민*인 책다방 #9]에서는 동화 ‘불꽃머리 프리데리케’와 도서 ‘죽은 시인의 사회’로 8살 어린이와 청소년이 겪고 있는 아픔을 알아본다. 권민정(법학부 11), 김종완(전자공학부 11) 학생과 함께 스스로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마음속의 아이가 왜 아픈지 들여다보자.

 

Q. 각각의 동화와 책의 줄거리를 설명해주세요.

권민정: ‘불꽃머리 프리데리케’는 남들과는 다른 빨간 머리 때문에 주변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8살 프리데리케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뚱뚱하고 집에만 있는 안나 이모와 색맹인 우편배달부 브루노 아저씨는 프리데리케를 도와주려고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찾지 못합니다. 어느 날 우연히 아버지가 보낸 편지를 발견하고 프리데리케는 모든 사람이 행복하고 괴롭힘이 없는 이상적인 세상에 대해 알게 됩니다. 결국 프리데리케는 마법 같은 자신의 빨간 머리로 하늘을 날아 안나 이모와 우편배달부 브루노 아저씨와 함께 새로운 세상을 향해 떠나갑니다.

김종완: ‘죽은 시인의 사회’는 명문 고등학교인 웰튼 아카데미에서 학생의 꿈과 개성은 무시하고 오로지 대학에만 목숨을 거는 교육의 이면을 보여줍니다. 모든 학생을 획일화 시키는 학교에 젊은 국어 선생인 존 키팅이 오면서 웰튼 아카데미는 변화를 맞이합니다. 그는 학생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며, 각자의 개성을 존중합니다. 그는 학생들에게 모든 사람이 걷는 길에서부터 벗어나서 자신만의 꿈을 찾으라고 말합니다. 색다른 수업 방식은 많은 학생의 지지를 받지만, 전통을 중시하는 웰튼 아카데미의 교장 선생과 다른 이들은 용납하기 어려워합니다. 결국 큰 사건이 터지면서 존 키팅 선생은 학교를 떠나지만 학생들의 마음에는 존 키팅이라는 큰 소용돌이가 생겨납니다.

 

Q. 학창시절에 “너는 아직 어리니깐 일단 대학에 들어가서 생각하라.”와 같은 말을 한 번씩 들어봤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도 학생의 개성보다는 대학을 위한 공부만을 목적으로 하는데요. 꿈과 현실의 사이에서 고민하는 학생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권민정: 저는 꿈과 현실 모두 저마다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어린 시절에 KBS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서 아역배우로 잠깐 활동했었습니다. 외국으로 가게 될 기회가 생겨 결국 배우로서의 활동을 접었지만요. 그러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고서야 다시 연극의 길로 가길 원했지만 부모님의 반대가 심해 포기했습니다.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닐은 연극에 열정을 쏟았지만 부모님의 반대가 심해 좌절하는데, 그 모습을 보고 제 이야기 같아 그 시절이 떠올랐어요. 저는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혀 지금 이 자리에 있지만 전혀 후회하진 않아요. 비록 제 첫 번째 선택은 반대에 부딪혔지만 그 이후의 두 번째 세 번째 선택은 저 스스로 열정을 갖고 헤쳐나갔기 때문이에요. 연극을 했다면 제 모습이 어떨지 가끔 궁금할 때가 있지만 현재 모습에 충실할 거예요.

김종완: 초등학생 때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중학생이 되기 전까지 장래희망란에 화가 혹은 미술 선생님이라고 적었어요.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부모님의 반대가 심해 결국 꿈을 접고 지금은 공대생이 되었습니다. 아직도 예전에 그린 그림을 보거나 그림을 그릴 기회가 생기면 어린 시절의 꿈이 문득 떠오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했다면 얼마나 잘 그릴지 의문이지만, 현실의 장벽에 부딪혀 꿈을 잃는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에요. 결론적으로 꿈은 꿈이고 현실은 현실인 것 같아요. 그러므로 이런 책을 통해서 잠시나마 잊어버린 꿈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고, 힘든 현실에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Q. ‘불꽃머리 프리데리케’에서 프리데리케는 마법같이 자신의 머리로 결국 이상향을 향해 날아가는데요. 이것은 감당할 수 없는 상처에 대한 어린아이의 도피인가요, 아니면 견딜 수 없는 그들을 위한 위로인가요? 

권민정: 프리데리케가 날아간 것은 위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2학년 때 학회장을 했었는데 그 1년이 끝나고 바로 교환학생을 갔어요. 당시에는 좋은 추억도 많았지만 스스로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고 모든 원인이 이곳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곳을 떠나지 않고서는 정리가 되지 않을 것 같았어요. 교환학생은 저에게 재충전의 시간이었습니다. 스스로 혼자 극복하기 위해서는 때로는 주위에서 잠시 멀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프리데리케가 이상향으로 떠난 것은 도피가 아니라 세상을 견딜 수 있는 용기를 찾으러 간 것입니다.

김종완: 아이들은 자신이 아픈지 모르고 상처가 있는지 모릅니다. 도망칠 곳도 없고, 무엇이 잘못된 지도 몰라요. 결국 아이들에게 아픔을 견디기 위해서는 판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동화는 아이들을 위한 위로의 창구입니다. 현실에서는 판타지의 역할을 다양한 경험이 대신할 수 있어요. 다양한 활동과 넓은 세상으로 상처받은 아이를 초대한다면 지금의 아픔을 극복하고 용기를 줄 겁니다. 아이들이 도피한다고 생각한다면 왜 그런지를 알아야 해요. 무엇이 원인이고 도피와 위로의 사이에서 우리가 그 아이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Q. 마지막으로 [국민*인 책다방]을 통해서 이 시대의 청춘과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권민정: 초등학생의 아픈 모습을 간과하고 있지 않나 의문이 듭니다. 어린이가 아프고 청소년이 아프고 청춘이 아픈 것을 알고 이 과정에서 어떤 해결책이 있나 찾아야 해요. 초등학교 1,2학년 때만 해도 모두 같이 어울려 놀았는데 고학년이 되자 따돌림과 왕따라는 단어가 생겨났어요. 원래는 따돌림 같은 게 없는데 획일화된 교육으로 다른 모습을 한 친구들을 멀리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모든 사람이 자신의 상처를 확인하고 치유했으면 좋겠어요.

김종완: 꿈을 좇는 아이들이 현실의 벽에 부딪혀서 좌절합니다. 그렇게 꿈을 잊고 주저앉아 현실을 직시하는 모습이 안타까워요. ‘죽은 시인의 사회’ 중에서 존 키팅 선생은 네 명의 학생을 한 줄로 세워 걷게 해요. 서로 다른 방법으로 걷던 학생들은 박수 소리에 맞춰 결국 똑같은 속도와 자세로 걷게 됩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으로 현 시대의 모든 학생을 획일화 하는 교육을 잘 표현한 것 같아요. 각자의 개성을 존중해서 그들의 마음을 이해해야 해요.

 

프로스트의 시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숲 속에 두 갈래의 길이 있었네. 나는 사람들이 덜 다닌 길을 골랐네. 그것이 인생을 바꾸어 놓았네." 힘들고 지친 아이에게 여러 방향의 길을 알려주자. 또한 꿈을 포기한 아이에게,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는 아이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어 보자. 그들에게 던지는 말에는 스스로를 치유하는 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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