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요즘 ‘잇’한 IT, 나도 프로그래밍 배우고 싶다!

프로그래밍이 대세이다. 영어 하나만 하면 만사 오케이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영어는 필수요, 제2외국어로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가 인기를 끌더니 이제는 사람 말도 아닌 컴퓨터의 말을 공부하는 시대가 왔다. 영어라면 토익학원, 스피킹학원, 어학연수라도 가겠지만, 도대체 컴퓨터 ‘말’은 어디 가서 배워야 한다는 말인가? 우리는 만화영화 <디지몬 어드벤처>에 나오는 태일이처럼 아구몬의 손을 잡고 디지털 세계로 어학연수를 갈 수도 없으니 말이다. 멀리 가지 않고도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는 방법에 대해서 소개한다.

 

 

▲컴퓨터공학부 이민석 교수. 신입생 필수 강좌 <컴퓨터프로그래밍>을 담당하고 있다.

 

먼저 프로그래밍이 중요해진 이유에 대해 살펴보자. 컴퓨터공학과 이민석 교수는 소프트웨어가 이전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반 상품은 생산하는 데 필요한 노동력이 상품에 가치를 부여한다. 투입되는 노동력이 많을수록 상품의 가치는 높아진다. 하지만 페이스북, 카카오톡, 유튜브의 가치는 개발자의 노동력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이들의 시장 가치는 투입된 노동력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이 가치는 소프트웨어가 완전 새로운 세상을 만듦으로써 발생한 것이다. 이런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일을 만들려면 기술자도 필요하고 사람들이 언제 가치를 느끼는지 분석할 사람도 필요하고, 디자인이나 UX를 개발할 사람 등 다양한 사람이 필요하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소프트웨어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소프트웨어로 만들어진 가치가 제대로 발현될 수 있다. 소프트웨어를 이해하려면 프로그래밍 언어를 알아야 한다.

 

▲전산실에는 프로그래밍을 배우기에 충분한 사양의 컴퓨터가 구비되어 있다.

 

우리 대학은 이번 해부터 국내 대학 최초로 신입생들에게 <컴퓨터프로그래밍> 수업을 필수 이수 과목으로 지정했다. 지난 1학기에 신입생들은 엑셀로 수식을 만들고 프로그램을 짜는 연습을 하고 어린이 교육용으로 설계된 프로그래밍 언어 스크래치를 배웠다. 실제 프로그래밍 언어는 2학기에 파이선을 배우게 된다.? 1학기는 프로그래밍에 대한 학생들의 마음 속 진입장벽을 허물기 위한 과정인 셈이다. 이민석 교수는 비이공계 학생들에게 프로그래밍을 가르치는 이유에 대해서 “우리가 하려는 것은 발레가 아니라 스트레칭을 가르치는 것”이라며 “이공계 학생들도 몸이 찌뿌둥하면 스트레칭을 해야 하고 스트레칭을 하면 자기 몸이 상쾌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하듯이 문제가 생겼을 때 소프트웨어를 떠올리도록 하는 것이 수업의 목적”이라고 비유했다.

 

▲학기 중 교내 전산실 이용 모습

 

신입생이 아닌 재학생들은 프로그래밍을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 먼저 교내에서 프로그래밍을 배울 수 있는 방법에는 관련 학과의 전공 수업을 통한 방법이 있다. 학업과 별개로 공부한다면 공부해야 하는 양이 많아져서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이 방법의 장점은 그런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프로그래밍 언어인 C언어를 가르치는 수업에는 공과대학 및 전자정보통신대학의 계열 교양 강좌 <전산학실습>이 있다. 또 다른 기초 프로그래밍 언어인 Java를 가르치는 수업에는 경영정보학부의 학부기초 강좌 <객체지향프로그래밍>, 컴퓨터공학부의 전공 강좌 이 있다. 이외에 컴퓨터공학부의 전공 강좌 <프로그래밍언어>는 프로그래밍 전반에 대하여 수업한다. 프로그래밍 관련 교양 강좌는 아직 개설된 바가 없다.

 

▲프로그래밍 중앙동아리 KCC의 로고

 

정규 교과목 이외에 동아리를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수강 신청에 실패했을 경우에 대안이 될 수 있으며 학점에 대한 부담 없이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방법이다. 프로그래밍을 다루는 동아리에는 중앙 동아리인 KCC(Kookmin Comupter Club)가 있다. KCC는 현재 C언어와 Java에 대한 세미나를 하고 있으며 추후에 어플리케이션 제작도 다룰 예정이다. 프로그래밍뿐만 아니라 필요한 사양의 컴퓨터 부품을 주문하고 조립도 하고 있다. KCC 회장 조명현 (전자공학부 14) 씨는 “10개 대학의 프로그래밍 동아리와 연합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학원까지 다니지 않아도 되고 부담 없이 친목도 쌓으면서 배우기에 좋은 동아리이다.”라고 소개했다. KCC의 동아리방은 복지관 233호에 위치하고 있으니 관심이 있는 국민*인은 방문해보길 바란다.

 

▲코드카데미 강좌의 스크린샷. 좌측의 설명 창을 보며 바로 실습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수업을 듣거나 동아리 활동을 할 시간이 없다면 온라인 강좌는 어떨까? 시중에 이미 많은 동영상 강좌와 보고 따라 하면서 실습할 수 있는 유/무료의 서비스가 많이 존재한다. 그 중 무료이면서 프로그래밍 언어를 처음 배우기에 적합한 사이트를 하나 추천하자면 코드카데미(Codecademy)가 있다. 코드카데미는 미국의 프로그래밍 강좌 서비스로서 HTML&CSS, JavaScript, jQuery, PHP, Phyton, Ruby 등을 배울 수 있다. 기존의 프로그래밍 강좌들은 개발자 중심이었지만 코드카데미는 초심자가 차근차근 따라 할 수 있어서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코스를 통과할 때마다 게임처럼 뱃지를 얻을 수 있어서 학습자의 흥미를 유발한다. 현재 HTML&CSS 부문은 한국어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외의 부문은 영어로 해야 하지만 중·고등학생 수준의 영어 실력이라면 배우는 데 문제가 없다. 긍정적인 시각에서 보자면 프로그래밍 언어와 영어를 동시에 공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공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동기부여이다. 무엇이든지 하고 싶을 때 배워야 가장 열심히 한다. 누군가 시켜서 마지못해 한다면 효율이 떨어지고 흥미도 떨어진다. 프로그래밍도 취업하는 데 필요한 하나의 스펙 정도로 생각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공부해도 어렵게 느껴질 것이다.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싶다면 내가 만들고 싶은 무언가를 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내 손으로 직접 만든 홈페이지 혹은 나만의 알람 어플리케이션 만들기 등의 작은 목표를 세워보자. 그렇게 한다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조금 걸려도 좋다. 재미있게 하고 경험해보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국민*인들 모두 나만의 소프트웨어 만들기에 도전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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