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4월의 봄날, 전시회 보러 가실래요? <평창동 아트밸리 전시회 모음>

캠퍼스는 아름다운 벚꽃과 함께 4월의 봄날이 펼쳐지고 있다. 개강하고 한 달이 지난 지금, 국민*인들에게 학교 밖의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기라고 말하고 싶다. 영화, 공연, 그리고 전시회 등은 사고의 폭을 넓혀주고 마음을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실제로 영화나 공연은 쉽게 접하고 즐기지만, 전시회를 가는 학생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아무래도 어렵고 비쌀 것 같다는 막연한 불안감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전시회는 분명히 큰 매력이 있다. 바로 작품을 눈으로 보고 ‘능동적’으로 느낌과 생각을 수용하는 것이다. 이런 전시회의 매력을 직접 느껴보고 싶지 않은가? 그래서 국민*인들을 위해 학교와 가깝고 무료로 즐길 수 있는 평창동 아트밸리 전시회 정보를 준비해왔다. 

 

 

평창동은 국민대학교에서 북악터널 방향으로 버스로 3분에서 5분 정도만 가면 도착할 수 있는 조용하고 한적한 동네이다. 평창동은 맛있는 음식점과 카페뿐만 아니라 수십 개의 갤러리와 미술관이 존재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문화예술공간으로 손꼽히는 만큼, 커다란 복합문화공간부터 개인이 운영하는 조그마한 갤러리 등 다양한 볼거리들이 존재한다. 평창동 일대의 갤러리와 미술관을 하나로 묶어 부르는 말이 평창동 아트밸리이다.

평창동 아트밸리에 가는 법은 다음과 같다. 북악터널 방향의 국민대학교 정류장에서 110B, 153, 1020, 1711, 7211을 탑승한 뒤 롯데아파트 정류장에서 내린다. 상명대학교 박물관 왼쪽 길로 올라가면 수많은 갤러리와 미술관이 곳곳에 있다. 바로 오늘 소개할 전시회들이 있는 갤러리들 또한 이 거리에 위치한다. 그 갤러리들은 ‘이정아갤러리’, ‘토탈미술관’, ‘키미아트’이다. 갤러리들 간 거리는 비교적 짧으며 10분 내외의 도보로 이동할 수 있다. 그럼 본격적으로 어떤 전시회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이정아갤러리에서 박정선 개인전 <변형된 욕망 – 숲에 잔상 展>이 열리고 있다.

박정선은 현재 대구예술대학교 서양화전공 교수로 21회의 개인전, 96회의 기획전의 경력이 있는 작가이다. 주로 드리핑(Dripping, 물감을 붓을 사용하지 않고 붓거나 떨어트리는 기법)기법과 콜라주(Collage, 화면에 종이·인쇄물·사진 따위를 오려 붙이는 기법)기법을 활용하여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펼치고 있다. 이번 개인전 또한 드리핑과 콜라주를 이용하여 인간의 내면적 무의식과 의식 그 경계의 상징성을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숲을 산책하다가 무심코 바라본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숲에서 얻어진 잔상(殘像)을 감각적으로 표현하였다.

개인전이어서 작품 수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약 2~30여 점의 작품으로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숲, 사람, 동물을 주제로 삼은 전시인 만큼 때로는 평화롭게, 때로는 강렬하게 숲과 의식을 연결시켰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숲 너머 작가의 의식과 무의식, 추상과 구상, 진실과 허상 등 작가의 생각을 엿보는 재미가 있었다. 한 발자국 더 나아가 나의 의식세계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토탈미술관에서 한·중 10명의 작가의 이 열리고 있다.

한국국제교류재단과 북경798예술구에서 양국 간의 지속적인 문화예술교류 확대를 위하여 주최한 전시회이다. 5명의 한국작가 김학제, 최정화, 이세현, 권순관, 정승과 5명의 중국작가 린티안먀오, 센샤오민, 쩡하오, 저우웬두, 진앙핑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Plastic Garden이라는 주제 아래 젊은 작가들이 어린 시절부터 경험한 한국과 중국의 정치-사회적 변화로 인한 현실적 무력감과 정신적 공허를 담았다. 성취가 아닌 상실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마찬가지로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 우리에게 고민할 거리를 던져준다.

그림, 조각, 설치미술 등 다양한 형태의 예술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남자의 통곡 소리를 계속해서 들려주는 <정승 – 우는남자>, 운동화 수백 개를 이어 마치 바람의 형상을 보여주는 <최정화 – 신바람>, 성(性)의 에너지와 고가구의 조합이 흥미로운 <김학제 – Future Lyricism – 진동지구> 등 눈을 사로잡는 작품들이 많았다. 무섭고 기괴하게 느껴지는 작품, 반복되는 패턴이 흥미로운 작품 등 우리를 둘러싸는 외부의 혼란뿐만 아니라 현대 젊은이들이 겪는 내부의 혼란마저 표현한 듯하였다. ‘나’와 ‘나를 둘러싼 외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키미아트에서 김영재 외 8명의 작가의 이 열리고 있다.

김영재, 김효진, 나하린, 노채영, 박경태, 이예희, 이현무, 지혜진, 최경선의 9명의 작가의 다양한 작품세계가 눈에 띄는 전시회이다. ‘모호성’이란 어느 한 가지로 정의 내릴 수 없다는 뜻이다. 과거에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었지만, 현재에는 각기 다른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포괄성을 지녀 무한한 가치의 의미로써 사용된다. 이 전시회를 통해 작가들은 각자 모호성의 의미 영역을 확장시켜나간다. 이를 통해 잠재성과 새로운 가치 생성을 하고 각각의 메시지를 관람자들에게 던진다.

2층의 카페까지 전시되어 있어 작품과 함께 테라스 밖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모호함이라는 주제와 걸맞게 모든 작품이 나의 사고방식, 즉 고정관념의 영역을 넘어선 구도와 색채가 돋보였다. 특히, <나하린 – Excellent Clown>의 작품은 알 수 없는 표정의 여성들과 희망찬 문구들의 오묘한 조합으로 계속 시선이 간 작품이었다. 대체로 자로 잰 듯이 반듯한 작품보다 색과 선이 번진 작품들이 많았다. 이 또한 하나의 ‘모호함’이 아니었을까? 작가들의 ‘모호한’ 메시지를 통해 나의 사고의 벽을 ‘모호한’의 영역으로 넓힐 수 있었다.

 

서울 같지 않은 조용한 거리, 아름다운 갤러리들과 카페, 산뜻한 햇빛까지 하나 되어 마음의 평화를 찾아준 평창동 아트밸리였다. 이러한 평창동 아트밸리와 국민대가 손을 잡게 되었다. 평창동에 제3캠퍼스를 조성하여 조형대와 예술대를 이전하기로 결정되었다. 이전하게 되면, 예술대와 조형대 학생들과 아트밸리의 다양한 조합을 기대할 수 있다. 학교와 가까운 곳에 이렇게 다양한 전시회들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것이 놀랍지 않은가. 아직 늦지 않았다. 수업이 빨리 마치는 날, 우주 공강이 있는 날을 활용하여 전시회를 보러 가는 것은 어떨까? 눈, 사고 그리고 마음까지 풍요롭게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이전글 캠스콘 캠토그래퍼와 함께하는 봄철 캠퍼스 Look 둘러보기
다음글 '쉼'을 디자인하다. 도심 속 휴양지, 홀리데이인 서울 성북 호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