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내 공강 한 시간이 누군가의 한끼로 '십시일밥'

“국립대학교에 재학 중인 한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이 친구는 집안 형편이 좋지 못합니다. 월세를 낼 돈이 없어 학교 경비아저씨께 양해를 구하고 침낭을 가져와 빈 강의실을 찾아다니며 잠을 청합니다. 이 친구가 밥을 어떻게 먹느냐 하면, 본인의 사정을 아는 친한 친구에게 양해를 구하고 그 친구가 밥을 다 먹을 때 까지 기다렸다가 빈 식판으로 리필을 받아 한 끼 식사를 합니다.” 십시일밥 홈페이지 중 소개 글에 올라온 한 사례이다. ‘십시일밥’이란 이런 취약계층의 학생들에게 식권을 나눠주는 활동을 한다. 지금까지 많은 대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는 십시일밥 프로젝트. 올해부터는 국민대학교도 그 뜻을 함께하기로 했다. 국민대학교에서 진행되는 십시일밥. 그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자.

 

 

 

 


Q. 안녕하세요. 십시일밥이 굉장히 좋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활동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십시일밥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릴게요.


‘십시일밥’은 대학생으로 이루어진 비영리민간단체이고요. 현재 약 18개의 대학교에서 십시일밥이 진행 중 입니다. 저희가 하는 활동을 일단 크게 말씀을 드리면 공강 시간을 활용해서 학생식당에서 봉사를 하면 그 봉사의 대가로 식권을 받아 취약계층의 학우들에게 전달을 하는 활동입니다. 봉사자와 수혜자가 모두 같은 학교의 학생들이고요. 공강시간을 이용하여 활동을 한다는 점에서는 근로 장학생의 시스템과 비슷한데 저희가 하는 일의 대가는 식권, 그러니까 정말 따뜻한 밥 한 끼가 다른 학우 분들에게 전달이 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고 생각해요.

 

 

Q. 국민대는 십시일밥에 올해부터 함께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특별히 이 프로젝트를 함께 하게 된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제가 올해 편입을 했어요. 그래서 새로운 학교에 온 만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뭔가 뜻 깊을 만한 활동을 찾아보고 있었거든요. 그러던 와중 타 대학에 다니는 제 친한 친구 중 한 명이 우리학교에서는 올해부터 십시일밥 이라는 활동을 하게 되었는데 국민대에서도 하면 좋은 활동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십시일밥을 소개시켜줬어요. 그래서 십시일밥에 대해 찾아보게 되었는데 일단 십시일밥이 가지고 있는 취지나 그 목적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국민대는 학생식당도 대표적으로 복지관에 있는 학생식당과 법학관에 있는 한울식당으로 2개가 있고, 학생들의 이용 빈도도 높아서 충분히 좋은 활동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이 되어서 십시일밥 참여대학에 함께 이름을 올리게 되었어요.

 

 


 

Q. 십시일밥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자세하게 알려주세요.


십시일밥은 운영진과 자원 봉사자분들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현재 국민대 십시일밥 운영진은 총 6명이고 자원 봉사자분들은 10명 정도 계십니다. 운영진이라고 해서 봉사를 안 하는 게 아니라 주 1회 운영진 회의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봉사자들이 좀 더 편하게 봉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저희는 일단 법학관에 있는 한울식당에서 봉사를 진행 하고 있고요. 하루에 한 시간씩 정해진 시간동안 봉사를 합니다. 정해진 시간은 오후 12시부터 1시까지예요. 이 시간대가 점심시간대라 제일 학생들이 몰리기도 하고, 그만큼 식당이 바쁜 시간대이기도 합니다. 하는 일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가 있는데, 하나는 식당 어머님들과 같이 배식하는 일을 맡고 있고요. 다른 하나는 학생들이 식사를 한 후 그 테이블이나 의자를 정리하거나 셀프코너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일을 맡고 있어요. 그래서 자원 봉사자분들은 하루에 2분씩 투입이 되고 있습니다. 운영진에서도 하루에 한 명씩 투입이 되는데 운영진은 그 날 봉사하시는 자원 봉사자분들을 관리하고, 봉사자분들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못 나오셨을 때 투입되는 대기인력과 같은 개념으로서 봉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Q. 공강시간을 활용한 봉사이기 때문에 다음 수업에 들어갈 때 많이 피곤할 것 같기도 한데 그런 부분에서 어려운 점은 없나요?


네, 업무 자체가 상대적으로 쉬운 일들이기 때문에 다음 수업에 지장을 줄 정도로 피곤하지는 않아요. (웃음) 다만 식당 안의 열기가 조금 후끈거리기 때문에 덥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기는 하지만 봉사를 한 후 어려웠던 점에 대해서는 아직 얘기가 없습니다.

 

 

Q. 십시일밥에 참여하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특별히 유의해야 할 점은 없나요?


저희가 이제 2학기에 함께 할 봉사자 모집을 위해 6월부터 홍보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이 전에는 SNS나 포스터 부착을 통해 홍보를 해 왔는데 이번에도 아마 그런 식으로 홍보를 진행하게 될 것 같아요. 일단 옐로우 카카오톡을 통해 ‘십시일밥’이라는 이름으로 친구추가를 한 후 [성명, 학교, 연락처]를 전송해주시면 됩니다. 더 궁금하신 것이 있으실 때는 십시일밥 블로그로 들어오신 후 ‘국민대학교’ 게시판을 누르시면 제 번호가 나오거든요. 그 번호로 연락을 주시면 친절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웃음) 그리고 곧 게시 될 홍보게시물에 보시면 지원방법이 상세하게 잘 나와 있으니까 관심 있으신 분들은 게시물들 참고해서 연락주시면 될 것 같아요.
 

 

Q. 국민대의 십시일밥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싶으신가요?


지금은 법학관에 있는 한울식당에서 하루에 1시간 정도 봉사를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그 시간을 조금씩 늘려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었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2학기에는 시간을 늘릴 수 있게 되었어요. 아직 얼마나 늘어날지 확정은 안 된 상태이지만 하루에 2~3시간 정도로 늘어나게 될 것 같아요. 이런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봉사자가 더 많이 필요하게 되니까 2학기 봉사에서는 더 많은 분들이 지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한울식당에서 하는 봉사 시스템이 완전히 정착이 되어 점점 더 시간을 늘려 나간 후에 복지관에 있는 학생식당에서도 봉사를 하고 싶어요.

 

 

Q. 식권을 받는 대상은 어떻게 정해지고, 전달되나요?


일단 저희가 봉사를 하게 되면 저희가 한 봉사에 대해 정산을 하게 되는데요. 식당에서 일을 한 만큼 임금형식으로 국민대 십시일밥의 단체통장에 입금이 됩니다. 그럼 그 돈으로 식권을 구매하게 되요. 식권을 받는 대상이 정해지는 데에는 2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십시일밥의 사무국으로 메일을 보내셔서 식권 신청을 하시면 됩니다. 수혜자에 대한 정보는 민감한 사항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다루려고 하고 있어요. 그래서 그 개인적인 정보는 사무국 에서도 한 분만 가지고 있고요. 그 분이 국민대학교에서 수혜자가 들어왔다고 연락을 저에게 하시면 제가 그 인원에 맞게 식권을 사무국으로 보내게 됩니다. 그럼 사무국에서 그 수혜자 분에게 택배로 식권을 보내드려요. 식권 신청을 하실 때에는 기본적인 정보와 재학증명서, 기초생활수급가구 확인증을 제출하시거나 아니면 식권이 필요한 이유를 작성해서 보내주셔도 됩니다. 진심이 전달된 사연이라면 증명이 안 되어도 식권을 전달해드리고 있어요. 두 번째는 학교 측과 연계가 된 학생들에게 전달하게 됩니다. 이때에는 소득분위가 나뉜 것을 기준으로 해서 식권을 전달하고 있어요. 수혜자에 대한 정보는 사무국과 학교 측만 알고 있고 저희는 아무런 정보도 모르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걱정이나 부담을 갖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Q. 십시일밥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으로서 참여하면서 느끼는 점이 있다면?


일단은 대표로서 말을 먼저 하자면 처음에는 ‘내가 이걸 과연 잘 정착시킬 수 있을까.’ 란 걱정이 정말 많이 됐어요. 그래서 그 때는 봉사자로서의 순수한 마음보다 시스템을 완전히 갖추고 운영해야 된다는 생각과 수많은 고민들이 더 컸던 것 같아요. 하지만, 운영진 분들을 잘 만나서 어느 정도 이 활동을 잘 정착시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활동해 주시는 봉사자분들에게 일일이 찾아가서 함께 얘기해보고 저도 봉사에 참여해보니 이게 정말 뿌듯하고 뜻 깊은 활동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겠더라고요. 학생이 학생을 도울 수 있다는 것에서 직접적인 연대도 느낄 수 있었고요. 현재 활동하고 계시는 분들도 모두 만족도가 높으시고 계속 이어나가려고 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세요. 함께 활동하시는 봉사자 분들의 반응이 좋은 것을 보면 제가 조금 힘들어도 그게 다 잊혀 질 만큼 정말 너무 뿌듯해요.

 

 

 

Q. 십시일밥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셨나요?


군복무 시절 어느 날 문득 내가 이렇게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은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이 사회의 누군가가 나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받은 만큼 다른 누군가에게 갚아야겠다고 느꼈고, 봉사활동을 찾던 도중 '십시일밥'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봉사활동들도 많았지만 나의 모교, 누군지는 모르지만 가까이에 있을 학우를 위해 한다는 점이 좀 더 의미가 있게 다가왔습니다.

 

 

Q. 십시일밥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일을 마치고 ‘내가 힘들지만 봉사를 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 만큼 다른 사람보다 마음의 여유가 있는 것이라고 느껴질 때가 가장 보람차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남을 위해 시작한 봉사이지만 하면 할수록 나의 자존감이 높아지고 행복해지는 걸 느낄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아직은 능숙하지 못해서 많은 도움이 못되지만, 학생식당에서 일하시는 분들과 함께 얘기하면서 웃을 때 저로 인해 그 분들도 함께 웃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그 분들에게 힘을 드리는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합니다.

 

 

 

 

 

쉽게 흘려버릴 수 있는 공강 한 시간을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위해 쓰는 모습에서 ‘공강시간’을 ‘공감시간’으로 보낸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의 작은 도움이 내 친구에게 전달된다는 마음으로 봉사를 하는 마음이 돋보이는 십시일밥! 더욱 많은 자원 봉사자들의 지원과 열정적인 운영진들의 노력만 있다면 앞으로 국민대 십시일밥이 성장하는 것은 시간문제가 아닐까. 공강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싶다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어 주고 싶다면, 말로 표현 못할 뿌듯함을 느끼고 싶다면 지금 바로 십시일밥에 지원해보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십시일밥 사이트: http://tenspoon.org/
픽토그램 사이트: https://thenounproject.com/

 

위 이미지에 사용된 폰트는 (사)세종대왕기념사업회에서 개발한 '문체부 쓰기 정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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