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국민대웹진unik-스페셜]웹투니스트 서나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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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K : 포토그래퍼 님이 사진 촬영에 앞서 꽤 어려워하셨어요. 예쁘게 나오되, 얼굴은 나오면 안 된다고 하셔서. 사진 촬영 하실 때 얼굴을 가리는 이유가 있나요? 서나래 : 초반에 몇 번 사진이 나온 적 있는데 반응이 안 좋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안 하려고요.(웃음) 농담이고요, 제가 그리는 작품이 생활 만화이다 보니까 독자 분들이 ‘작가가 곧 캐릭터다, 싱크로율 100%일 것이다’ 라고 많이 생각들을 하세요. 그런데 사실 싱크로율 100%일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기대를 너무 깨뜨리지 않도록, 대놓고 “이렇게 생겼소!” 라는 태도는 지양하려고요. uniK : 얼마 전 팬 사인회에서는 독자들에게 선물도 많이 받으시고, 반응도 뜨거웠다고 하던데요? 독자들을 직접 만나보니 기분이 어떠셨나요? 서나래 : 직접 뵈니까 뿌듯했고 의기충천 했죠! 감사하기도 하고, 보람도 되고, 한편으로는 죄송하기도 했고요. 너무 많이 와주셨는데 통제를 잘 못해서 오래 기다리다 그냥 돌아가신 분도 많아 아쉬웠어요. 날도 추웠는데 밖에서 한 시간씩 기다리시고… 기다리시지 않도록 다음에는 좀 더 신경을 써야겠어요. 미리미리 번호표를 준다던가.(웃음) uniK : 번호표 대신에 국민대 학생들이 트위터로 보내온 질문에 답을 해주세요. 팬 서비스라고 생각하시고. 서나래 : ‘<낢이 사는 이야기>에 나오시는 어머니가 너무 웃기신데, 실제 어머니도 그대로인 건지 궁금해요’라고 물어오셨네요. 네, 정말 그대로예요! uniK : 요즘 인터뷰도 많이 하시는데, 어머니께서 어떤 반응을 보이시나요? 서나래 : 최근 한 인터뷰에서 만화가의 길을 간다고 했을 때 어머니께서 반대하지 않으셨냐고 물어보셨거든요. 그래서 포기하신 건지 저를 믿으시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반대하지는 않으셨다고 했어요. 그런데 그걸 보시고 어머니가 문자로 ‘사실과 다르게 말하지 말라’고 보내셨더라고요. 반대를 안 한 게 아니라 저한테 진 거라고 하시면서요.(웃음) uniK : 같이 사는 고양이 웅이, 뚱이, 맹이는 아직도 이름을 부르면 그냥 멀뚱멀뚱 바라만 보나요? 서나래 : 네, 그렇습니다. 제가 2009년 2월에 졸업을 하고 5월에 독립을 했는데, 어릴 때부터 애완동물을 키우는 게 소원이었어요. 혼자 키우기에 강아지는 손이 많이 가고 산책도 시켜야 되고 해서 ‘고양이를 한 마리 들이자’ 생각했는데 마침 친구의 아는 언니가 키우던 고양이를 입양시키고 싶다고 하셨어요. 너무 어리지 않은 고양이라서 데려왔어요. 걔가 ‘웅이’이고요. ‘뚱이’는 그 모양과 색깔이 마음에 들었어요. 웅이는 노란 색에 오렌지색 줄무늬인 치즈캣인데, 뚱이는 회색에 까만 줄무늬거든요? ‘맹이’는 원래 입양을 보내려던 아이였어요. 그런데 언뜻 보면 히틀러 수염 같은 얼룩이 있어서 약간 안 예쁘게 생겼는데, 그래서 그런지 입양이 안 되더라고요.(웃음) 그 얼룩이 없으면 하는 짓도 참 예쁜 앤데, 사진을 찍어서 올려도 입양하겠다는 사람이 없고 오래 같이 지내다 보니까 정도 들고… 그래서 그냥 같이 살게 됐어요. uniK :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질문을 드릴게요. 고양이도 그렇고, 가족들도 그렇고… 실제 인물을 작품에 출연시키는데 주위의 반발 같은 건 없나요? 서나래 : 저도 반발이 있을 줄 알고 미리 허락을 받았어요. 그런데 다들 굉장히 좋아하더라고요. 특히 ‘쇠톱토마’가…(<낢에게 와요>에 출연한 ‘팬더 곰’ 캐릭터) 아니 내가 나중에 뭘 그릴 줄 알고!(웃음) 어쨌거나 주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덕분에 제가 이렇게 먹고 살 수 있게 됐어요. uniK : 작가님처럼 일상에서 크리에이티브를 찾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팁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서나래 : <프렌즈> 같은 미드를 보다가 문화적 코드가 ‘통할 것 같다’ 싶은 코미디 요소는 메모를 해요. 예를 들어 술자리에서 수다를 떨다가 누군가 어떤 이야기를 했는데 다 같이 공감하면서 막 웃었어요, 그럼 그 이야기는 5명이 공감을 했든 3명이 공감을 했든 다 같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건 미리미리 적어두죠. uniK : 그래서 <술자리 송(song)>이 나온 건가요? 노래를 직접 부르신 것을 보고 상당히 ‘주당’이신가 보다 생각했어요. 얼마나 술이 좋으시면 이런 노래를…(웃음) 서나래 : 아 그렇게 되나요?(웃음) 술은 잘 못 마시는데, 술자리를 좋아해요. <술자리 송>은 가사를 만화 밑에다 조그맣게 달았던 게 시작이었어요. 그때는 ‘흑심’이 있었어요. 이렇게 가사를 올리면 누군가 작곡을 해주지 않을까 하는. 그러다 네이버 웹툰 <남기한엘리트만들기>의 미티 작가님 소개로 술자리에서 작곡을 하는 후배를 만나서 곡이 나왔죠. uniK : ‘낢’이라는 캐릭터가 대단하네요. 캐릭터 상품으로도 나오고, <술자리 송> 뮤직 비디오도 찍고. 낢은 처음에 어떻게 나오게 됐나요? 서나래 : 그냥 중•고등학교 때 종이 한 귀퉁이에다 그리곤 했던 그림이라, 따로 스케치를 하면서 이렇게 그려야지! 한 적은 없고요, 그리던 버릇대로 그리다 보니까 이렇게 대책 없게 생긴 아이가 나왔어요. uniK : 원래 만화 그리는 것을 좋아하셨나 봐요. 가장 좋아했던 만화가나 영향을 받은 작가가 있나요? 서나래 : 제가 인터뷰 때 마다 이야기해서 그 분도 아실 것 같은데. 이미 너무 들이대서…(웃음) 이충호 작가님이라고 <마이 러브>와 <까꿍> 그리신 작가님이 계세요. 그 분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만화를 하도 많이 따라 그려서 아직도 캐릭터의 눈이나 얼굴의 형태를 그릴 때 보면 그 영향이 많이 남아 있어요. uniK : 혼자 그림을 그리시다가 대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그림을 인터넷에 올리기 시작하셨다고 들었어요. 서나래 : 2004년 여름, 미니홈피에 처음 그림을 올렸는데 1촌 아닌 분들도 오셔서 퍼가시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그 때는 친구들끼리만 본다고 생각하고 그림을 올렸던 건데, 하다 보니 욕심이 나서 홈페이지를 따로 열었어요. uniK : 그래도 전업작가를 하시면서는 내면적으로 많이 불안하셨을 것 같아요. 친구들은 사회 초년생이거나 활발하게 사회생활을 하고 있을 때인데요. 서나래 : 활발하게 사회생활 하는 친구들 보면 불안하죠. 그 친구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대리’ 직함도 달고 그러는데, 막말로 저는 당장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uniK : 불안함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계기가 있었나요? 대학생들 중에서는 자기 재능에 확신이 없어서 꿈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거든요. 서나래 : 휴학을 하고 캐릭터 회사를 1년 다녔어요. 본격적인 회사 업무를 본 것은 아니었는데도, 회사 생활은 저와 맞지 않더라고요. 경영수업이나 전공 수업을 들어봐도 만화 일만큼 재미를 느끼지는 못하는 거에요. 물론 맨날 재미있는 건 아니지만, 저로서는 이게 제일 잘 하고 싶은 욕심 나는 일이었어요. 1년 정도 휴학을 했던 그 시간이, 어쩌면 소위 ‘삽질’한 걸 수도 있는데 그게 버린 시간이라는 생각은 안 들어요. 그 시간이 없었다면 계속 미련이 남았을 것 같고, 또 그 시간 동안 느낀 것도 많았거든요. 그래서 만화가를 선택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고 아직 젊으니까 좀 더 해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삽질’을 할 수 있는 그래도 가장 좋은 시기는 대학생일 때거든요. 1, 2년 정도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하다 보면 당장 큰 일이 날 것 같고, 이렇다 할 성과가 없을까 봐 다들 주저하는 것 같은데 1, 2년 인생이 늦어져도 큰 일은 안 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에는 1, 2년 늦으면 약간 큰일날까 싶기도 하고… 저도 이제 스물 아홉, 곧 서른이 되니까!(웃음) uniK : ‘만화가가 되길 잘했어’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있었다면 언제인가요? 서나래 : 팬 사인회 했을 때, 아 열심히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까 말씀 드린 이충호 선생님을 직접 뵀을 때도 만화하길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서태지 컴퍼니에서 연락이 왔을 때! 제가 만화를 그리지 않았다면 언제 서태지 컴퍼니와 일해 봤겠어요? 처음 연락이 왔을 때도 완전 까무러치고 소리 지르고, 너무너무 좋아했어요. uniK : 그렇게 연재하신 것이 <맛스타 동물 보호소>죠? <낢이 사는 이야기> 외에도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계신 것 같던데, 소개 좀 해주세요. 서나래 : <맛스타 동물 보호소>는 시즌1이 끝났고요, ‘후시딘’이나 ‘까스활명수’같은 제품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만화로 그리고 있어요. ‘굿네이버스’에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사례를 취재해서 만화로 그리는 재능 기부도 하고 있고요. 월간 uniK : <낢이 사는 이야기> 시즌 1을 마친 후 네팔로 훌쩍 여행을 가셨을 때, 굉장히 우울한 심리 상태였다고 들은 적이 있어요. 서나래 : 맞아요. 졸업 직후에 프리랜서가 된 것에 대한 불안함 때문에 일을 들어오는 대로 다 받았어요. 그러다 보니까 일이 이만큼 쌓여 있었고, 일하는 동안은 사람을 만날 일이 없었죠. 그러다 보니까 2~3일씩 인간과 대화를 못하고 고양이랑, 벽하고만 대화를 하게 되는 거죠. 아,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여행을 좀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하던 일을 정리하고 다녀왔는데 좋았던 것 같아요. uniK : 한참 잘 나가던 연재를 중단하는 것도 그렇고, 자기 작품을 대중 앞에 발표하는 것도 작가가 대범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요. 웹툰은 반응도 바로 바로 오니까. 서나래 : 그러게 말이에요. 무슨 용기로 시작했는지… 아무 생각이 없었나?(웃음) 저는 사실 소심한 편인데, 일을 하면서 어떤 부분에서는 대범해지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악플’에 무뎌지는 것. 작품에 대한 반응에 귀 기울이는 것과, 흔들리는 것은 다르잖아요? 처음에는 많이 흔들렸는데 이제는 느긋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uniK : 웹툰을 그리고 싶어하는 지망생들에게도 도움이 될 이야기인 것 같아요. 만화를 그리고 싶어하는 지망생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 더 해주신다면? 서나래 : 잘 될 것이다? 아니면 아직 늦지 않았으니 도망쳐라? 농담이고요.(웃음) 지금 웹툰 시장은 어떻게 보면 개척되지 않은 시장이에요. 그래서 체계나 시스템이 없기도 하지만 가능성이 많은 시장이기도 하거든요. 다양한 작품도 많고요. 그런데 이 시장이 정말 가능성이 있는 시장이 될 수 있느냐 없느냐는, 물론 저희의 몫도 있겠지만 다음 세대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것 같아요. 저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겁내지 말고 시작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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