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개성만점 외국인교수님들! "I'm a Professor at Kookmin"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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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함께 수업했던 외국인교수님. '어떻게 한국에 머물게 되었는지?', '어떻게 국민대학교에서 강의하시게 되었는지?', '학교에서 무엇을 하시며 시간을 보내시는지?'... 궁금한 건 산더미지만, 왠지 모를 두려움에 'hello'조차 입에서 떨어지지 않아 인사도 하지 못했던 나라면, 여기 이 교수님들 얘기에 귀를 기울여라! 언어의 장벽? 문화의 차이? 그런 건 그저 우리들의 괜한 걱정일 뿐이다. 학생들과 외국인교수님들과의 관계와 소통의 방법을 함께 고민하며 편안하게 미니인터뷰를 가졌다. 그를 통해 알게 된 그들이 가진 학생들에 관한 생각, 국민대학교에서의 생활, 그들의 일상 이야기를 소개한다.
Professor, Henny Savenije (네덜란드)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보인 교수님의 커다란 키, 그리고 묵직한 말투, 손에 쥐고 계신 담배가 전형적인 무뚝뚝한 남자 교수님을 연상케 했다. 하지만 그건 단지 첫인상이었을 뿐! 인터뷰가 시작되자 이내 훈훈한 미소와 유머 있는 말솜씨를 맘껏 뽐내주셨다. 교수님,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네덜란드로부터 1994년 한국으로 와서, 여러 대학들에서 영어와 심리학을 가르쳐왔습니다. 국민대학교에선 3년 전부터 강의해왔습니다. 현재 국민대학교 학생들과 수업하는 것이 무척 즐거워요. 다른 학교들에 비해 영어수준도 높은 것 같아 편하게 수업하고 있습니다. 사실 학생들은 외국인교수님들에 대한 호기심도, 가까워지고 싶은 욕심도 많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수업 이외의 시간에 학생들과 가까워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학생들과 가까이지내는 것은 너무나 좋은 일입니다. 그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식사도 하고 많은 시간을 보내곤 했죠. 하지만 학생들과는 항상 성적문제로 엮이게 됩니다. 한참을 가까워지고 나서 'C' 라는 점수를 주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예요. 때론 친한 학생들이 더 높은 성적을 받으려 항의나 부탁을 하는데 그럴 때 마다 곤란합니다. 결론은 '딜레마'죠 친분을 쌓는것은 'good', 성적에 관해선 'No'라요 말할래요.
학생들이 외국인교수님들은 강의, 수업준비, 연구 이외의 시간엔 학교에서 무엇을 하시며 지내는지에 궁금증이 많습니다. 특별한 취미나 따로 하는 활동이 있으신가요? 사실 저의 두 번째 직업은 연기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파스타, 국가대표, 다찌마와리, 민들레가족, 에덴의 동쪽' 등의 영화나 드라마에서 작은 역할들을 연기했었습니다. 하멜에 관한 KBS다큐멘터리에선 비중 있는 역할을 맡기도 했고 각종 CF에도 출연 중이죠. 연기를 하는 것도, 또 연기자들과 만나고 이야기하고 가까워지는 것도 저에겐 아주 신나고 즐거운 경험들입니다. (실제로 교수님의 facebook에는 연기를 위한 의상을 입고 분장한 사진들, 또는 안성기, 한예슬, 공효진, 이선균 등 배우들과 함께 찍은 엄청난 양의 사진들이 있었다.) 내 또 다른 취미는 홈페이지 관리입니다. 내가 한국의 문화나 유적 모든 것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내 홈페이지 역시 모두 그것에 관한 것들입니다. http://www.henny-savenije.pe.kr/ ( 홈페이지에 한글로 된 문서를 발견하고 누구의 도움으로 쓰게 된 거냐고 여쭤봤더니 갑자기 한국말로 "제가 직접 썼습니다." 하고 한국말로 말하시는 교수님!! 깜짝 놀라 한국말을 할 줄 아시냐고 여쭤보니 '네' 하고 대답하셨다.) 어떻게 한국말을 배우셨나요? 혹시 다른 나라 언어도 할 줄 아시나요? 한국말은 스스로 배웠습니다. 제 아내가 한국인이긴 하지만 그녀와 결혼했다고 해서 한국말을 잘하는 것이라기 보단 스스로 노력해서 얻은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도 할 줄 알고 조금의 일본어와 중국어 역시 할 줄 압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부탁드립니다. 영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하려고 합니다. 언어를 배우려면 그 언어를 반드시 사용해야만 합니다. 외국인들이 많이 오는 커피샵으로 혹은 관광지로 가서 직접 기회를 만드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렇지 못 할 경우 하루에 스스로가 몇 분 이상의 목표를 세우고 말하기 연습을 해야 합니다. 사용하지 않으면 잃을 것이 분명합니다. 영어를 사용하세요. 그리고 여러분들이 가진 영어실력을 자랑하세요.
Professor, Andrei Lankov (호주,러시아)
먼저 인사를 드리기도 전에 유창한 한국말로 '어서 오십시오.'하시는 교수님!! 바쁘신 와중에도 성심성의껏 인터뷰에 응해주셨고, 인터뷰 내내도 역시 오직 한국말로만 또박또박 말씀하셨다. 어떻게 국민대학교에 오셔서 강의하게 되셨나요? 저는 호주에 있는 국립대에서 20년동안 교수직에 있었습니다. 그때 그 대학교에서 국제교류의 책임자로 국민대에 여러 번 방문했었습니다. 그 뒤 고민 끝에 제가 국민대로 와서 일한다는 결정을 할 때 사람들은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내가 사랑하는 한국역사와 북한역사연구를 위해선 호주는 조건이 좋지 않습니다. 한국에 머물며 공부하는 것이 더 자료접근도 쉽고, 같은 공부를 하는 사람들과도 많은 접촉이 있고, 문화적응을 하면서 배우는 것도 많아요. 그래서 국민대에서 강의를 하는 것은 제게 너무 좋은 기회이며, 지금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학생들이 교수님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국학생들은 유교문화의 영향 때문인지 교수님들을 매우 '존경'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지나친 존경이죠. 5년간의 한국 생활으로 이미 나는 익숙해진 부분이고 너무도 고맙게 생각하지만, 수업시간만은 무조건적인 존경은 배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교수에 대해 무비판적이어 지는 거죠. 그런 점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학생들과의 더 많은 소통을 원합니다. 소극적이지 않은 태도, 학생들과의 더 가까운 관계가 좋습니다. 교수님이 강의하시는 과목 중에 한 두 과목정도를 학생들에게 추천해주세요. 저는 한국도시 생활사, 세계화의 두 얼굴, 정치학 특강 등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강의하는 모든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특히 '통일 연습하기'와 같은 북한역사와 관계 된 과목은 학생들에게 매우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국민대학교와 한국에 대한 애정이 얼만큼인지 표현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은 매우 어리석은 질문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지금 한국에서 한국역사를 연구, 강의하고 있고, 저는 국민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저는 좋아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선 연구하지 않습니다. 좋아하지 않는 곳에 머물 수도 없구요. 국민대와 한국에 대한 애정은 그만큼 제게 당연한 것 입니다.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도 물론 있지만 앞으로도 20, 30년간은 계속 이곳에 머물며 한국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국민대학교 학생들에게 마지막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간단히 말하겠습니다. '열심히 배우고 재밌게 살자!'
Professor, Robin Debacker (미국)
3년전 함께 회화수업을 들었던 것을 오히려 먼저 보자마자 기억해 주시며 어서 들어와 앉으라 하시는 너무나도 상냥한 교수님. 미리 정해져 있던 약속까지 취소하시고 바쁜 일이 없으면 조금 더 머물다 가라고 하셨다. 그리고 브라우니와 밀크티까지 만들어 주시는 쎈쓰!
이렇게 학생들을 잘 기억하시는 편이신가요? 학생 다 기억나죠. 이름을 기억하긴 어렵지만 학생들의 얼굴은 잊지 않고 생각나요. 머리모양이 바뀌어서 오히려 학생들이 절 디베커인지 아닌지 헷갈려 할지도 모르죠. 교수님께서 수업 중 어떤 방식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지 궁금합니다 자기소개 발표는 계속해서 해 오는 것이구요. 요즘은 학생들에게 영어로 된 짧은 책을 추천하고 독후감을 써 오게 해서 발표하는 방식을 이용해요. 영어로 된 책을 읽는 것은 정말 좋은 방법이죠. 예전엔 이 방법 대신 연극수업을 했었어요. 학생들이 직접 주제를 정하고 의상을 준비하고 대본을 만들어 연극하면서 수업에 아주 크게 참여하게 되죠. 저 역시 학생들의 연극을 감상하는 게 재미있구요. 제가 기타를 연주하고 학생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했지만, 요즘은 노래 부르기엔 내 목에 이상이 있어서 못하고 있죠. 안타까워요. 학생들과 외국인교수님들이 가깝게 지내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지 많은 방법들이 있어요. 지금처럼 이렇게 직접 저를 찾아와주면 저는 너무 기뻐요. 학생들과 수업, 강의 이외의 시간에도 많이 소통하고 함께 나누고 싶어요. 제 남편을 본 적이 있나요? 제 남편과 함께 한 달에 한번 정도씩 함께 차를 마시고 영어로 이야기하는 조그만 한 파티를 열고 그곳에 제 학생들을 초대해요.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죠. 앞으로도 계속 그럴 생각이에요.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를 알려줄 테니 참여하고 싶으면 언제나 연락해요. 이 뿐만 아니라 저는 kookmin review 신문에 제 기사를 싣고 있어요. 이미 여러 번 기고했고 제 기사 혹은 제 사진이 신문에 나온 적도 제법 있어요. 제가 생각한 것을 학생들과 나눈다는 생각으로 기쁘게 일하고 있죠. 아직은 몇 마디 못하지만 한국말을 하는 것도 더 가깝게 지내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수업 중에 아주 가끔 내가 "여기보세요"하고 말하면 한국말을 하면 학생들은 놀라면서도 더 친근함을 느끼죠. 국민대학교에서 일하고 계시는 소감과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해주세요. 처음 한국에 와서 내가 원하는 조건의 일을 구하기란 매우 어려웠어요. 저의 5개월이 넘게 일을 찾느라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으며 한국생활을 했었죠. 하지만 결국 국민대에서 강의하게 되었고, 그래서 지금은 매우 행복해요. 학생들과는 더욱 가깝게 지내고 싶습니다. 전혀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지금처럼 내가 생각나 찾아와 준다면 저는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더 자주 이런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Professor, Todd Saed (미국)
학생들이 직접 찾아와 준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하시며 반갑게 맞아주신 교수님. 학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도 해주고 싶은 것도 너무 많은 교수님과의 대화를 들어보자.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나라에서 영어를 가르쳐오셨다고 들었습니다. 예전 다른 나라에서의 교수님으로서 생활과 지금은 어떻게 다른가요? 한국에 온지는 벌써 9년이나 된 것 같아요. 일본, 중국, 태국 등의 다른 나라에서도 강의를 해봤지만 지금이 가장 만족스럽습니다. 영어를 배우는 데에 대한 관심이 높아서인지, 학원이나 학교에서 영어를 배운 경험이 많은 것 같아 학생들의 수준이 꽤 높아요. 그래서 영어수업 시에 대화가 잘 되는 것도 편하구요. 그리고 어느 나라보다 선생님이나 교수님에 대한 존경이 높아요. 저는 이런 점이 좋습니다. 다른 나라도 교수님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만 한국만큼은 아니에요. 한국이 더 존경해주고 더 친절하게 대해주죠. 이런 좋은 점들 덕에 IMF가 왔을 때에도 저는 한국을 떠나지 않았어요. 돈은 상관없죠. 대학교의 분위기가 자유롭고 제 수업과 그 방식에 대해선 누구도 간섭하지 않고 존중해줍니다. 학생들도 매우 창의력 있구요. 교수님 기억에 가장 남는 학생이나 가장 좋아했던 학생이 있었다면 말씀해주세요. '가장 좋아했던' 이란 표현은 좋지 않아요. 저는 학생들을 다 동등하게 대합니다. 제가 모두에게 똑같이 대해야만 학생들 누구 하나도 수업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습니다. 기억에 남는 학생이라면 함께 영어말하기 대회를 준비했던 학생이 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내 학생들의 모습은 함께 수업 중에 노래를 했던 모습입니다. 엄청난 하모니였어요. 여느 아주 잘 준비된 콘서트보다도, 레코드나 CD보다도 훨씬 감동적이었습니다. 강의시간 이외에는 주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시는지 궁금합니다. 학생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저는 뭔가 활동적인 것을 좋아해요. 테니스를 즐기기도 하고 악기를 연주하기도 하고 요가를 하기도 합니다. 스트레스 받지 않고 할 수 있는 일들이죠. 스트레스를 받는 걸 매우 싫어합니다. 저 뿐만 아니라 학생들 역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합니다. be positive never say negative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부탁드립니다. 영어를 배우는 부분에 있어서는 외국인과 이야기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학교 밖으로 나가세요. 그리고 외국인과 말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세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긍정적으로 스트레스 받지 않고 그저 자기 있는 그대로를 즐기며 무슨 일에든 최선을 다하란 말을 하고 싶습니다. 자신이 가진 최대의 장점을 발휘하고 긍정적으로 생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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