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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서재는 Idea Factory이다
일반 도서관은 지식이 랜덤으로 쌓여있는 곳이지만, 나의 서재는 나에게 필요한 책과 자료들을 수집하여 정제하고 체계화시켜, 나만이 손쉽게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재배치해놓은 곳이지요. 이 책과 자료들은 오랫동안 나와 함께 동고동락해왔으므로 나의 손때가 묻어있고, 어떤 내용인지, 어디에 놓여있는지, 어떤 형태인지, 무슨 색깔인지 한 눈으로 알 수 있습니다. 나의 서재는 단순히 책을 읽고 쓰는 장소를 넘어 그래픽디자이너인 나에게 항상 작품을 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산해주는 공장이지요.
내 마음을 사로잡은 ‘한 페이지의 책’
어린 시절엔 밤을 새워가며 만화책을 보았지요. 왜냐하면 너무 재미있었으니까요. 중학교시절에는 문학반에서 활동을 했던 관계로 시집과 소설을 구해 건방을 떨면서 무조건 읽었습니다. 고등학교에 올라와 처음으로 도서관에 갔었는데, 도서관 입구의 벽에 걸려있던 그림이 나의 눈을 훔쳤습니다. 잿빛 하늘을 배경으로, 바닷가에 떠 있는 배 두 척이 갈대밭사이로 머리를 내밀고 있는 수채화였는데, 그 그림은 곧 내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그 이후 나는 그 그림을 흉내 내어 자주 그려보곤 했지요. 그 때 그 빛깔을 지금도 선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결국 1페이지로 구성되어진 작자미상의 그 책(그림)이 나를 미술반 문을 두드리게 했지요. 그리고 나를 그래픽디자이너가 되게 한 계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분류와 구분을 통한 책 선정 방법
주로 신문이나 잡지의 책 소개란 및 서평을 통해서 선정합니다. 우선 책의 내용을 쭉 살펴보고 내게 필요한 책이 있으면 메모를 해 두었다가 서점을 방문하여 직접 그 책들의 내용을 파악한 뒤에 구입합니다. 왜냐하면 신문이나 잡지의 책 소개란 및 서평은 책을 팔기 위해 과장되어 있는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온라인이나 우편으로 책을 주문하여 받은 후에 내용을 살펴보면 책 제목이나 주제와는 다른 것이 많고, 설사 그 주제를 다루고 있더라도 형편없는 것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책 내용을 확인하고 난 후 구입하지요. 책을 읽는 방법으로는 속독으로 읽을 책과 정독으로 읽어야 할 책을 구분하고, 정독으로 읽어야 할 책은 밑줄을 긋고 메모도하고 레이블이나 스티커를 붙이는 방법으로 표기를 해가면서 읽습니다. 그래야만 내용분류가 되고 내가 필요할 시 요긴하게 활용할 수가 있습니다. 그것들은 살아있는 지식이 되지요.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독서
나에게 있어서 독서는 지식습득의 기쁨을 줍니다. 그리고 감동 있게 읽은 책으로부터 얻는 영감이 어떤 순간의 감정들과 융합되고, 상상력을 자극하여 어떤 특별한 아이디어를 생산하게 하는 도화선이 되곤 하지요. 또한 독서는 다른 사람들의 사고나 삶을 통해 자기 자신의 삶에 접근하는 다양한 방법을 일깨워줄 수 있습니다. 독서는 창의적인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나에게 길잡이가 되어 줍니다.
제 곁에는 언제나 책이 있습니다
특별히 책 읽는 시간을 따로 두는 게 아니라 틈만 나면 책을 보고, 읽습니다. 나에게는 직업상 보는 책과 읽는 책이 구분되어 있습니다. 여행을 할 때는 여행할 때 읽기 좋은 책, 거실에서는 소파위에 드러누워 보기 좋은 책, 침실에서는 침대머리에 두어 잠자리에서 읽기 좋은 책, 연구실에는 연구실에서 읽어야할 책, 작업실에서는 작업할 때 보아야할 책 등, 한권의 책을 다 읽고 다음 책을 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 권의 책을 여러 장소에서 봅니다.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그런 습관이 들었습니다. 이게 나에게는 자연스럽고 편안합니다.
나의 전공 Visual language
우리들은 어릴 적부터 말하고, 글을 읽고 쓰는 법을 배웁니다. 그러므로 문자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인 Verbal language에 익숙해지죠. 그러나 시각디자인에서 주로 다루는 Visual language의 문법에는 익숙하지 못합니다. Visual language는 읽는 것보다는 보는 것을 우선하기 때문에 보는 능력에 따라 커뮤니케이션의 정도가 달라집니다. 즉 Visual language의 단어능력(보고 해석하는 능력)이 좌우합니다. 우리가 글을 잘 읽고 훌륭히 쓰려면 충분한 단어를 알고 있어야 하듯이 Visual language의 단어능력과 구성능력을 키워야 정확히 볼 수가 있으며, 나아가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이런 능력은 하루아침에 획득할 수 없고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노력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불행히도 Visual language는 그 특성상 Verbal language만큼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시각디자인에 관련한 책 중에 일반인들이 읽기가 쉬운 책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지만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의 원리, 적용, 쟁점을 다룬 포괄적인 입문서인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의 이해", 존 바워즈(John Bowers)지음, 박효신 옮김, 디자인하우스, 2002, 그리고 "영상커뮤니케이션과 사회 (영문제목은 Ways of Seeing)", 존 버거(John Berger)지음, 강명구 옮김, 나남출판, 1991가 시각디자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독서는 삶에 있어서 공기와 물과 같은 존재다
한 개인이 살 수 있는 수명이 고작 100세 미만이고 살아있는 동안 경험하고 익힐 수 있는 것들이란, 유구한 역사의 관점에서 보면, 한 점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한 것입니다. 독서는 수 천년동안 우리 인류가 경험하고, 탐구하고, 연구하여 축적해온 지식과 지혜들을 시공간을 초월하여 습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젖소가 풀을 많이 뜯어먹어야 젖을 많이 생산하듯이, 우리는 독서를 많이 해야 풍부한 지식과 지혜를 생산해낼 수 있고 또한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어떤 부류의 사람들이든 간에 독서는 그 사람의 문화지이고 정체성입니다. 그러므로 독서는 여러분의 삶에 있어서 공기와 물과 같은 존재입니다.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책을 쓰고 싶어요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쓴 책들로부터 얻은 지식과 지혜가 모여 오늘의 내가 되었지요. 그 분들에게 빚을 졌습니다. 이제 내가 그 빚을 후배들에게 갚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태 수많은 사람들이 생산해 놓은 지식과 지혜를 습득하여 활용하고 소비하는데 급급했다면, 이제 내가 지식을 생산해야할 차례입니다. 즉 지식의 소비자에서 지식의 생산자로서의 임무를 다하는 것입니다. 작가의 길을 매진해 온 내가 이제, 저자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그런 책을 쓰는 것이 나의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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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근원수필
김용준 ㅣ 열화당 ㅣ2009년 | 성곡도서관 링크
"새 근원수필"은 1948년 을유문화사에서 처음 출판된 "근원수필"에 당시 실리지 못했거나 그 후 발표된 글을 엮은 '김용준 수필'의 완결판이다. 김용준은 동양화가이자 미술평론가, 한국미술사학자, 수필가, 교육자로서 서울대학교 동양화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동국대 사학과에서 미술사를 가르쳤다. 1950년 전쟁을 맞아 월북하여 평양미술대학 교수, 조선미술가동맹 조선화분과위원장을 거친 특이한 분이다. 동양화가이며 미술사학자인 그는 시를 읊조리듯, 날카로운 비평의 칼날에 마주치듯, 잘 짜인 단편소설에 빠져들듯, 한국인의 정서에 와 닿는 이슬처럼 맺혀있는 글들을 남기고 갔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의 감칠맛 나는 보석과 같은 글이 내안에 머물고 있음을 느낀다. 비록 옛날의 시대감각으로 쓰여 졌지만 수필문학은 물론 미술, 디자인정신사를 동시에 탐구하는 일거양득과 함께 지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는 그의 지성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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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와 이쑤시개(Toothpicks & Logos: Design in Everyday Life)
존 헤스켓 ㅣ 김현희 | 세미콜론 ㅣ2005년 | 성곡도서관 링크
현대디자인을 압축해서 소개하는 이 책은 스타일과 취향을 넘어 문화와 개인에 따라 사물이 어떻게 변용되는지 탐구한다. 저자는 우리 일상에서 디자인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 주며 디자인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변화시킨다. 또한 디자인이 미래에 우리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 기술과 인간이 더 친밀하게 만나는 데 디자인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제시하며, 디자인에 접근하는 방식을 해박한 식견으로 해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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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탄생(Sparks of Genius)
로버터 루트번스타인, 미셀 루터번스타인 | 박종성 ㅣ 에코의 서재 ㅣ 2007년 | 성곡도서관 링크
이 책은 '창조적으로 생각하기'에 관한 책이다.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정신'들의 경험을 둘러보는 것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생각하기'라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며 생각하는 법을 어떻게 배우는지, 창조적 사고가 무엇인지에 관한 본질을 보여준다. '창조적으로 생각하기'를 통해 우리는 과학, 예술, 인문학, 그리고 공학기술 사이에 놀라운 연관성이 있음을 알게 해 준다. 또한 이 책은 미래의 예술가, 과학자, 인문학자, 기술자들이 세계를 아름답게 재창조하는 데 필요한 통찰을 보여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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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의 디자인(Design of Design)
하라 켄야 ㅣ 민병걸 | 안그라픽스 ㅣ 2007년 | 성곡도서관 링크
이 책에서 저자는 디자인이란 물건을 만들거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생생하게 인식하는 것이며, 뛰어난 인식이나 발견은 생명을 지니고 생활을 영위하는 인간으로서의 기쁨과 긍지를 갖게 해 준다는 것을 자신의 경험과 실제의 디자인 프로젝트를 소개하면서 찬찬히 설명하고 있다. 행위로서의 디자인을 언어화하는 것도 사회와 마주하는 디자인 행위의 하나로 간주하며, '디자인의 디자인'은 디자인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을 소외시키기보다는 디자인은 단순하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이 책에서 알려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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