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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서재는 마법의 동굴이다
저에게 서재는 마법의 동굴입니다. 서재는 혼자만의 공간이지만 혼자 있으면서도 혼자만 있는 것이 아닌, 즐거운 고독을 즐기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리적으로는 동굴처럼 폐쇄되어 혼자만의 시간을 방해받지 않은 곳이지만 독서를 통하여 저자와 소통하기도 하고 그 시대의 문화, 경제, 사회상 등을 알아갈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마법의 동굴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서재는 학생들과 제가 소통하는 장소이기도 하고 동료 교수님들과 소통하는 장소이기도 하지요. 연구실에 회의용 탁자를 가운데 두는 이유도 그러한 소통을 하기 위한 저만의 방법입니다. 그래서인지 학생들이 서재 문을 두드릴 때 머뭇거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연구실에 있는 동안에는 가능하면 문을 열어 두는 편입니다.
현장에서의 정답은 하나가 아니다
유학 시절 초창기에 읽었던 책들 중에 "The Art of Lawyering"이란 책이 있어요. 그 책은 법률을 공부하는 저에게는 굉장히 큰 충격이었죠. 그 책 속에 이런 말이 있어요. '현장에서의 정답은 하나가 아니다.' 학생시절에 법률을 공부하면서 이분적으로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은 거예요. 저 또한 그랬고요. 이 점이 저에겐 신선한 충격이었죠. 항상 선과 악을 생각하고 접근하려고 했는데 막상 현실에서는 선하기만 한 사람도 악하기만 한 사람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죠. 법학에 대한 생각뿐 아니라 사물을 보는 사고의 틀을 바뀌어 버렸어요. 그래서 학생들에게 어떠한 일에 대해 판단할 때에는 유연한 자세를 가지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반대의 입장을 통해 균형적인 생각을 갖는다
저는 전공에 관련한 책을 선정할 때 주로 비판적으로 고찰하는 책을 선정합니다. 예를 들자면 베나드 마넹의 "선거는 민주적인가"이란 책인데요. 이 책은 현대의 대의제 민주주의의 원칙에 대하여 비판적으로 고찰하는 책이에요. 민주적인 사회에서 살다보면 민주주의에 대해 너무 익숙해져서 오히려 편협하게 생각할 수 있어요. 이 책은 그런 점을 바로 잡아줄 수 있어요. 이러한 반대의 입장을 가진 책들을 보면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균형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거든요. 저는 학생들이 이러한 균형잡힌 시각을 갖길 바래요. 자신이 하고 있는 생각이 무조건 원칙이고 옳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민주적인적 의견, 또 그 반대의 의견을 다 접해봐야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고 균형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현재를 정확히 보고 미래를 확장해 나아가길 바래요
미국에서 공부를 하면서 저는 참 미국사회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았어요. 그때 당시 읽었던 책 중에 미국사를 다룬 역사책이 있었는데 굉장히 객관적으로 미국이 발전해온 모든 것을 써놓은 책이었어요. 그 책을 보면서 '아 미국이란 나라가 이런 나라구나.' , '미국이 이런 제도를 어떠한 과정 때문에 갖고 있구나.'하며 미국이란 나라를 조금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20대들에게도 우리나라 역사책을 권해주고 싶어요. 학생들은 우리나라의 지난 과거를 살아오지 못했기 때문에 오늘날 왜 이런 제도와 문화가 있는지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역사가 담겨진 책을 통해 현재를 정확히 보고 또 그렇게 미래를 확장해 나아갔으면 해요.
독서가 주는 즐거움들
독서의 가장 대표적인 장점은 독서를 통해 어디서든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그리고 독서를 통해 얻은 간접경험으로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죠. 평소에는 경험해볼 수 없는 일들을 마음껏 경험해보고 또 느껴볼 수 있는 방법이 독서라고 생각해요. 그 다음으로 독서의 장점은 지루한 시간을 메꿔줄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아요. 잠이 오지 않는 밤 또는 시간이 비는 때의 독서는 큰 즐거움이에요. 저는 일 년에 두 번정도 시험 문제 출제를 하러 핸드폰이나 각종 기기들이 없는 곳에 감금되곤 해요.(웃음) 그럴 때 책을 들고 가면 정말 좋아요. 시간도 잘 가고 여러 종류의 책들을 읽을 수 있거든요. 제 전공의 책이야 항상 볼 수 있고 매일 보지만, 그 외의 전공 책과 일반 소설책들 같은 경우는 시간 내서 읽기 어렵기 때문에요.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언제든지 책을 꺼내보길 바랍니다.
책이란 항상 곁에 있을 수밖에 없는 것
저는 책을 시간 나는 데로 봐요. 기차나 버스나 짧은 이동시간이 생기면 책을 보곤 합니다. 틈날 때마다 장소와 시간을 정해놓지 않고 수시로 봐요. 연구실에서는 전공 관련책을 보게 되고 집에서는 전공관련 외의책, 예를 들어 경제관련 책이라던가 소설책 등 긴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봐요. 그렇게 편한 상태에서 책을 읽다보면 밤을 새가며 뚝딱 한 권을 다 읽기도 하지요. 소설이라는 게 사람을 푹 빠지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최근에 두 권짜리 책을 한 번에 다 읽은 적이 있어요. 이제 그만 읽어야지 하면서도 계속 손에서 못 놓게 되고 그러다 보니 두 권을 모두 한자리에서 다 읽게 되었죠. 그런데 그렇게 푹 빠져서 볼 만큼 재미있던 책도 시간이 지난 후 다시 보게 되면 새롭게 느껴져요. 그러한 점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인 것 같아요. 또 그렇게 여러번 읽음으로서 제 것이 되고 계속 머리 속에 맴도는 부분은 강의할 때 이용하기도 하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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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는 민주적인가
버나드 마넹 ㅣ 곽준현 | 후마니타스 ㅣ 2004년 | 성곡도서관 링크
현대 대의 민주주의의 원칙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다룬 책이에요. 대의 정부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가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책으로서 학생들에게 비판적인 시각을 보여주는 책이죠. 민주주의에 비판적인 생각이라고 꼭 나쁜 것은 아니에요. 현재 우리의 원칙에 반대의 입장을 알고나면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서 균형있고 자유로운 판단을 할 수 있게 되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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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실패한 신인가
한스헤르만 호페 ㅣ 박효종 ㅣ 나남 | 2004년 | 성곡도서관 링크
군주제, 민주주의 및 자연적 질서의 경제와 정치에 대해 논의한 책으로서 이 책 또한 우리가 갖고 있는 민주주의 선거에 대해 꼭 그래야 하느냐 하는 비판을 다룬 책이에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로마를 민주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로마는 민주적이지 않은 부분도 있었어요. 선거를 할 때 투표가 아닌 제비뽑기로 한다던가 하는 경우가 말이죠. 그런데 재미있는 건 제비뽑기로 뽑았음에도 불구하고 투표를 통해 뽑힌 사람들보다 정치를 잘 못하느냐, 그건 또 아니었거든요. 그러한 민주주의에 대한 비판의식을 접해볼 수 있는 책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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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지
캐스 R. 선스타인, 리처드 H. 탈러 ㅣ 안진환 | 리더스북 ㅣ2009년 | 성곡도서관 링크
사람들이 보다 자유로운 삶의 방향을 선택하도록 도와주는 책이에요. 개인이 사회에 최선이 되는 결정을 보다 쉽게 선택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는 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사항들에 대해 수시로 결정을 내려야 하지만, 부적절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러한 잘못된 선택을 현명하고 올바르게 바꿔줄 수 있는 책이에요. 또한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알기 쉽게 설명되어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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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드 락
마이클 헬러 | 윤미나 ㅣ 웅진씽크빅 ㅣ 2009년 | 성곡도서관 링크
제가 관심을 많이 두는 법률 쪽과 경제 쪽을 모두 볼 수 있는 책이에요. 경제학적이면서도 법률적인 부분을 다루고 있죠. 예를 들어 암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특허 받은 권리들을 이용해야하는데, 모두 다 자기 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어요. 조금만 생각한다면 치료제는 나올 수 있는데 말이에요. 그렇게 법과 경제를 나름 쉽게 다루고 있는 이 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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