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의 서재

Episode 23. 이종은 교수님 (사회과학대학 정치외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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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책 이야기 Title Bar
나에게 서재는 나의 사고를 위한 공간이다

저에게 서재는 "나의 사고를 위한 공간이다."라고 정의하고 싶어요. '서재'라고 하는 것은 자신만의 공간이기 때문에 자기 자신이 조용히 앉아서 오늘 하루 있었던 일, 지난 일, 혹은 독서 중이었다면 지금 읽고 있는 책의 내용 등을 곰곰이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서재에 여러 분야의 책들을 가져다 놓아요. 한 분야의 책이 아닌 여러 분야의 책은 저에게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서재는 자신의 사고를 위한 공간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지금까지의 책

제가 어렸을 적, 그때 당시에는 만화책이 유일한 오락거리였습니다. 그래서 만화책을 많이 읽었어요.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탐정의 이야기를 다룬 만화책을 많이 읽었던 것 같아요. 점점 크면서 그 이후로는 제가 잡식성이라 그런지 여러 가지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가리지 않고 읽었었죠. 대학교를 들어가서도 저의 전공인 정치학 도서보다는 철학책을 많이 읽었어요. 저의 일생에 영향을 미쳤던 책을 들어보라고 하면, 공자의 논어, 노자의 도덕경, 주역, 플라톤의 국가론,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 비트겐쉬타인의 Tractatus Logico-Philosophicus, 비트겐쉬타인의 Philosophical Investigations 인 것 같습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구절이 있어요. 논어의 '다른 사람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해서 화내지 않으면 가히 군자라고 말할 수 있다.'라는 구절인데 저에게 철학책의 한 구절 한 구절은 모두 가슴에 와 닿습니다. 여러분들이 모두 아는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라는 구절 또한 철학책을 통해 알게 된 말이었죠. 철학책을 주로 읽으면서 철학이 저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지금까지도 정치사상을 다룬 철학책을 즐겨 읽는 편입니다.

 

 

저는 책에 줄을 그을 때 볼펜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저는 책을 매우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책에 줄을 그을 때도 볼펜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항상 연필을 사용해요. 도서관에서 빌리는 책 같은 경우에 나중에 지울 수 있어야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이니까요. 하지만 도서관 책이 아니라 제 책이라 해도 저는 연필만 사용합니다. 저의 책도 남들이 볼 수 있잖아요. 도서관 책을 보면 어떤 학생들은 페이지를 한 장 찢어서 가져가는 학생도 있고 색연필이나 볼펜으로 줄을 그어 놓는 학생들도 있어요. 하지만 그러다 보면 다른 사람이 책을 충분히 읽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도서관 책이던 제 책이던 간에 연필을 사용합니다. 책에 손상을 주지 않기 위해 포스트잇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手不釋卷(수불석권): 손에서 책을 놓지 아니하고 늘 글을 읽음

저는 항상 책을 보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 알맞은 책을 읽습니다. 예를 들어 정신이 맑을 시간 때에는 어려운 내용을 다룬 책을 읽는 편이고 정신이 느슨한 오후에는 비교적 쉬운 책을 읽습니다. 시간뿐만 아니라 장소에 따라 읽는 책도 달라요. 집에서는 보통 가벼운 책을 보는 편이고 연구실에서는 무거운 책을 읽습니다. 옛말에 '수불석권'이라는 말이 있어요. 그 말은 손에서 책을 떼지 않는단 말이에요. 요즘 학생들 또한 손에서 책을 떼지 않을 정도로 독서를 자주 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저는 전철이던지 어디든지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독서를 하는 편입니다. 흔들리지 않고 밝기만 하면 책은 어디서든 읽을 수 있어요.

고전도서의 중요성

책을 선택할 때 항상 '무슨 책을 읽을까.' 하는 문제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예전에 어느 날 학생들에게 '무슨 책을 주로 읽나'하고 물어본 적이 있어요. 그때 학생들의 답변은 대부분 신문, 잡지에 실린 베스트셀러 책이었습니다. 물론 추천 도서도 좋지만 우선 학생들이 먼저 읽어야 하는 책은 바로 고전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전은 교양이랑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교양도서가 인문사회계열이라고 생각하지만 교양도서는 인문사회계열만이 아니라 자연 계열과도 연관되어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고전이며 또 교양에 해당합니다. 대학시절에 인문사회계열, 자연과학계열 가릴 것 없이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해요. 융합적인 교양책이 중요하죠.

자신의 사고의 폭을 넓히자

사람들이 책을 읽는 이유는 개인의 경험하고 사고는 제한되어있기 때문입니다. 남이 쓴 책을 읽으면서 남의 사고와 경험을 내가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자에 주목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는 이유는 자신의 사고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인 것 같습니다. 사고의 폭을 넓힌다는 것은 자신이 겪지 못한 다른 사람의 경험을 자신의 경험으로 쌓는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학생들이 꾸준히 교양지식을 쌓을 수 있는 좋은 도서들을 많이 읽었으면 합니다.

저는 정치에 사실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제가 정치외교학 교수이다 보니까 정치나 외교에 관심이 많은 줄 아세요. 하지만 저는 정치에 사실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웃음) 우스운 이야기 같이 들리겠지만 제 생각엔 정치학을 하는 사람은 정치를 잘 못해서 하는 것 같고, 법을 전공하는 사람은 법을 잘 모르기 때문에 전공하는 것 같아요.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 공부를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법학전공자가 되거나 저처럼 정치학 교수가 된 것이죠. 결국에 저는 정치에 관심이 있어서 정치학을 전공했다기 보단 오히려 정치에 문외한이기 때문에 정치가 뭔가 알기 위해서 공부를 많이 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오늘날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아예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볼 수도 없어요. 정치보다는 정치에 관련된 사상인 철학에는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잘 못하기 때문에 알고 싶던 정치와 제가 좋아하는 철학을 합쳐 결국 정치사상에 관심이 생긴 것 같아요.

책을 읽음으로써 자신의 생각에만 빠져 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요즘 세상이 미디어가 발달한 세상이라서 그런지 이어폰을 항상 끼고 다니는 학생들을 많이 봤습니다. 미디어 세상도 좋지만 너무 미디어 쪽만 접하다 보면 다소 단편적인 지식만을 쌓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읽으면서 그 책의 내용이 무엇인가 곰곰이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책은 혼자만의 생각에만 빠지지 않기 위해 남의 생각을 읽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책을 많이 읽음으로써 자신의 생각에만 빠져 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저는 20대 학생들에게 미디어 문화만 접하고 이어폰을 달고 사는 것도 좋지만 그래도 책을 항상 읽으며 자신에 대해 곰곰이 또 항상 생각해보길 바랍니다.



사람답게 살려면 교양지식이 있어야 합니다

제 전공이 정치사상이잖아요. 정치사상이라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단지 사람들의 사이가 원만해지고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사는 것이 정치사상입니다. 그것이 저의 꿈이기도 하고요. '정치사회를 어떻게 조직하면 사람들이 마음 편하게 잘 살 수 있을까.'하고 많이 생각을 해보았어요. 그렇게 생각한 끝에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방법은 교양지식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어떤 존재이고 자신하고 다른 사람하고 관계가 어떻게 설정되어야 하는가를 생각함에 있어서 그 생각을 올바르게 하는 것이 바로 교양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교양도서를 통해 올바른 지식을 습득함으로써 모두 원만하고 평화로운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내 인생의 책 Title Bar

논어
공자 저 | 홍익출판사 | 2005년 | 성곡도서관 링크

우리는 유교문화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자의 논어 정도는 꼭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논어라는 책이 굉장히 어려운 학문 같지만 사실 그렇게 어려운 소재를 다룬 책이 아니에요. 오히려 평범한 이야기만 다루고 있죠. 그렇지만 그 속에서의 진리가 중요합니다. 우리 사고의 폭을 넓히는 데에 논어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해요. 큰 역할을 하는 책인 논어 정도는 꼭 한번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 정치학
아리스토텔레스 저 | 숲 | 2009년 | 성곡도서관 링크

아리스토텔레스의 전집을 모은 책 중에 가장 읽어볼 만한 부분이 정치학입니다. 국가론 혹은 정치학이라고 하면 정치에만 연관되어 있는 것 같아 보이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을 읽다 보면 정치뿐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주제가 섞여 나타난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제가 정치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흥미가 있던 것은 아니에요. 정치에 관한 이야기도 물론 있지만 그 외의 이야기 또한 융합되어 있으니 꼭 한번 읽어보세요. 철학사상 혹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느냐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데모크라토피아를 향하여
김비환 저 | 교보문고 | 2000년 | 성곡도서관 링크

'데모크라토피아'는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인 김비환씨가 쓴 책인데 일반인들도 읽기 쉽게 잘 정돈되어 있는 책이에요. 정치 일반에 관한 기본지식을 바탕으로 다룬 책으로써 민주주의의 의미와 역사, 민주주의의 이상들, 그리고 민주주의의 실현에 필요한 문화적 조건들에 대하여 적혀있습니다. 결국 유능하고 덕스러운 민주시민이 되라는 교훈을 담고 있어요. 정치에 문외한인 학생들 또한 쉽게 읽고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니 한번 접해보길 권합니다.

 


취재 웹기자 5기 현정원, 취재 웹기자 7기 모상우 - 2012.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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