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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토크 人]2009 칸느 초청 정유미 감독 인터뷰

 

 내 자신이 영화감독이 되었다고 상상해보라. 그리고 어느날 칸이라는 곳에서 내 영화를 초청하고 싶다는 전화가 왔다. 어떤 기분일까?

 세계의 수많은 영화인들이 칸의 레드카펫에 서길 꿈꾼다. 그리고 2009년 한국에서 박찬욱, 봉준호 감독과 함께 <먼지 아이>로 칸의 레드 카펫을 밟은 정유미 애니메이션 감독(이하 감독)이 있었다. 그녀가 말하는 영화와 학창시절, 그리고 꿈.

 

 Scene. 1 <먼지 아이> 그리고 칸 

 

 Q. <먼지 아이>라는 작품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추운 겨울, 오후 늦게까지 누워 있던 유진이라는 아이는 자신의 침대 위에서 조그만 먼지 아이를 발견해요. 그리고 집안 청소를 결심하죠. 집안 구석구석을 청소하던 유진은  또 다른 먼지 아이들을 발견하죠. 청소를 해도 다시 쌓이는 먼지처럼 사람은 항상 걱정이 가득하지만 그것을 인정하고, 결국은 다시 힘을 내기 마련이라는 주제를 표현한 작품이에요.

 Q. 칸에 다녀온 소감을 간단히 이야기 해준다면?

 항상 우리나라 안에만 있었어요. 저에게 외국 여행은 짧게 일본을 다녀온 것이 전부거든요. 그래서 외국은 어떻게 볼까? 어떻게 작업을 할까 많은 것들이 궁금했어요. 같은 시대 같이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저마다 다양한 스타일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던 시간들 이었어요. 말이 안통해서 조금 답답한 면이 있었지만, 그래도 많은 관계자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시고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했죠. 칸의 경험은 조금 다른 문화와 다른 사람들을 만나 기쁜 시간들이었어요.

 

 Scene 2. 대학생 정유미

 


 Q. 대학생활이 영화감독에 있어서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저는 00학번으로 국민대학교 회화과에 입학했습니다. 사실 회화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원래부터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있어서 대학진학 때 과에 있어서 고민을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회화과에 오고 나니 그림이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그 전에만 해도 3D 애니메이션이나, 오브제 애니메이션에 더 관심이 많았거든요. 아마 회화과에서 여러 작업을 한 덕분에 자연스럽게 2D 애니메이션으로 작업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몰라요.

 Q. 어떻게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특별한 계기가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고등학교 때 처음 퀘이형제(미국)의 작품사진을 보고 나서 ‘이게 내가 잘 할 수 있는 거야’ 라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고요. 그 작품은 인형을 가지고 만든 오브제 애니메이션이었어요. 그래서 고2까지 공부를 하던 여학생이 돌연 미술 공부를 하기 시작했죠. 그러다가 회화과에 입학하면서 그림이 너무 재미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2D 애니메이션에도 관심이 많아 진 것 같아요.

 

 Scene. 3 그리고 꿈

 


 Q. 앞으로 어떤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은지?
 

 많은 이들이 거대자본이 들어간 3D 애니메이션 같은 것을 좋아하시는데, 저는 솔직히 그렇게 상업적인 작품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에요. 2D 만의 손맛이나 아날로그적인 면이 가치가 있는게 아닐까 생각하거든요. 혹시나 내 스타일에 그것이 맞는다면 가능하겠지만, 직접적으로 제가 나서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리고 내가 사는 이 곳(대한민국)을 알리는 것도 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배경하나하나 그리는 데 있어서도 배경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 있는 것을 나타내는 그런 애니메이션을 그리고 싶어요.

 그리고 아직까지는 단편만을 만들어서 장편 1~2편 만들고 싶어요. 단편과 장편은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세세히 준비하고, 강약 조절, 재미 등을 고려하여 관객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을 만들꺼구요. 작업이 끝나면 외국에 나가서 대학 때 공부하던 회화공부나 일러스트를 공부하고 싶어요.

 

 Last Scene. 후배들, 그리고 나에게

 

 저도 여기까지 왔지만 아직도 앞이 보이지 않아요. 자신감이 조금 높아졌다는 것 밖에 매번 정해진 것은 없으니까요. 할 수 있을까? 할 수 없을까? 를 항상 고민하며 조금씩 불안하게 나아가지요. 그러나 안정적인 삶이 그리워지고, 편안한 삶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항상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 돌아보면 그래도 뚝심을 가지고 끝까지 가봐야 된다는 오기가 생기곤 하죠. 꿈을 가진 사람이라면 밀어 붙여야 할 필요가 있으니까요.

 꿈을 가졌다는 것은 나에게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구별할 줄 안다는 말이에요. 이것을 놓치지 않기 때문에 발전할 수 있는 거거든요. 이것에 후배 그리고 나에게 하고 싶은 한마디에요. ^^

 

 

 인터뷰를 하면서, 오늘도 어두운 미래에 꺼지지 않을 조그만 초를 밝힐 그녀의 눈을 보았다. 앞으로 멋진 영화감독이 되길 바라며. 

우리도 인생에 있어서 영화감독임을 잊지 말자. 인생에 있어서 나 자신이 영화감독이라는 것을. 희극이 되느냐 비극이 되느냐는 감독 자신에게 달려있다. 어서 준비하자 클라이맥스를 찍을 순간이 다가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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