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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디자인 코리안 영 파워] 스페인 ‘망고 패션 어워즈’ 1등 이진윤(의상 98) 동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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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갓, 서양에 없는 미묘한 매력 있죠” 《지난해 10월 20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카탈루냐 국립박물관. 제3회 ‘망고 패션 어워즈’ 시상식 겸 파티에 참석한 할리우드 여배우 스칼릿 조핸슨이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젊은 동양인 남자와 인사를 나누며 활짝 웃음 지었다. 그날 자신이 신고 있는 신발을 만든 디자이너였다. 조핸슨이 신은 신발은 지난해 3월부터 패션브랜드 망고의 92개 국가 1260여 매장에서 ‘이진윤 포 망고’ 상표로 팔린 제품이었다. 한국인 패션 디자이너 이진윤 씨(33)의 감각이 세계 여성들로부터 선택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씨는 세계적 디자이너 장폴 고티에와 함께 망고 패션 어워즈 출품작을 심사했다.》 이 씨에 대한 세계의 주목은 2009년 이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들었다. 대구의 영남이공대 의상디자인학과를 나와 국민대 의상학과에 편입한 뒤 홍익대 대학원 산업미술학과에서 공부한, 30대 초반의 재능 있는 국내 디자이너였을 뿐이다. 낭중지추(囊中之錐)의 예리한 감각이 빛을 발한 순간은 2009년 4월 스페인 망고 본사에서 열린 제2회 망고 패션 어워즈였다. 그는 선비의 갓과 옷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1등 상금 30만 유로(당시 약 5억 원)를 차지했다. 당시 심사위원장이었던 미국의 유명 디자이너 오스카 데 라 렌타는 그의 작품을 “고급스러운 간결함”으로 평했다. 1등 수상자에게는 망고의 세계적인 유통망을 통해 자신의 작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그것이 ‘이진윤 포 망고’였다. 10종의 옷과 구두, 가방 등을 디자인했는데 모든 아이템이 전부 팔려 나가는 성과를 얻었다. 그가 추구하는 디자인의 콘셉트는 ‘한국의 감성’이다. 망고 패션 어워즈 수상작품은 선비의 갓에서 영감을 받았고, 2010년 1월 처음으로 참가한 파리 오트쿠튀르의 주제는 ‘숯’이었다. 검은색과 회색을 띠면서도 빛에 따라 다른 느낌을 주는 숯의 성질을 표현하려 했다. 쇼에 사용된 음악은 우리 전통 부엌의 아궁이에서 불을 지피는 소리를 녹음해 사용했다. 7월 파리 오트쿠튀르의 주제는 ‘색즉시공, 공즉시색’이었다. 결혼 예복을 통해 삶과 죽음, 인연을 풀어냈다. 망고 패션 어워즈 출품작 주제를 ‘선비의 갓’으로 잡은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그는 “디자인 공부를 하면서 늘 조선의 복식에 관심을 두었다. 선비의 갓과 상투가 표현하는 빛과 그림자를 작품에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갓 속으로 보이는 상투는 현대 패션의 ‘시스루 룩’(속이 비치는 패션)과 통하고, 검은 갓과 흰 옷을 조화해 입었던 옷차림은 현대적 흑백 조화로 되살리기에 손색없는 색감 대비였다. 한국적 정서와 감성을 고급스러운 현대적 미감으로 풀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복을 그대로 변형하는 건 창작물이라기보다 민속의복에 가깝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한국의 옷은 서양의 옷과 다르게, 입었을 때 어깨가 약간 숙여지고 옷자락을 감싸는 그 태도가 아름답다. 세계인들이 이러한 감성을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서양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적 감성을 표현하기 위해 고급 한복에 쓰이는 ‘실크 오간자’ 소재를 즐겨 사용한다. 모시에 비단과 한지를 섞어서 만든 독특한 소재다. 현대적 디자인을 위해 이 실크 오간자를 독창적으로 가공한 뒤 아나콘다 가죽과도 조화시키는 것이 그의 매력이다. 자신이 추구하는 디자인 세계에 대해 그는 “대중의 관심을 받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지는 않지만 디자인을 할 때는 늘 간결(Simple)과 미묘(Subtle), 지속가능(Sustainable)을 염두에 둔다”며 “간결하면서 미묘한 매력이 있는, 그래서 사람들이 계속 지니거나 입고 싶어 하는 디자인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자신과 같은 꿈을 추구하고 있는 젊은이들을 위해 그는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을 통제하고, 꾸준하게 한 우물을 파는 것을 즐길 필요가 있는 것 같다”는 조언을 다소 겸연쩍어하며 들려줬다. 지금도 그는 끊임없이 배우고 있다. 웨딩드레스부터 테일러드 재킷, 코르셋, 속옷 제작을 배운 것은 물론 최근에는 제화과정도 마쳤다. 2월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 디자인공예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뒤에는 미국에서 패션경영과정을 밟을 계획이다. 지금은 1월 25일 시작되는 파리 오트쿠튀르 준비로 바쁘다. 파리 크리용 호텔에서 열리는 쇼에서 조선 선비 의복의 흑과 백, 화려하고 파격적인 색동 색깔을 활용한 의상을 선보인다. 디자이너로서의 생애 계획을 묻자 그는 “오간자로 만든 블라우스와 드레스를 세계 시장에 내놓기 위해 시리즈를 개발해 뒀다”며 “전 세계 매장에 ‘LEE JEAN YOUN’의 오간자 시리즈를 내놓기를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윤 대표는- ○ 2011년 1월 파리 오트쿠튀르 참가 준비 중 <학력> 원문보기 : http://news.donga.com/3/all/20110119/34046713/1 출처 : 동아일보 기사입력 : 2011-01-19 0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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