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이나 스타가 아닌데 주목받는 연극에서 주연으로 캐스팅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안승균(23)은 연극 '렛미인'에 지원, 6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주인공 역을 따났다. 뱀파이어 소녀 일라이와 외톨이 소년 오스카의 가장 매혹적이고 잔인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에서 안승균은 오스카를 열연했다. 유명한 작품이고, 상대 역에 박소담이 캐스팅돼 주목도가 더 올라간 연극이었지만 안승균은 긴장감을 내려놓고 제대로 무대를 즐겼다. 단단한 연기력과 연기에 대한 소신 때문에 신인 답지 않은 대담함과 '깡'이 느껴지는 안승균. 덕분에 연극이 막을 내린 후 그를 향한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한 데 쏠렸다.
-6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 됐다고.
"4차까지 오디션을 봤다. 1차는 서류 접수, 2차는 연기, 3차는 워크숍, 4차는 최종 면접이었다. '렛미인'은 영화를 먼저 재밌게 봐서 연극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비행소년'이라는 작품을 하고 있어서 사실 오디션도 지원 못 할 뻔 했는데 '비행소년' 연출님이 보고 오라고 해줘서 오디션을 봤다. 토월 극장이 꿈의 무대라 더 간절히 하고 싶었는데 합격해 정말 신기했다. 오디션 때 긴장을 안하고 오히려 신나게 즐기면서 했는데 결과까지 좋아서 더 기뻤다."
-올해로 스물셋이다. 배우치고는 늦게 데뷔한 편이다.
"작년에 데뷔했다. 대학은 재수하고 국민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했다. 몸이 좀 안 좋아져서 1년 휴학을 했고, 이런 저런 개인적인 사정이 겹치면서 데뷔가 좀 늦어졌다. 처음엔 주연의 커버 역을 하다가 이렇게 주인공까지 하게 됐다."
-박소담과의 호흡은 어땠나.
"나 보다 더 연극 쪽에서 경험이 많고 연기도 워낙 잘해서 처음엔 부담이 됐다. 인지도 때문만이 아니라 선배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부담감은 있었다. 부족하고 교감을 잘 못하면 내 연기 실력이 들통나거나 상대 역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이라 더 조심스럽게 노심초사하면서 연기했던 것 같다. 하지만 무대에 오른 순간엔 부담감을 내려좋고 캐릭터에만 몰입했다."
-원작 영화 '렛미인' 속 캐릭터를 살릴려고 했나.
"나만의 한국적인 오스카를 만들려고 했다. 대본을 읽은 뒤 외국팀들이 만든 오스카와는 내가 잘 맞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소설책까지 읽으면서 나만의 오스카를 완성하려고 했다."
-학창시절 스트리트 댄서 활동을 했다던데.
"고등학교 1학년 때는 춤에 미쳐있었다. 그러다가 연극을 처음 보고 연극의 매력에 빠졌다. 학교 신입생 환영회 때 처음으로 학교 선배들이 하는 연극 공연을 봤는데 너무 멋있어서 커튼콜 때 오열했다. 그걸 보고 연기를 해야겠다고 했다."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 출신이다.
"학교 다닐 때 연예인들이 많았다. 설리, 혜리, 수지가 다 동기다. 특히 설리와는 3년 내내 같은 반이었다. 학교 특성상 연기나 노래를 잘 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더 자극을 받았던 것 같다. 학교 다닐 땐 혜리가 제일 잘 될 줄 알았다. 학교 다닐 때 이제 갓 데뷔했을 때였는데 지금처럼 유명해지지 않았을 때도 잘 될 것 같았다."
-사실 연극이나 뮤지컬 배우는 배고픈 직업이라고 한다.
"잘 알고 있다. '마이맘'이라는 뮤지컬을 했을 때 확실히 느꼈다. 4개월을 시간 투자했는데 100만원도 못 받았다. 그 100만원도 4개월 만에 준다고 했는데 5개월 반이 지나서 줬다."
-영화나 드라마에는 관심없나.
"연기를 하고 싶은 것이기 때문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당연히 하고 싶다. 공연과 병행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조정석, 김무열, 조승우 배우 등도 다 공연을 하면서 영화나 드라마도 하지 않나. 나 역시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작품에서 만나고 싶은 배우는.
"배우 천우희를 좋아한다. 그녀의 연기를 좋아한다. '한공주' '써니' 등 출연한 작품을 다 재밌게 봤다. 작품에서 연기를 잘 하니깐 그 배우가 정말 매력적으로 보이더라."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안승균이라는 배우의 신뢰도를 높이고 싶다. 어떤 배우가 되면 좋을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 '렛미인' 이후 부모님도 지지를 해주신다.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 배우하기엔 키가 작은 편이라는 지적도 받는데 작은 고추가 맵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원문보기 : http://isplus.liv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9915935&cl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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