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서당 개가 무슨 긴 말을 하겠습니까.
제가 답답해서 번역을 해 보았습니다. 한문인지 한글인지 분간하기 힘든 번역과 해설 앞에서 작아지기만 하는 저를 위해 애를 썼으니 너그럽게 봐 주시기 바랍니다.
한자에 매달리기 전에 뜻이 통해야 무슨 말이라도 시작하지 않겠나 하는 안타까움이 있었고, 지난 10여 년 간 국민대학교 대학원 ‘문화교차학과’ 동학들과 공부하면서 ‘번역서로 공부하자’고 말해오던 제 자신이 책임진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자를 잘 몰라도 『논어』를 읽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논어』의 ‘스토리’를 엮어나가는 이야기꾼이 될 수 있도록 『논어』에 나오는 개념어들을 몸이 말하듯이 평상언어로 다듬었습니다. 글자에 매이지도 않았고, 글자를 무시하지도 않았습니다. 생경하더라도 ‘평상언어’를 상스럽다 여기지 않으시면 감사할 따름입니다.
『안심논어』라는 책의 제목은 제가 『논어』를 읽다보니 안심이 돼서 붙인 것입니다. 입만 열면 공포와 불안을 부채질하고, 결핍증을 유발시키는 것도 모자라 폭발시키는 세태 속에서 이 번역서가 작은 위안이 되기를 원합니다.
이 번역은 제가 한 것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 책에 공로가 있다면 모두 다 저를 가르쳐주신 전현 선생님 덕분입니다. 선생님이 전해 주신 ‘소리’를 듣고 깨달은 것을 글로 적은 것 뿐입니다. 그리고 동학과 후배님들의 격려와 가르침이 아니었다면 엄두도 못 낼 일이었기에 감사하는 마음 그지없습니다.
나를 사랑하시는 분들의 격려와 가르침에 힘입어 일을 벌이기는 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만용을 부렸다는 생각이 들고, 부끄럽기만 합니다. 그러나 이미 벌어진 일이니 어쩌겠습니까. 어떤 잘못도 제 것 아닌 것이 없으니 독자제현의 애정 어린 질정을 학수고대합니다.
즐거운 『논어』 읽기를 기대하며
조 중 빈
국민대학교 출판부. 464쪽. 1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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