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성한 에너지다. 시작은 배우였다. 취미로 시작한 카레이싱을 잠시 업(業)으로 삼았다. 한때 사업가였던 그는 몇 년 전부터 월급쟁이가 됐다. 화장품에서 출발해 콘텐츠 제작까지 왔다. 변화무쌍한 인생이다. 배우 혹은 카레이서로 불리던 그는 요즘 ‘단장’이란 직함을 추가했다. 이세창 애스터(ASTER) 문화사업 단장의 이야기다.
임원실이라 적힌 그의 방에는 화장품이 가득했다. 스킨, 로션 등 기초는 물론 색조까지 화장품이 한 벽면을 차지했다. 제품 설명도 능숙했다. 벌써 ‘화장품밥’ 4년차다. 그가 내민 명함에 마케팅 본부장이란 직함이 적혀 있었다. 문화사업단장과 겸직을 맡고 있다고 했다.
계기는 지인의 제안이었다. 그렇게 2014년 화장품 회사에 입사했다. 마스크팩이 주력 상품으로, 중국 시장을 발판 삼아 순식간에 성장했다. 지금은 전 직장이 됐다. 2년 전 현재 회사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얼굴 마담’ 정도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드라마 촬영 외에는 상근이다.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하는 직장 생활이다. 연예인으로 오랜 세월 살아온 그에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는 “적응하려면 아직 멀었다”며 웃었다. 그는 국민대 시간디자인학과 출신이다. 전공을 살려 제품 디자인부터 포장까지 전 과정에 참여했다. 책상 위 크림 하나를 집어 들고 “자식 같은 제품”이라고 말했다.
올해 새로운 도전이 주어졌다. 연극·웹드라마 등 콘텐츠 제작이다. 모기업은 영화, 뮤지컬 등에 꾸준히 투자했다. 사회 환원 차원에서 이번 달 문화사업단을 출범했다. 이세창이 입사할 때부터 밑그림을 그리던 일이었다. 문화사업단 구성원은 단장인 이세창을 포함해 4명. 갓 발을 뗐다.
첫 작품은 5월 9일 대학로 굿씨어터에서 막을 올리는 연극 ‘둥지’다. 가족애를 주제로 하는 코미디극이다. 공동제작으로 참여했다. 첫 작품이란 애착 때문인지 이틀에 한번 꼴로 연습실을 찾아가고 있다. 그는 “‘라이어 라이어’와 같은 연극 대표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목표는 전용관 설립입니다. 자금이 더 탄탄해지면 소속 배우를 뽑아서 월급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전용관을 운영하려고 해요. 배우로선 안정적인 생활이 보장되고, 회사로선 손발이 잘 맞는 배우를 확보한 거죠.”
그도 신인 시절 무대에 올랐다. 짧게나마 뮤지컬도 했다. 오랜만에 돌아간 무대는 반가웠다. 동시에 배우와 제작자의 시각 차이를 매일 느끼고 있었다. 그는 “요즘 어깨가 무거워 마음에 벽돌이 쌓여가는 느낌”이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배우일 땐 연기가 최우선이에요.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해서 연기하고, 내 연기에 대해 만족하느냐 마느냐가 가장 중요하죠. 지금은 홍보부터 제작비까지 고민하는 요소가 전혀 달라요. 출연료처럼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싶어요. 그러다가도 멀리 내다보면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라 즐거워요.”
원문보기 : http://starin.edaily.co.kr/news/NewsRead.edy?SCD=EA31&newsid=01213606615898088&DCD=A1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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