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인! 국민인!!

최은비(행정정책학부 12) 학생, 마지막 사법시험 3위 최종 합격

‘본인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진로 선택 중요해‘

국민대학교 행정정책학부 정책학전공 3학년 최은비(25) 학생이 지난 7일 제59회 사법시험최종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총 55명의 합격자 중 수석, 차석에 이은 3위의 성적이라는 우수한 성과다. 1950년 고등고시 사법과로 시작된 사법시험은 이번 발표를 끝으로 이제 종지부를 찍게 됐다. 마지막 사법시험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얻어낸 성과이기에 그 기쁨은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 은비 학생은 그 어렵다는 사법시험에 어떻게 합격하게 되었을까. 직접 만나 그 궁금증을 해결해 보았다.


Q. 합격을 축하드린다.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

A. 가족들, 교수님들, 친구들의 적극적 지지와 응원이 있었기에 이룰 수 있는 결과였다. 정말 감사드린다. 수험생활 동안 가족들과 떨어져 지냈기에, 집으로 돌아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못 만났었던 교수님들과 친구들도 만나고 있다. 내년 3월에 연수원에 입소해야 해서 그때까지는 여유롭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Q. 사법시험을 준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처음부터 법조인을 꿈 꾼 것은 아니었다. 진로를 정확하게 정하지 못하고, 방황하다가 우연히 법학과의 <행정법> 과목을 수강하게 됐다. 법학은 원 전공인 정책학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이해하기가 쉬웠고 흥미로웠다. 그리고 사람마다 강점과 특기가 다르지 않나. 나의 가장 큰 장점은 ‘암기력’과 ‘집중력’ 이다. 사법시험은 내 장기가 가장 잘 발휘될 수 있는 분야였고, 법학 공부도 재밌었기에 준비하기로 결심했다.


Q. 시험 준비 기간은 어느 정도 였나? 사법 시험 준비생의 일상이 궁금하다.

A. 수험 생활은 2년 반이었다. 사법 시험은 1차와 2차로 나뉘어지는데, 1차 시험은 1년 준비했고, 합격 후 2차 시험을 1년 반 정도 준비했다. 사시를 준비하기로 마음먹은 후엔 곧바로 휴학하고 신림동 고시원으로 들어갔다. 일상은 2년 반 동안 늘 일정했다. 오전 6시에 기상하면 아침을 먹고 7시까지 학원에 갔다. 학원에서 12시까지 수업을 듣고 점심 식사 한 후에 근처 독서실로 가서 24시까지 공부했다. 24시에는 집에 와서 1시간 정도 그날 공부했던 것들을 정리하고 새벽 1시쯤 취침했다.

최은비 학생의 필기노트 모습

Q. 수험생활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힘들 때는 어떻게 스트레스를 풀었나?

A. 원래 성격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성격은 아니다. 나 같은 경우는 일요일은 새로운 것을 공부하기보다는 낮에 배웠던 내용을 복습하면서, 저녁땐 무조건 쉬었다. 원래 취미가 따로 없다. 그냥 클래식 듣고 편하게 누워 있는 것을 좋아한다(웃음). 가사가 있는 노래를 들으면 자꾸 머리에 맴돌아서 심리적으로 안정을 주는 클래식이 맞는 것 같다.


Q. 합격의 비법이 있다면 무엇일까?

A. 특별한 비법이 있다기 보다는 ‘플래너’를 들고 다니면서 체계적으로 준비하려고 노력했다. 사법 시험은 공부량이 방대하기 때문에 장·단기적 계획이 없으면 목표대로 공부를 해낼 수가 없다. ‘플래너’에는 그날 해야 할 일, 그 주에 해야 할 일, 그 달에 해야 할 일을 기입하고 하나씩 지워나갔다. 그리고 성격상 ‘여유있게’ 하는 것을 잘 못한다. 시험 기간을 길게 잡고 싶지 않았다. 한 번에 합격한다는 생각으로 2년 반 동안 정말 죽기 살기로 했다. (웃음)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태도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최은비 학생의 플래너 모습

Q. 이 글을 보고 있을 또 다른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이나, 학우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A. 본인이 무엇을 ‘잘 하고’, ‘좋아하는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나 역시 신입생 때는 창업·마케팅 동아리도 해 보고 나름 이런 저런 시도를 했었다. 그런데 결국은 내가 잘하는 분야를 해야 목표 의식도 생기고 성취감도 따라오게 되는 것 같다. 실제로 학교를 다니다 보면, 성격상 과 활동이 조금 맞지 않거나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을 많이 본다. 나 역시 그런 편이었다. 그렇지만, 모두가 똑같은 길을 갈 필요는 없지 않나. 그런 친구들은 집중력이 강하고 꼼꼼한 장점이 있을 수 있다. 본인의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는 진로 선택을 권하고 싶다.

이전글 대한원격탐사학회 ‘공로상’ 수상 / 김천(산림환경시스템학과) 교수
다음글 레드닷 어워드 2017 수상 / 구형준(공업디자인학과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