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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G20 국회의장회의 중요성/목진휴(정책학전공) 교수

다음달 서울에서 '2011 G20 국회의장회의'가 열린다. 지난해 11월의 G20 정상회의 6개월 만에 이에 버금가는 중요한 회의를 다시 개최하게 됐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의 협력을 주도하는 지위를 다지게 될 것이다.

G20 국회의장회의는 G20 정상회의와는 다른 측면에서 중요성이 크다. 정상회의는 국가 간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반영될 수밖에 없다. 각국의 입장이 크게 엇갈려 공동선언문을 내지 못하거나, 그 내용이 아주 모호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국민 의사를 반영하는 국회를 대표하는 국회의장은 국민을 대신하여 다른 국가와 대화의 창을 열 수 있다. 국가간의 이해를 직접 다투기보다 대화와 공감대가 필요한 문제를 다루는 데 앞장 서는 민간외교의 형식을 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G20 국회의장회의가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또 다른 이유는 G20정상회의의 후속조치가 필요하고, 다음 정상회의 준비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G20 정상회의가 끝난 지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정상회의 결과를 되돌아보는 기회를 정부 대표가 아닌 국민 대표를 중심으로 갖는 것이다. G20 정상회의에서 결론내기 어려워 시간을 두고 고민하자고 했던 문제들을 국회 수장들이 다시 의논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올해 정상회의에 앞서 회의 의제를 구상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민 대표인 국회의장들이 모여 자국 국민들이 G20 정상회의에 갖는 기대를 제시하고 수합할 수 있다면, 다가오는 G20 정상회의에서 어떤 고민이 필요한지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G20 국회의장회의의 이러한 역할은 지난 정상회의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 차기 회의의 의제를 설정하는 중요한 단계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G20 국회의장회의는 G20 정상회의의 중간고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G20 국회의장회의가 이런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우리의 철저한 사전준비와 멋진 진행이 필요하다. G20 정상회의 개최 과정에서 보여준 완벽에 가까운 의전이나 매끄러운 회의진행 능력을 이번 회의에서도 차질 없이 보여주어야 한다. 특히 G20 국회의장회의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전폭적 지지가 회의의 성공적인 개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G20 정상회의 때 회의장 주변의 엄격한 교통 통제 등에도 불구하고 서울 시민의 인내와 적극적 협조가 성공적 회의 개최에 큰 도움이 됐다. 이번 회의기간에도 외국 대표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자발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이번 회의는 국회가 중심이 되어 준비하고 진행하지만, 정부 부처와 관계기관은 적극적인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 G20 정상회의를 통해 축적한 경험을 잘 살리기 바란다.

국가 외교는 정부만의 몫이 아니다. 국회의 역할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이번 G20 국회의장회의는 우리 국회가 앞장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다시 한번 세계에 알리고 다질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다. G20 국회의장들이 대한민국의 5월이 얼마나 생동하는 계절인지 체험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국민 모두가 우리나라의 아름다움과 발전된 역량, 넘치는 활력을 지구촌 친구들에게 알릴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G20 국회의장회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정성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원문보기 :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104/h201104262100552406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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