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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백기복 교수, CEO는 건강지키고 2세 부담 덜어줘야/백기복(경영학전공) 교수

"세종대왕은 천재였습니다. 무엇이든 끝까지 분석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는 남다른 기술이 있었으며 신하들과 경계없이 토론했습니다. 하지만 세종대왕도 실패한 게 두 가지 있습니다. 가업승계와 건강입니다."

매일경제신문이 주최하고 중소기업청ㆍ중소기업중앙회 후원으로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제3회 `중소기업 가업승계 최고경영자 조찬 포럼`에서 백기복 국민대 경영대학 교수는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대왕세종의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강의한 그는 "분란을 없애기 위해 역대 임금들과 같이 세종대왕도 장자인 문종에게 왕위 계승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문종이 3년 만에 죽고 왕권은 불안에 빠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게 가업승계라는 뜻이다.

백 교수는 "들음에서 믿음이 생기고, 믿음에서 행동이 뒤따른다면서 신하들과의 토론을 중시했던 그도 후계자 문제에 대해서는 신하들과 토론을 하지 못할 정도로 승계 문제는 민감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임기 말이 되면 충성스럽게 따르던 신하들도 임금을 위한 것보다는 국가를 위해 누가 후계자로 적합한 가를 생각하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이 신뢰하던 신하였던 신숙주가 세종의 뜻과는 전혀 다르게 수양대군 옆에 선 것도 다 이와 같은 이치라는 것이다.

아버지의 위대한 업적도 가업을 물려받을 2세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백 교수는 "문종은 아버지인 세종을 따라가고 싶어서 세자 시절 집현전에서 학자들과 밤새워 토론했다. 반면 문종의 동생이자 그의 아들인 단종에게서 왕위를 빼앗은 수양대군은 산천을 유랑하면서 심신을 단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세종에게 왕위를 물려받았던 문종보다 수양대군이 훨씬 오래 왕위에 있었다.

백 교수는 건강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세종은 아버지인 태종이 억지로 사냥을 데리고 다닐 정도로 운동을 하지 않았고 고기류를 너무 좋아했다. 그러다 보니 당뇨병으로 고생해 죽기 전에는 2m 앞에 있는 사람도 못 알아볼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밤 11시에 잠들어 새벽 4시에 일어날 정도로 일에 매달렸고 식사하면서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백 교수가 전하는 세종은 가업승계와 건강에서는 실패했지만 다른 부문에서는 현대인들이 배울 점이 많은 성군이었다. 조세에 대한 백성들의 반응을 알기 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하고, `너의 말이 참 아름답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라고 말하는 식으로 신하들의 말을 잘 들을 줄 알았다. 왕위에 오르면서 했던 첫마디가 `모든 일을 토론을 통해 결정하겠다`였다. 세종은 신하들에게 먼저 답을 주고 토론을 시키기보다는 `문제가 이거다.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식으로 신하들의 의견을 먼저 듣는 임금이었다. 신하들이 자신의 의견을 맹목적으로 따를까 봐 자신이 아닌 세자가 지시한 것처럼 꾸며 신하들이 부담없이 토론하도록 이끌기도 했다. 또한 모든 것들을 데이터화하는 것을 좋아하는 등 끝까지 분석적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백 교수는 "결국 리더십이란 18인치(머리에서 가슴까지의 거리)의 예술적 통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머리로 계산만 하면서 이끌어서는 안되고 가슴의 열정만으로 리드해도 안된다. 머리로 설득하고 가슴 속의 열정을 보여줘야 (세종처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문보기 :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1&no=666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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