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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부정적 감정일 때 정보처리 더 활발/이세진(광고학전공) 교수

밝고 즐거운 광고들 가운데 슬픈 광고가 기억 오래갈 수도

최근 소비자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수없이 많은 데이터들을 비교 분석한 뒤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역설적으로 감성마케팅이 빛을 발한다. 감성마케팅은 감각마케팅, 감동마케팅, 오감마케팅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해 제품에 대한 호의적 반응과 구매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모두 감성마케팅으로 볼 수 있다.

마케터들은 대개 소비자들을 즐겁고 기쁘게 만들어 해당 제품을 떠올리면 긍정적인 감정상태가 되길 바란다. 그래야 구매로 이어질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긍정적 상태보다 부정적 감정에 휩싸여 있을 때 정보처리의 욕구가 더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들이 최근 속속 나오고 있다. 즉 슬프거나 우울한 기분이 들 때 사람들은 정보에 더 주의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부정적 감정은 보통 그 상황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일깨워주기 때문에 그 문제를 해결하거나 회피하고자 더 많은 노력을 하면서 정보처리가 더욱 활발히 일어난다는 것이다.

광고에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즐거운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광고가 소비자에게 제품에 대한 호의적 반응을 일으킨다고 생각됐다. 하지만 소비자의 다양한 감정은 정보를 이해하고 습득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때로는 부정적인 감정상태가 오히려 정보처리의 욕구를 높여주기도 한다. 이 때문에 소비자의 감정이나 무드에 따라서 어떠한 상황과 메시지를 제시하느냐가 광고와 마케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할 것이다. 밝고 즐거운 감정만을 자극하는 광고들 속에서 슬픈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광고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될 것이다. 광고 속에서 긍정적 감정상태를 유도할 때보다, 부정적 감정상태를 조성할 때 사람들은 메시지나 제품을 기억하는 정도가 더 높아질 수도 있다. 그러나 주의할 점이 있다. 슬픔도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 제품과 연관하여 부정적인 연상을 더 많이 떠올릴 수 있으며, 제품에 대한 인지도는 높을지라도 선호도는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원문보기 :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3/04/201203040137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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