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디지털타임스] "시론" 폐쇄적 프로세스 혁신돼야 / 김현수(경영학전공) 교수

내수 침체에 이어 최근에는 주력 제조업인 자동차와 반도체 수출마저 타격받고 있다는 뉴스가 있다. 올 하반기는 대선까지 있어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문제 해결 대책이 연일 나오고 있다. 문제는 실행력이다. 주요 대책의 실행력 제고를 생각해 본다.

우선 일자리 대책이다. 정치권에서 일자리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여야 막론하고 문제에 대한 진단은 구체적인데, 대책의 구체성과 실현가능성은 미지수다. 구체성과 실현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가장 큰 변수가 일자리의 공급과 수요간의 미스매칭이다. 벤처기업을 포함한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확대하고, 지식서비스와 창조산업을 육성하고, 여성과 청년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의 거의 모든 대책이 일자리 수요에 대한 구체적인 고려가 수반되어야 실현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것은 중소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사줄 많은 고객들의 수요가 있어야 한다. 타기업이나 일반 소비자층의 수요를 진작하는 대책이 함께 있어야 지속가능한 중소기업 일자리가 만들어 질 것이다. 신재생에너지산업, 의료 교육 컨설팅 등 지식서비스업, 새로운 창조산업도 그러한 서비스와 제품을 소비해줄 시장이 창출되어야 한다. 국내시장과 해외시장을 동시에 구체적으로 분석하여 타깃 시장에 대한 데이터가 함께 제공되어야 한다.여성과 청년일자리를 늘리는 대책,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대책 등은 기업들의 일자리 수요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경기 침체 상황에서 동의를 얻기가 쉽지는 않을 듯하다. 만약, 인건비 총량을 고정한다면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합의를 도출해야 할 것이다. 사회적 차원에서의 합의 대책을 함께 제시해야 실현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국가 발전 방향에 대한 비전이 국민과 기업에 모두 공유되어야 하고,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제시되어야 하고, 일자리를 나누어주거나 전환해야하는 계층에게는 인센티브가 제공되어야 한다. 또 이를 위해 필요한 정부의 재정지원 여력이 담보되어야 하며, 이러한 전체적인 일자리 창출 과정을 장기적으로 기획하고 추진할 수 있는 실행력 있는 인재들과 실행기술이 있어야 한다. 이 다섯 가지를 확보하면서 일자리 대책을 마련하고 제시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정부 및 정치 혁신대책이다. 정부의 복지ㆍ교육ㆍ의료ㆍ국방ㆍ정치서비스 등이 모두 혁신대상이 되고 있다. 이런 대책은 시스템 관점에서 제시되어야 실행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서비스시스템의 네 가지 요소는 사람ㆍ프로세스ㆍ내외부시스템ㆍ공유정보 등인데, 현재 사람 측면에서 가장 큰 문제는 폐쇄성이다. 관료제와 기능별 조직으로 인한 폐쇄성이 대국민 서비스의 가장 큰 문제다. 기능식 정부조직은 관련단체의 이익과 대국민 서비스를 수시로 혼동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오래도록 논란이 된 가정용상비약의 약국외 판매건은 국민 편의 서비스 증진과 약사ㆍ의사 이익 보호차원이 혼동되어 제자리를 잡는데 오랜시간이 걸린 것이다. 사법부 시스템이 폐쇄적이어서 영화 부러진 화살의 인기가 그렇게 높았던 것이다.산업과 경제의 규모가 작고 단순할 때는 폐쇄성 문제가 작다. 지금과 같이 산업과 경제의 규모가 크고 복잡할 때는, 폐쇄성이 높은 국가서비스시스템은 전체 국가시스템의 효율을 크게 떨어뜨리고, 서비스 받는 국민에게 불편함을 가중시킨다. 프로세스는 원스톱시스템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국민을 중심으로 모든 업무가 원스톱으로 처리되도록 프로세스 혁신이 있어야 한다. 현재 IT기술로 가능한 일이다. 제도개선이 병행되면 된다. 내외부시스템은 정부조직, 준정부조직, 민간조직 3자간의 역할분담시스템을 재검토해야 한다. 기존 산업사회 모델로 현재의 역할분담이 정의되어 있다. 효율성과 효과성을 새로운 경제사회시스템하에서 재정립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의 대확산으로 빅데이터와 공유정보활용이 국가혁신을 촉진할 수 있게 되었다. 정부와 민간, 대기업과 중소기업, 단체와 개인간의 힘의 균형 확보를 통한 국민 권리 증진, 행복 증진 방안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국민이 대우받는 시기인 이 시기를 의미있게 보내고, 국민의 요구를 정치에 잘 반영시켜야 더 나은 살기좋은 세상이 만들어진다. 개선 아이디어에 구체성을 더하기 위해 생각을 많이 해야 할 시기다. 지속가능한 좋은 세상을 위하여.

원문보기 :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2090702012351697038

출처 : 디지털타임스 기사보도 2012-09-06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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