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져 있던 고려사를 밝히는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박종기 강화고려역사재단 초대 대표이사의 포부다.
박 대표는 고려사가 한국사 가운데 연구가 가장 부족한 분야라고 평가했다. 특히 40여년간 고려왕조의 수도였던 강화의 중요성이 부각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일제시대 때의 역사왜곡 등으로 인해 해방 후 학계의 관심이 조선시대 역사왜곡 바로잡기에 집중됐다"며 "고려사에 대한 연구가 지금도 부족한 상태"라고 했다.
강화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 호국이나 항쟁의 이미지로 남아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그는 보고 있다.
당시는 한강과 예성강, 임진강 등을 통해 조공이나 물자를 운송하기 위해선 강화를 통해야 했다. 강화가 해상물류의 중심 역할을 한 지역이었던 것이다.
여몽전쟁 중 고려의 강화 천도는 강화의 안보적 이유뿐만 아니라 강화의 경제·물류적 입지도 크게 작용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강화를 중심으로 한 고려사 연구 활성화를 통해 강화의 역사가 제대로 알려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고려의 개방성과 역동성을 일깨우는 데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고려는 귀족사회나 지배층 사회로 설명돼 왔지만 사실은 다원사회였다"며 "다원사회의 가장 큰 특징은 개방성과 역동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방적이고 역동적인 인천의 DNA가 결국은 고려왕조로부터 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4기가 남아있는 강화의 고려왕릉에 대한 연구와 복원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20여기의 고려왕릉이 남아있는 북한과의 공동연구도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남북교류협력의 또 다른 경로를 마련한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강화역사지구'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조사와 연구활동도 진행할 계획이다.
인천 국립박물관·문화재연구소 유치, 강화 역사를 재조명하고 자긍심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교육프로그램 진행, 재단 안정화 등 3년간의 임기동안 할 일이 많다고 그는 설명했다.
박 대표는 "고려사 연구를 주제로 시·도 차원의 재단이 설립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 학계의 관심이 크다"며 "다양한 연구활동을 통해 고려사가 새롭게 조명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문보기 : http://www.kyeongin.com/news/articleView.html?idxno=750675
출처 : 경인일보 기사보도 2013.07.09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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