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목멱칼럼] 자동차산업, 한국경제 '퀀텀점프' 기회로 / 유지수 총장

자동차산업은 우리나라 경제를 주도하는 대표산업이다. 고용창출도 많아 제조업 고용의 10.9%가 자동차산업에서 나온다. 또한 자동차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3.3%를 차지해 단일산업으로 최고다. 결국 우리나라 경제가 잘 되려면 자동차 산업이 더 성장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말처럼 쉽지 않다. 세계 자동차시장은 예측불허 상태다. 경쟁이 예전과는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자동차가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경쟁이 다차원적으로 변하고 모델도 다양해야 한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가운데 하나인 미국에서는 유가하락으로 대형차 판매가 다시 늘고 있다. 특히 대형 SUV가 많이 팔린다. 이는 우리나라 자동차에 별로 좋은 뉴스가 아니다. 국내에서는 대형 SUV시장이 없는데 미국시장만을 바라보고 모델을 개발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물론 중소형 SUV는 우리가 강하다. 그러나 영업이익 측면에서 대형 SUV가 더 좋기 때문에 미국 자동차업체들의 대형SUV 생산이 늘어날 것은 분명하다. 이는 미국 자동차회사 수익성을 높여 연구개발(R&D) 투자 여력을 높일 것이다.

미국은 대형차 시장이 큰 반면 유럽 등 기타 지역은 전통적으로 소형차 중심이다. 중국은 중형차 시장이 확대되고 있으며 인도와 남미는 아직 소형차시장이 크다.

우리 자동차 회사 입장에서는 세계 시장에 다양한 크기의 자동차와 엔진을 선보여야 하는 처지다. 유럽은 디젤자동차가 전체 자동차의 약 50%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유럽시장에서는 디젤차를 판매해야 매출을 늘릴 수 있는 데 문제는 디젤엔진이 올해부터 배기가스 규제 기준 ‘유로6’에 적용대상이 된다. 유로 6를 적용한 디젤엔진은 과거보다 미세먼지는 50%, 질소산화물은 80%를 줄이는 ‘친환경차’여야 한다. 친환경이라는 뜻은 자동차회사 입장에서 R&D에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다는 의미다. 반면 미국에서는 친환경차로는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주를 이룬다. 결국 우리 자동차회사는 유럽시장을 위해 유로 6를 충족하는 디젤 자동차, 미국 시장을 위해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개발해야 한다.

결국 자동차 회사는 전세계 주요시장의 다양한 소비자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R&D투자에 주력해야 하며 이를 위해 매출규모가 커져야한다. 현대기아차는 2018년까지 900만대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보여 생산능력 기준으로 세계 상위권에 우뚝섰다. 밥솥은 큰 것이 마련된 것이다. 문제는 솥에서 얼마나 다양한 메뉴를 제공할 수 있느냐이다.

한국경제는 아직 제조업 중심이다. 서비스업은 말만 무성하지 아직 제조업을 대체할 만한 매출과 양질의 고용을 창출하지 못한다. 제조업이 아직까지 우리경제의 주축이며 이 주축 중의 주축이 자동차산업이다. 자동차산업은 제조업이지만 금융, 운송, 문화산업과 연계 되어 있다. 제조업과 서비스산업이 융합된 산업이라는 얘기다. 자동차회사는 이제 단지 하나의 주식회사 의미를 넘어섰다. 주주뿐만이 아니라 국가에도 중요한 회사다.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이 극심한 세계경쟁을 뚫고 우뚝서 우리나라 경제를 살렸으면 좋겠다.

 

원문보기 :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A61&newsid=01256246609304632&DCD=A00106&OutLnkChk=Y

이전글 [DBR 경영 지혜]“터치스크린이 마우스보다 소비심리 더 일으켜” / 주재우(경영학과) 교수
다음글 “친서방은 ‘부패·혼돈’ 연상… 푸틴은 ‘구세주’로 여겨져” / 바딤 슬렙첸코(유라시아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