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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가 잘 사는 나라가 `디자인 강국` / 안진호(대학원 경영학과) 겸임교수

○가난한 디자이너는 없다/안진호 저/렛츠북/1만1700원

'경영학 박사, 디자이너, 인문학'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세 조합이 만나 '가난한 디자이너는 없다' 책으로 탄생했다. 이 책은 경영학박사 출신이자 공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한 현업 디자이너인 저자가 들려주는 '디자인 인문학'에 대해 다룬 책이다. 독특한 조합만큼이나 책 제목도 역설적이다. '잘 먹고 잘사는 디자이너는 없다'는 말로 대표될 만큼 디자인 산업의 구조가 취약하다는 인식이 만연해있지만, 저자는 역설적으로 '가난한 디자이너는 없다'고 말한다. 이는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근본적인 계기가 담긴 말이기도 하다. 

그동안 어떻게 해야 디자인을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어떻게 디자이너들이 잘 살 수 있는지에 대해 아무도 속시원하게 말해 주지 못했다. 저자는 디자인을 경제의 중심에 놓고 지금껏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던 디자인 산업의 이면을 소개하고 경제,사회적 가치 측면에서 디자인 생태계를 이해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자 했다.

이 책은 크게 3장으로 나눠 디자인산업과 환경에 대해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다. 1장 '디자인에 대해 아이러니 말하기'에서는 디자인을 '전술'이 아닌 '전략'으로 접근하는 방법과 그 필요성을 소개한다. 저자는 그동안 디자인은 전략이 아니 전술의 측면이 강했다고 지적한다. 원가를 절감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세계 점유율을 높여왔던 우리나라에서 디자인은 제품을 포장하는 전술에 그쳤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제 디자인도 정해준 전략을 따라가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능동적이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디자인이 '왜 아름답고 멋있는지'를 강조하기 전에 '제품의 근본적인 목적이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부터 먼저 고민하고 디자이너 입장에서 최적의 대안을 가지고 컨셉에 접근하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2장 '디자이너가 관심없는 디자인 산업'에서는 화려해 보이는 디자인 산업의 이면을 조명하고 디자인 강국이 되기 위한 조건과 디자인에 대한 정체성을 고민해본다. 애플부터 한국의 '치맥', 허니버터칩까지 다양하고 풍성한 사회현상과 인문학적 사례를 들어 이해하기 쉽고 흥미로운 화법으로 디자인 산업을 재조명한다.

마지막 3장 '과학과 경제로 보는 디자인'은 제목 그대로 디자인을 '과학적 사고'로 접근해야할 필요성과 그 방법을 소개한다. 과학과 융합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디자인 산업도 변화하는 패러다임에 대응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변화'와 '융합'을 디자인 산업에 필요한 키워드로 제시하고 있다. 디자인의 생태계를 돌아보고자 하는 디자인 종사자 뿐 아니라, 디자인 산업을 통해 경영학, 인문학 교양을 얻고자 하는 독자라면 이 책이 새로운 논리와 시각을 제시해 줄 것이다. 

 

원문보기 :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29&aid=0002356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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