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시론] 디지털플랫폼 `지혜자산화` 시작하자 / 김현수(경영학부) 교수


초연결화 초지능화되는 제4차산업혁명시대의 도래에 따라 세계 주요국이 플랫폼경쟁력 강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플랫폼의 경쟁력이 국가와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으므로,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적극적으로 차세대 디지털플랫폼 강화를 위해 노력할 때다. 혁신적인 기술개발과 플랫폼의 확산은 특별히 기획된 프로젝트를 통해 가속화될 수 있다. 한편, 청년실업문제, 베이비부머 조기퇴직자문제, 경력단절여성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 대한민국의 장기 발전 토대를 구축하는 21세기형 새로운 희망 프로젝트도 필요한 상황이다. 유태인은 A.D. 500년경에 그 이전 1000년간의 구전 스토리들을 채집해 유태민족의 지혜자산을 구축하는 과업이었던 탈무드 프로젝트를 통해 유태인의 가치를 정립했고, 국가의 장기발전토대를 구축했다. 유태인들 중에 유난히 노벨상 수상자가 많이 나오고, 뛰어난 업적을 내는 인물들이 많이 배출되는 것을 보면, 오랜 세월 축적된 민족 전체의 지혜자산을 발굴하고 후속 세대에게 전수하는 작업의 귀중한 가치를 알 수 있다.  

대한민국의 본질적 가치는 천지인 3재 사상에서 출발해 평화와 믿음의 정신으로 지금도 한국인 삶의 곳곳에 흐르고 있는데, 이러한 한국인의 정신적 기반은 현대 신경제의 본질과도 잘 부합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는 모든 것이 연결되는 초연결사회이기 때문에 연결의 주체가 되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시대이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시대는 서비스가 중심인 시대다. 미래 경제사회는 서비스 철학과 한국적 가치를 통해 조화로운 성장과 발전이 가능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평화와 공존의 대한민국 정신, 우리가 그동안 축적한 가치 있는 많은 지혜를 집대성해 대한민국의 지혜자산을 풍성하게 하고, 한국적 가치를 확고하게 정립함은 물론이고, 인류전체의 지혜자산으로 구축하는 작업이 대한민국 디지털플랫폼 강화 프로젝트로 런칭될 필요가 있다.  

이 지혜자산화 프로젝트는 오랜 기간 여러 주체들이 연합해 함께 수행해야할 작업이다. 보통사람 한국인들에게 오래도록 면면히 흐르고 있는 한국인의 지혜를 발굴해 한국적 가치를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작업은 해외 동포들을 포함한 전체 한국인이 함께 해야 할 작업이다. 구전해오는 한국인의 여러 스토리들은 물론이고, 생존해 있는 전체 한국인의 개인 스토리, 기업들의 스토리, 비영리 조직들의 스토리, 지역의 스토리, 국가차원의 스토리 등 방대한 스토리를 채집하고 분석하고 심화시키고 본질을 추출해 지혜자산화하는 작업이기에 전세계에 뿌리내리고 있는 모든 한국인이 함께 할 필요가 있다.  

지능적인 차세대 디지털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전세계의 한국인과 함께 심화 확산하는 작업을 진행하면 디지털플랫폼 강국화는 물론이고 대한민국 지혜의 인류자산화가 가능하며, 과학기술과 정신문화 양대 측면에서 대한민국이 세계 리더국가로 부상할 수 있다. 이 지혜자산화 작업은 디지털플랫폼을 지능화하여 수행함으로써 과거 유태인들이 탈무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그리고 훨씬 방대한 규모로, 많은 일자리를 직간접적으로 창출하며 진행될 수 있다. 더구나 수집된 원형스토리들과 구축된 지혜자산은 활용가치가 높기 때문에 관련 산업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북미 대륙의 원주민 인디언들은 말을 탈 때, 가끔씩 쉬며 뒤돌아본다고 한다. 말이 너무 빨리 달려, 몸보다 느리게 뒤따라오는 영혼을 기다려주는 시간이라고 한다. 숨가쁘게 발전하는 인류의 문명과 천천히 나아가는 인간의 영혼이 함께 가려면 가치 있는 인류의 지혜를 모아 정신과 영혼을 가꾸며 함께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대한민국도 그러하다. 지난 70 여년간 숨가쁘게 달려와서, 우리의 영혼이 뒤처져 정치와 경제 사회 등 많은 분야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겪고 있다. 그동안 돌보지 못한 뒤처진 한국인의 영혼을 돌보아야할 때도 됐다. 한국인의 지혜를 통해 인류사회가 당면한 여러 문제들을 해결할 필요도 있다.  

최근 디지털플랫폼을 활용한 대한민국 지혜자산화 프로젝트 런칭 세미나가 개최됐다. 앞으로도 정부와 민간과 지혜로운 한국인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망된다. 

원문보기: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7120402102351607001&ref=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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