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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경영의 지혜]사진 파일보다 인화된 사진을 더 아끼는 까닭 / 주재우(경영학부) 교수

정보기술(IT)의 발달로 오늘날 수많은 콘텐츠가 디지털화되고 있다. 책, 영화, 사진 등 다양한 콘텐츠가 디지털 형태로 유통된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종이책을 사서 페이지를 넘기고,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인화한다. 이유가 뭘까. 콘텐츠의 형태에 따라 사람들이 매기는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스위스와 미국의 연구진이 미국 보스턴의 유명 관광지에서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다. 어떤 사람을 역사적인 인물로 분장시킨 뒤 관광객에게 다가가 함께 기념사진 촬영을 해 줄 테니 사진 값으로 역사 재단에 기부할 의사가 있는지 물었다. 어떤 관광객에겐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인화된 사진을 줬고 어떤 관광객에겐 스마트폰으로 촬영 후 사진 파일을 e메일로 전송했다. 그 결과 인화된 사진을 받은 관광객은 평균 1.57달러, 디지털 사진을 받은 이들은 평균 1.02달러를 기부했다. 똑같은 내용의 콘텐츠인데도 물리적 형태를 갖춘 쪽을 더 높게 평가한 것이다.


연구진이 실시한 또 다른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아마존의 크라우드소싱 기반 인력시장 서비스인 메커니컬 터크(Mechanical Turk)를 통해 실험 참가자 400명을 모집하고 이들에게 ‘배트맨 다크나이트’ 영화를 얼마에 살지 물었다. 사람들은 디지털 파일 형태에는 평균 5.07달러를, DVD 포맷에는 평균 8.98달러를 내겠다고 답했다. 소설 ‘해리포터’도 전자책 형태로 구매할 때는 평균 6.94달러, 종이책에는 평균 9.59달러를 지불하겠다고 응답했다.  

형태는 콘텐츠의 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직접 만지고 들고 다닐 수 있는 콘텐츠의 물리적 요소는 심리적으로 소유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만들어 준다. 그리고 사람들은 소유하는 느낌이 강해질수록 가치를 더욱 크게 느끼기 마련이다. 이런 측면에서 물리적 실체가 없는 디지털 콘텐츠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디지털 콘텐츠의 가치를 높이려면 심리적 소유 효과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주재우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designmarketinglab@gmail.com

원문보기 : http://news.donga.com/Economy/more28/3/all/20171219/87826257/1#csidx4c615b93b048413a89b08fb38b9b7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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