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시민의 아이디어를 공모하는 것을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이라고 한다. 델, 레고, 스타벅스 같은 해외 기업이 이렇게 대중으로부터 얻은 아이디어를 신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티셔츠 회사인 스레드레스는 전 세계 80만 명의 사용자로부터 매일 150∼200개의 프린팅 디자인을 받아 생산한다.
한국의 애경산업과 아모레퍼시픽도 샴푸와 화장품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매년 공모전을 열고 있다. 2017년 애경산업 공모전에서는 40대 남성의 체취를 제거해주는 샴푸가 대상을 받았다. 이처럼 많은 기업이 크라우드 소싱을 통해 혁신적인 상품을 기획하거나 기존 상품을 바꾸려고 시도한다.
소비자 역시 크라우드 소싱으로 만든 제품에 호감을 갖는다. 최근 일본 호세이(法政)대 연구진이 생활용품 체인 무지(Muji)에서 이를 실험으로 확인했다. 대상은 무지가 시민 아이디어를 받아서 만든 비상용 경보기였다. ‘켜기’ 버튼을 누르면 시끄러운 경고음이 울리고 ‘끄기’ 버튼을 누르면 소리가 꺼지는 단순한 제품으로, 가격은 1500엔(약 1만5000원)이었다.
연구진은 46개의 매장을 둘로 나눠서 23개 매장에서는 이 경보기가 ‘신제품’이라는 점만 적어 놓은 채 진열했고 다른 23개 매장에서는 ‘고객 아이디어로 개발한 제품’이라고 적은 후 진열했다. 매장의 평균 크기, 형태, 지역 등은 최대한 동일한 조건으로 맞췄다. 두 달간 판매량을 비교한 결과 ‘고객 아이디어로 개발한 제품’이라고 써놓은 매장에서 경보기가 평균 17% 더 팔렸다. 경보기뿐 아니라 완두콩 맛의 과자로 실험했을 때도 ‘고객이 낸 아이디어’라고 써놓으면 20% 더 팔렸다.
이 실험 결과는 제품을 크라우드 소싱으로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업뿐이 아니다. 정부와 공공기관 역시 크라우드 소싱으로 정책을 만들었을 때 그 사실을 널리 알려야 좀 더 많은 사람이 호응할 것이다.
출처: http://news.donga.com/3/all/20180301/889194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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