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가정에서 드리는 주일예배 / 이의용 前 (교양대학) 초빙교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한 가족이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는 모습.

갑작스런 온라인 예배 실시로 목회자들도, 교인들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큰 교회는 큰 교회대로, 작은 교회는 작은 교회대로 미처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평소 넓든 좁든 한 공간에 모여 공동체가 함께 예배한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이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온라인 예배는 가정예배가 아니라 가정에서 드리는 '주일예배'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겠다.

온라인 예배는 예배 인도자(설교자)와 회중이 떨어져서 예배하는 매우 익숙하지 않은 방식이다. 특히 노인이나 장애인 같은 정보취약 계층이 접근하기 어려운 게 큰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예배는 한국교회가 언젠가 넘어야 할 언덕이다. 온라인 예배의 경험은 적어도 교회 교육에는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온라인 예배를 위해서는 피디, 촬영, 편집 등 전문가 스태프 등이 필요하다. 모든 스태프가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은 예배자가 처한 상황이다. 예배자는 대부분 매우 산만한 환경에서 가족들과 함께 스마트폰으로 예배를 시청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 있는 이들에게 단순히 오프라인 예배를 중계한다면 머지 않아 '구경하는 예배'가 되기 쉽다. 온라인 예배에서는 예배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한 연출이 반드시 필요하다. 피디는 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그러려면 설교, 기도 모두 짧고 집중적이어야 한다. 예배 시간은 30~40분 정도가 적당하다고 본다. 그리고 예배자를 예배에 참여시켜야 한다. 인도자와 문답식으로 진행하는 설교는 어떨까? 설교 내용 중 궁금한 점에 대해 예배자가 질문하게 하고 개별적으로 답해주면 어떨까? 예배자들이 본문을 읽거나 의견을 나누게 하면 어떨까? 공동 기도문을 화면에 띄워 한 목소리로 기도하게 하면 어떨까? 교회소식을 KBS 9시 뉴스처럼 꾸미면 어떨까? 청소년 예배의 경우, 청소년들 스스로 온라인 예배를 제작하게 맡겨보면 어떨까? 찬양은 그동안 녹화해두었던 찬양곡 중에서 고르면 어떨까?

누구보다 중요한 건 예배자다. 예배자는 예배 복장부터 제대로 갖춰야 한다. 주방, TV, 세탁 등 모든 가사를 중단하고 예배에 집중해야 한다. 가능하면 모두가 함께 볼 수 있는 넓은 모니터를 이용하는 게 좋다. 각자 자기 스마트폰을 보는 건 피하는 게 좋다. 가정에서 예배한 후 그 장면을 카톡방에서 나누는 것도 효과적이다.

온라인 예배는 단순히 예배 방송을 연결하여 시청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과의 만남이고 성도 간의 모임이 돼야 한다. 모쪼록 안타까움 속에서 드리는 우리의 온라인 예배가 속히 오프라인 예배로 회복되기를 기도한다.

이의용 소장/전 국민대 교수 · 생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원문보기: http://www.pckworld.com/article.php?aid=8434111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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