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새론새평] 4·15 총선, 대구경북의 선택 / 홍성걸(행정학과)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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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괴이한 선거법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국민의 혈세를 지원받는 정당들의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선거 후 연합 가능성을 거론하며 사실상 위성정당임을 인정했다. 여당의 연합비례정당에 참여하기로 했다가 비례 자리를 배정받지 못한 급조된 정당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고, 당초 민주당과 비례정당 논의에 나섰던 정치개혁연합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아우성이다. 후보 등록일이 다가오면서 공천 불복도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이나 유명 정치인들은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현역의 탈락률이 높았던 통합당 대구경북 지역 공천에서는 더욱 그렇다. 중앙당의 공천이 다 옳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공천되지 못한 사람들이 너도나도 무소속 출마를 거론하는 것은 볼썽사납다. 자신도 과거 어느 시점에는 신인으로 발탁되어 정계에 진출했던 사람들이다. 일부에서는 당헌당규를 개정해서 복당을 막자고 한다. 그래서 막아질 것 같은가. 이해찬 대표는 자신이 지난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해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돼 다시 복당한 사람이다.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는 속담이 가슴에 와 닿음을 느낀다.이처럼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선거판은 일찍이 본 적이 없다. 정당과 정치인들이 엉망으로 만든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어떻게 하면 바로잡을 수 있을까. 유권자들이 집단지성을 발휘해 올바른 선택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선택의 기준은 다양하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는 3년 가까운 기간 동안 국정을 운영해 온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국정 운영 성과를 평가하는 선거다. 집권 세력이 국정을 잘 운영해왔다고 생각한다면 여당과 그 후보를 지지해주고 그 반대라면 지지를 철회해야 한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 사태에의 대응에 대한 단기적 평가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다음은 경제적 어려움의 근본 원인에 대한 평가다. 작금의 경제적 상황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보다는 경제적 어려움의 근본 원인이 집권당의 정책 실패에 있다고 보는가, 아니면 코로나19를 비롯한 외부 변수에 있다고 보는가에 따라 유권자의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유권자들이 고려해야 할 또 하나의 변수는 조국 사태에 대한 평가다. 소위 친조국 대 반조국에 대한 의사결정이다. 조국 사태는 윤석열 검찰에 의한 쿠데타라는 주장에 동의한다면 민주당이나 민주당 후보들, 그리고 그 비례 위성정당들을 선택하면 된다. 검찰 쿠데타 주장에 동의하지 못한다면 다른 정당과 후보들을 선택하면 된다. 선거구에 따라서 유권자들은 공천에 불복하고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후보자와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자 중의 선택에 직면할 것이다.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표가 나뉘면서 유권자들의 집단적 선택 결과가 왜곡될 수 있다. 그래서 유권자들은 자신의 뜻이 현실화되도록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결국 최종적인 판단은 유권자의 몫이다. 개별 유권자들의 선택이 모여 공동체의 집단적 선택을 이룬다. 준연동형 비례제로 누더기가 된 공천 과정과 수많은 비례정당들 속에서 정치적 책임은 물론, 도의적 책임을 지는 정당과 정치인은 아무도 없다. 이 기막힌 상황에서 이 나라의 미래는 유권자들의 집단지성에 달려 있다. 이미 대구경북 주민들은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세계인의 존경을 받을 만큼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었다. 4·15 총선에서 다른 지역은 몰라도 대구경북에서만큼은 그에 버금가는 높은 집단지성이 발현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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