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범죄보도, 적나라하고 과도한 범죄 정보 노출은 자재해야/ 조수진(교양대학) 겸임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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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 (FM 94.5) [열린라디오YTN] □ 방송일시 : 2019년 5월 4일 (토) 20:20~21:00
[조수진 교수] [김양원 PD] [조수진 교수]
이런 범죄보도는 대중들에게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범죄피해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한다는 점, 정책 수립의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 등의 순기능도 있지만, 선정적이고, 과장, 왜곡된 보도로 인해 예방의 효과보다는 불안감만을 조성하는 부정적 기능도 있습니다. [김양원 PD] 범죄 보도를 매우 선정적이고 자극적으로 보도해서 흥미 위주로 흐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수진 교수] 범죄보도 관행을 다룬 책에 보면 우리나라 범죄보도의 목적이 일차적으로 흥미유발에 있고, 따라서 오락적 기능을 주된 기능으로 수행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굉장히 선정적입니다. 아동학대와 관련된 범죄에서도 보면 피해자인 아동의 생전 사진이나 학대받았던 공간, 아이의 생활공간, 암매장 된 장소나 주변인 인터뷰처럼 피해자의 신상정보가 공개 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김양원 PD] [조수진 교수] 진주 방화살인 사건 보도를 봐도, 대부분의 방송들이 대안제시 없는 기사들을 내보냈습니다. ~했다더라 식의 가십거리 기사가 많은데요, 사건 맥락을 보지 않고 개인적 상황에만 치중하는 ‘일화적 프레임’에 의한 보도들입니다. 이런 일화적 프레임으로 대안 제시는 불가능한 거죠. [김양원 PD] 더욱이 마약이나 성 범죄의 경우엔 그 선정성이 극에 달하는 것 같고요? [조수진 교수] 채널 A가 약물 판매경로 이름을 검색창에 그대로 노출했구요, MBC도 마약을 칭하는 은어가 노출됐고, MBN은 앵커가 은어를 하나하나 읽어주기까지 했으며, JTBC SBS도 해당 은어가 그대로 노출됐습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민주방송실천위원회가 뉴스데스트 개편 한달을 진단하면서 주목을 끌기 쉬운 사건 사고 보도가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단체에 따르면 3월18일부터 4월14일까지 평일 뉴스데스크에서 마약 관련 보도에 꼭지 수를 가장 많이 배정한 날이 7일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성범죄보도도 마찬가집니다. 승리, 정준영 단톡방 외에도 최근 또 다른 연예인, 재력가, 클럽 MD들이 속한 단톡방이 또 밝혀져 수사에 들어갔는데요, 이런 성범죄 보도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선정성과 2차 피해 관련 보돕니다. 언론중재위원회 판례에 보면, 대부분 범죄행위의 선정적 묘사, 피해여성에게 사건 발생의 책임을 묻는 등의 가해성 기사가 많았습니다. 성범죄 보도가 흥미위주, 과장, 확대로 2차 피해의 우려가 있다는 겁니다.
[조수진 교수] 예로, 한국과 미국의 주요 일간지 성폭력 범죄보도를 비교한 연구가 있는데요, 거기 보면 한국이 선정적 기사제목을 달고 이미지 빈도가 높은데 비해, 미국은 정보적 기사제목이 주를 이루고 이미지는 적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우리 언론에는 가해, 피해자 진술을 따옴표를 사용해 전달하는데요, 미국은 경찰 발표를 주요내용으로 축약해 인용하는 것으로, 우리는 성폭력범죄 과정을 상세히 묘사하고 신상정보도 공개하는 데 비해 미국은 사실중심의 뉴스 프레임과 특별히 성폭력범죄 보도에 있어서는 정보공개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연구결과 나타났습니다. [김양원 PD] [조수진 교수] 그리고 또 한 가지 문제라면, 이런 보도가 반복, 누적된다는 것도 문젭니다. 인터넷 언론, 종편채널이 등장하면서 시사문제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많아졌구요, 같은 사건을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하루 종일 반복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최근 10년 동안 2천여건의 범죄보도에 관한 양적 내용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잔인한 수법의 이슈가 된 범죄의 경우 반복보도가 많았고, 반복보도에서조차도 사건 묘사에 그쳤지 원인을 규명한다거나 사회적 차원의 해석은 극히 적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영국 공영방송 BBC의 경우 동일 범죄사건에 대해서는 ‘진전된 팩트가 없을 땐 가급적 재보도를 자제한다’는 내규도 있습니다. [김양원 PD] [조수진 교수] 언론 보도는 다른 결과를 나타냈습니다. 범죄의 발생 빈도의 변화와는 상관없이 보도 건수는 각각의 범죄 유형 모두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결과적으로 대중들은 11년 동안 4개 유형의 범죄가 다 증가했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불안감은 증대되지만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양원 PD] [조수진 교수] 이제는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요? 선정적, 왜곡, 과장되지 않고, 좀 더 신중한 보도,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주제적 프레임에 입각한 보도, 피해자가 철저히 보호되는 그런 보도가 필요하겠죠. 전국범죄피해자센터가 범죄 보도와 관련해 언론이 지켜주길 바라는 몇 가지 원칙을 제시했는데요, 핵심적인 취지는 이겁니다. ‘피해자에게 좀 더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한다’는 것. 꼭 기억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됩니다. [김양원 PD] [조수진 교수] [김양원 PD]
출처: https://www.ytn.co.kr/_ln/0103_201905071430337333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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