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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춘추] 2020년 한반도 전망과 대응 / 홍순직(한반도미래연구원) 연구원

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면 한반도 정세는 다사다난했었다.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과 10월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의 결렬로 교착 국면은 지속되고 있다. 북한은 남한에 대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 등의 막말을 쏟아내고 금강산 시설물 철거를 요구했다. 또한, 미사일과 방사포 발사 등 13차례의 군사도발을 일으켰고, 김정은 위원장이 주장한 ‘연말 시한’인 12월에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엔진성능시험으로 추정되는 ‘중대 시험’을 감행했다. 미국도 북한의 대미 도발을 암시하는 ‘크리스마스 선물’에 맞서 한반도 상공에 유무인 정찰기 4대를 이례적으로 동시 출동시켰다. 북한의 잘못된 판단 우려에 대한 경고성 군사조치였다. 

2020년 한반도 정세는 2019년 불안요인과 불확실성이 지속할 전망이다. 북한의 대미 연말 시한과 크리스마스 선물은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시기가 연기됐을 뿐이다. 일부 전문가들과 미 국방부는 김정은(1월8일) 혹은 김정일(2월16일), 김일성(4월15일)의 생일 즈음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특히 지난해 북한이 이야기했던 ‘새로운 길’이 어떤 방향으로 정해질지 관심이다. 올해 북한의 신년사는 김 위원장의 육성 대신 당 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로 대체한 듯하다. 지난 12월 28∼31일에 개최된 전원회의는 규모와 기간, 형식 등에서 파격적이었을 뿐 아니라, 내용도 2020년 한반도 정세 전망에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전원회의 주요 내용은 경제ㆍ핵 병진노선의 복귀 선언과 함께, 멀지 않아 북한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는 협박성 경고이다. 특히 김정은이 2012년 4월에 자신의 첫 대중연설에서 밝힌 ‘인민들의 허리띠를 조이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을 전면 부정한 채, ‘허리띠를 졸라매더라도 자력 부강, 자력 번영하여…. 모든 난관을 뚫고 나가자’며 제재의 장기화에 대비한 투쟁구호를 제시했다. 이는 북핵 및 북미 협상에 대해 정면돌파하고 장기전에 돌입하겠다는 의미다. 

살얼음판의 한반도 정세 전망은 남의 일이 아니다. 대내외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한반도의 안정적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북한이 전원회의에서 이례적으로 남북관계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것은 우리에게 더 적극적인 역할을 우회 주문한 것이다. 북핵 협상에 대한 북미 간 입장 차를 줄이기 위한 창의적 해법과 적극적실리적 외교 전략이 요구된다. 미국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한의 체제안전 및 제재완화 주장에 대해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Better than the Best) 방향으로 유도하여 합리적 접점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우리의 새로운 길’ 선택과 지혜가 요구된다.

원문보기: http://www.kyeonggi.com/news/articleView.html?idxno=222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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