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시사풍향계―목진휴 국민대 교수] 이런 인사청문회를 바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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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7. 22. - 국민일보 - 주요 공직 내정자의 자질이 어떠한지를 확인하는 것은 그들이 꾸려갈 국정운영의 성패를 예측하는 중요한 절차이다.과거의 여러 경우들이 공직 예정자의 자질검증의 당위성을 대변하고 있다.이러한 배경으로 2000년 6월 인사청문회법이 제정되었다.법의 명칭이 시사하는 것처럼,인사청문회는 쓰고 싶은 사람에 대해 그가 누구인지를 들어보고 알아보는 과정이다.그래서 청문(聽聞)이라고 한다. 인사청문회법에 의하면 대통령이 지명한 주요 공직 내정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국회는 13인의 특별위원회를 구성한다.청문회의 대상으로는 사법부의 수장인 대법원장,헌법재판소의 소장,국무총리,감사원장,대법관,헌법재판관,그리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의 지명자가 포함된다.국회는 임명동의안이 접수된 후 약 20일간의 일정으로 그러한 직에 지명을 받은 사람이 충분한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를 검증하게 된다.특별위원회의 청문결과를 바탕으로 국회는 본회의를 소집하여 재적 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임명에 대한 동의를 하게 된다.이러한 과정을 거쳐 주요 공직자는 국정을 수행하게 된다. 이번 인사청문회의 대상인 국무총리 내정자의 경우는 특별하다.먼저 총리 내정자는 건국이래 최초의 여성 국무총리 후보자이다.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이제 행정부 수장의 자리에까지 다다른 것임을 확인하는 사회적 결실이다.뿐만 아니라 내정자는 2000년 6월에 제정된 인사청문회법의 첫번째 적용 대상이 된다.전임 국무총리의 경우에는 정치권의 합의에 의해 실시된 약식 청문회였다.이런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인사청문회에 거는 기대는 사뭇 크다. 인사청문회에 적용되어야 하는 최소한의 기준으로 내정자의 국가관,도덕성과 청렴성,그리고 전문성을 들 수 있다.국가관이라 함은 사회가 추구하고 있는 목표에 대한 내정자의 인식이다.남북대치의 상황을 고려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기본 원칙을 공유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다음으로 내정자가 상식의 수준에서 남에게 손가락질 받지 않을 만큼 생활을 영위해왔는지를 확인해야 한다.상식 수준에서의 도덕성과 청렴성이 중요한 것은 사회의 역할 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사회의 한 부분으로서 부족함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마지막으로 행정부의 수장으로서 전문가적 능력이 있는지를 확인하여야 한다.국무총리는 행정부의 복잡 다양한 업무를 꿰뚫어 볼 수 있는 혜안을 가져야 하며 부처간의 이해를 조정할 수 있는 조화와 조정의 업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피해야 할 점도 있다.먼저 정치적 이유에 의한 공방이 인사청문회의 장을 빼앗지 말아야 한다.인사청문회는 공직후보자의 자질에 대한 청문의 장이다.만약 공직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하는 기회가 되지 못하고 정치 공방의 장으로 변질될 경우 인사청문회의 필요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될 것이다.그렇게 사람으로서 기준을 적용할 것인가,아니면 더 높은 수준에서 그 기준을 적용해야 할 것인가는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그러나 개인의 되면 인사청문회를 실시하지 않음보다도 못할 것이다. 정치적인 공방을 현실적으로 피하기 쉽지 않다고는 하나,정치적인 줄다리기를 할 수 있는 기회와 장소는 그것 말고도 있다.국회에서도 가능하고 정당활동에 따른 정치의 공간을 통해서도 가능하다.다음으로 개인에 국한된 사안들,특히 사생활과 관련된 부분은 인사청문회에서 거론되지 말아야 한다.물론 국가 주요 공직자의 자질 검증에서 보통 문제는 개인의 문제로 국한하여 공직수행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한 확인의 범주에서 제외하는 것이 인사청문회의 본질과 부합하는 것으로 본다. 이번 인사청문회는 법이 제정된 후 첫번째 시행인 만큼 그 과정이나 결과는 향후 인사청문회의 명암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옷을 입을 때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하는 것과 같다.잘못 끼워진 첫 단추는 계속하여 다음의 단추가 잘못 끼워지도록 하며 결국 옷의 모습을 뒤틀리게 한다.이번 인사청문회도 마찬가지라고 본다.부언하건대 인사청문회에서는 그야말로 공직 후보자가 우리 사회가 추구하고 있는 국가관을 가지고 있는지,도덕적이고 청렴한지, 전문가적 측면에서 역량을 갖추고 있는 지만이 자질확인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목진휴(국민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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