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선택 2007 릴레이 기고] 대한민국 미래 이제 결정하자 / 윤영오 (정외) 교수

정치학자 카를 도이치는 선거란 유권자가 자기 운명을 결정하는 행위라고 규정하였다.

유권자가 합리적으로 선택하여 투표하는 데 참조가 되는 네 가지 기준을 정리해 본다. 첫째,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해낼 수 있는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이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정부의 최우선 과제며 시대적 소명은 경제를 회생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보의 경험, 전문성, 추진력 그리고 국가경영 능력 등이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국민통합을 이루어 낼 수 있는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이다. 누가 지역격차 해소와 양극화 해소를 해낼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 누가 노사 화합을 이끌어 낼 수 있는지, 이념보다는 실용주의를 강조하며, 진보와 보수 모두와 대화하고 설득할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미국에서는 극좌와 극우를 표방하는 후보는 당선되기 어렵다.

셋째, 세계화 시대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글로벌 리더에게 투표하는 것이다. 한국이 선진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한반도를 넘어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리더가 필요하다. 한ㆍ미 동맹 강화를 토대로 안보와 국제 위상을 제고하며, 북한 핵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리더, 재외 한민족 네트워크를 결성하여 협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 또한 효율성, 투명성, 공정성 등을 강조하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우리 사회에 정착시키는 의지와 능력이 있는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다.

넷째, 회고적 평가와 전망적 평가에 따라 후보자를 선택하는 것이다. 유권자가 현직 대통령의 업무수행에 만족하면 여당 지지를 하는 것으로 포상하고, 불만족이면 야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징벌하는 것이 회고적 투표다. 전망적 투표는 유권자들이 후보들에 대한 자질과 능력, 정책과 비전을 비교하는 가운데 유권자가 바라는 미래를 구현할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하는 방법이다.

상기한 합리적 선택 기준 외에 한국 선거에서는 종종 감정적 선택을 하는 사례도 있었다. 2002년 대선에서는 당시 선두주자였던 이회창 후보 아들 병역문제를 포함하여 이른바 '3대 의혹'이 제기되었는데, 선거 후에야 제기된 의혹들이 허위사실로 판명되었다. 그 피해는 이회창 후보와 한나라당만 본 것이 아니라 합리적 선택을 하지 못한 수많은 유권자가 보았던 것이다.

국회에서 '이명박 특검법안'이 통과되었다. 검찰이 이 후보에 대해 혐의 없음을 재천명하였음에도 선두주자인 이 후보는 피의자로 간주되고 있다. 5년 전처럼 선거 후에 무혐의로 확인되었을 때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

참고로 대통령 선거 역사가 오랜 미국 사례를 소개한다.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은 현직 대통령이 개입된 사건이기 때문에 이번 사건과 비교될 수 없다. BBK 사건과 유사성이 있는 것은 1992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 빌 클린턴 부처와 관련된 화이트워터 개발사업 스캔들이다. 당시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클린턴 부처는 동업자들과 더불어 화이트워터 지역 개발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보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주지사 시절 클린턴이 30만달러 불법대출을 지시하였다고 데이비드 헤일이라는 금융업 종사자가 주장한 것이다. 선거운동 기간에 수사가 진행되었으나 확실한 불법사실이 증명되지 않은 클린턴은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아버지 부시 대통령을 제압하고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클린턴 취임 이후에도 검찰은 지속적인 수사를 하였고, 14명이 입건되었으나 클린턴 부처는 무혐의로 확인되었다. 중요한 점은 선거운동 기간이나 취임 이후에 양대 정당은 극한대립을 하는 일 없이 조용히 검찰 수사를 지켜보았고 수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늘 투표일을 맞아 어떤 기준이 가장 현명하고 합리적인 선택기준인지는 유권자 각자가 결정할 일이다. 다만 우리 유권자가 한 사람도 빠짐없이 합리적인 선택을 하여 우리 선거문화를 진일보시켰으면 한다. 결국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한국을 선진문명국으로 만들기 위해 투표하는 것이 모든 유권자의 선택기준이 아닐까.

원문보기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etc&oid=009&aid=0000649747

이전글 명사들이 추천하는 ‘새 대통령에게 권하는 책 30선’ 선정 / 김영수 (일본학연구소) 연구원
다음글 [DT 시론] 새로운 시대가 열리려고 / 김현수 (경영)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