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DT 시론] `캐치업 전략` 뛰어넘자/김현수(경영학부)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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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서울회의- ① 글로벌 중심국가로 G20 정상회의를 며칠 앞두고 드는 생각이 있다. 우리가 드디어 세계 역사의 중심국가로 진입했는가?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는 고도 압축 성장 기록이나, 일찍이 아시아 전역으로 퍼져나간 한류 열풍을 보면서 우리가 변방국가가 아님을 인식하기는 하였다. 지금도 성장은 계속되고 있고, 한류는 이어지고 있고, 최근에는 아시아 전역에 한국어 시험 열풍도 불고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에서 한국어 자격시험을 통과하여 한국으로 와서 돈을 많이 벌겠다는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우리 경제가 성장하였고, 변방 국가들에게 큰 희망의 땅이 된 것이다. 우리 대기업들을 방문하면 외국인 방문객들이 끊임없이 오고가고 있고, 거리에는 한국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보면 우리가 중심에 근접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선진국형 산업의 수준도 높아졌다. 전자, 자동차, 철강, 화학 등 주력산업은 물론이고, 문화산업수준도 현저히 높아졌다. 장년 이상 세대들이 젊은 시절에 우리 가요 보다 팝송이나 외국 노래를 많이 듣고 불렀던 것에 비해, 요즘 젊은이들은 우리나라의 대중가요를 주로 듣고 있다. 오히려 우리 가요들이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질적으로 우리 가요의 수준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영화산업에서 자국영화의 점유율 50% 이상을 유지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자긍심 높은 프랑스도 자국영화 점유율이 30-40% 인것에 비하면 우리 영화의 수준도 자랑할 만한 수준이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역량도 크게 성장하였다. 최근 일본 경제주간지에서 소녀시대의 성공요인과 기획사의 경영 역량을 크게 다룬 것도 우리 산업과 문화수준의 괄목할 성장을 증명하는 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세계화 지수도 높다. 우리 한국인이 진출하여 거주하고 있는 해외 국가 수가 전세계 인종중에서 가장 많다는 보도가 있었다. 중국인이나 유태인보다도 많이 해외로 나가서 뿌리내리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선진국형 국민성을 증명하는 것이다. 지난 여름에 필자가 방문한 남태평양의 미개발국 바누아투에도 한국인이 여러 업종에 진출해 있었다. 위대한 DNA를 가진 민족임을 새삼 확인하였다. 그러나, 이시점에서 우리가 세계 역사의 중심국이 되기 위한 충분조건을 갖추고 있는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선진국의 조건 중의 하나인 문화의 수용성과 관용성이 얼마나 높은가. 지구의 지속가능성 등 선진국 이슈를 우리 사회의 어젠다에 얼마나 깊이있게 고려하고 있는가. 세계 정치 및 경제 문제에서 자기 주도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역량은 어느정도인가를 다시 생각해본다. 세계 인구의 2.5%가 자기가 태어난 나라에 살지 않고 다른나라에 산다고 한다. 미국은 국민 중의 10%, 호주는 22%가 다른나라에서 태어난 사람들인데 비해, 우리는 외국인 거주자가 1.8% 이다. 인구의 형성과정이 다르기는 하지만 문화의 수용성과 관용성에 미치는 영향이 큰 지표다. 미국의 하버드대학이나 일본의 동경대학에서 오래전부터 주도적으로 연구하는 지속가능과학(Sustainability Science)과 같은 선진국형 주제를 서울대나 KAIST에서는 얼마나 깊이 있게 고려하고 있는가? 우리나라의 많은 부문이 아직도 2등에서 1등을 하기위한, 선진기업을 따라잡기 위한 전략 캐치업 전략에 머물러 있다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경제와 정치 의사결정에서의 주도성 증대는 오랜 숙원과제로 되어 있다. 필자가 언젠가 로마에서 버스를 타고 남쪽으로 몇시간을 이동한 적이 있었다. 유명한 로마가도를 중간 중간에 만나면서 몇시간을 달렸는데, 모든 길은 중심인 로마로 통했음을 실감하였다. 로마가 중심이기 때문에 변방에서 중심으로 빠르게 접근하기 위해 길이 필요했을 것이고, 중심에서 변방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도 길이 필요했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역사의 중심이 되는 길도 같은 원리가 아닐까. 세계인들이 우리나라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고, 우리가 세계로 신속하게 진출할 수 있는 큰 길이 닦여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닌가. ICT 인프라의 길, 문화의 길, 경제 교역의 길, 정치행위의 길 들이 우리를 중심으로 세계로 뻗어나가고, 우리에게로 다가올때 우리가 중심국가인것이 확인될 것이다. G20 정상회의를 위해 세계의 선진국들이 우리에게로 오고 있다. 그 길이 로마가도처럼 우리를 중심으로 뻗어있는 소통로가 되도록 해야할 것이다. 원문보기 :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01109020123516970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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