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한국경제] '평생고용' 말은 달콤하지만/유지수(기업경영전공)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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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심상치 않다. 선행지수가 3개월째 하락하고 있다. 현재의 경제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도 동반 하락했다. 정부는 일시적 현상이라고 한다. 그러나 유럽의 재정위기가 계속되고 일본의 전력수급 문제도 예측불허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경제는 지뢰밭을 걷고 있는 격이다. 정말 걱정스러운 것은 장기적 측면에서의 경제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고령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고 한다. 65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14%를 넘으면 고령사회로 정의되는데,이미 우리나라 인구의 11.3%가 65세 이상이라고 한다. 일할 사람이 점점 적어지니 장기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와중에서도 한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정치인은 서로 경쟁적으로 '퍼주기'와 '선심정책'을 발표한다. 또 경제의 동인 역할을 하는 자동차산업에서는 노조가 공급사슬의 아킬레스건을 집중공략하고 있다. 모두가 자신의 이익에만 눈이 멀었고 생존기반인 국가경제는 안중에 없는 것 같다. 세상에는 달콤한 유혹을 제시하면서 사람들을 꾀어 파멸로 이끌면서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사람들이 있다. 아마도 '퍼주기 왕국'으로 소문난 그리스에도 이런 사람이 많았던 모양이다. 그리스는 물쓰듯 돈을 풀어 재정을 파탄에 이르게 했다. '퍼주기'의 결과로 이제는 그리스가 유럽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위협요인 되고 있다. 우리나라 정치가도 유사한 행위를 보인다. 천사의 탈을 쓰고 복지와 '소외된 자'에 대한 배려를 외치지만 속으로는 권력에 대한 자신의 검은 욕심을 실현하기 위해 국가장래를 희생시키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산업 노조인 UAW도 1960년대부터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구호를 걸고 사측을 상대로 투쟁해 각종 복지와 혜택을 얻어냈다. 막대한 지출을 견디지 못한 GM과 크라이슬러가 금융위기가 닥치자 결국 파산을 선언하게 된 것이다. 경쟁력은 하락하는 데 복지는 강화되는 '치명적 조합'이 결국 자동차회사를 망하게 할 것이라는 것을 UAW 지도자들이 몰랐을리 없다. 자신들의 권력기반을 다지기 위해 기업 경쟁력 향상은 뒷전에 두고 투쟁일변도 전략을 구사해 단기적 이익의 실현에만 집중한 것이다. 정치논리가 경제논리를 압도한 것이다. 우리나라 노조도 UAW와 유사한 면이 많다. 노조가 언제부터인가 정치인과 같이 천사의 탈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소외된 노동계층에 대한 기업 배려를 주장하지만 사실 자신들의 권력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평생고용을 보장하는 '고용 성역화'는 노조원이 거절하기에는 너무나 달콤한 유혹이다. 그러나 '고용 성역화'는 곧 경영의 경직을 의미한다. 경영이 어려울 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탄력적 수단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다. 파업이라는 무기 앞에서 마냥 작아지기만 하는 완성차메이커의 약점을 이용해 노조는 생산현장에도 경영의 힘이 미치지 못하게 했다. 생산현장에 경영이 없으면 생산성은 하락한다. 실제로 작업편성률이나 공장생산성이 경쟁상대에 비해 턱없이 낮다. 이는 곧 우리나라의 경제를 일궈낸 노동자의 근면과 성실이 상실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조 지도자도 노동운동의 정치화가 결국은 기업의 경쟁력을 앗아갈 거라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정치가들이 '퍼주기'가 결국 국가경제를 망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표 얻기에 자신의 영혼을 판 것이나 다를 바 없다. 고용의 성역화와 고임금은 언젠가 기업을 파국에 이르게 한다. 시간문제다. 대한민국은 정치화된 노조지도자의 표 얻기 '무한도전'무대가 됐다. 생산성 향상을 말하는 노조는 극소수다. 그저 기업에서 따온 복지라는 선물보따리를 던져대며 경쟁을 하고 있다. 지금의 선물이 미래의 독약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국가경제의 미래를 위해 제발 경제논리가 정치논리에 앞섰으면 한다. 유지수 < 국민대 경영학 교수 > 원문보기 :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10602225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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