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조선일보]한국 제조업의 '제2 르네상스'를 향하여/유지수(기업경영전공)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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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는 그동안 제조업과 건설업이라는 두 배가 견인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건설업은 힘을 잃고 비틀거리고, 제조업이 홀로 경제를 힘겹게 이끌고 있다. 이미 제조업 비중은 우리나라 GDP의 28%에 육박한다. 어떤 사람은 제조업 의존도가 너무 높아 다변화가 필요하다지만 제조업을 소홀히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는 영국과 독일을 보면 알 수 있다. 전략산업으로 영국은 금융업을 택했고 독일은 제조업을 택했다. 그런데 영국의 경제적 영향력은 크게 퇴색했고, 독일은 EU의 운명을 결정할 정도로 막강한 경제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제 한국은 제2의 제조업 르네상스를 열 수 있는 관문이 생겼다. 한·미 FTA로 세계 최대 단일 시장인 미국에 무관세 실크로드가 열린 것이다. 지금 일본과 대만은 제조업 기반 붕괴를 걱정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살인적인 환율이 제조업 경쟁력을 파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 FTA는 한국 제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여서 제조업 기반의 해외이탈을 막을 수 있다. 한·미 FTA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미국이 제조업 전반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 기업이 불리하고 결국 한국 경제가 미국에 예속된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우리 기업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한국 기업은 강한 제조업 경쟁력을 갖고 있다. 전 세계에서 한국처럼 기업이 신제품을 빨리 개발하고 양산(量産)할 수 있는 국가는 많지 않다. 삼성전자는 MS·애플·구글이 갖지 못한 최고의 제조업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공장만 빨리 건설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해외에 새로운 공장을 지어서 신모델을 투입하면 경쟁사보다 훨씬 빨리 생산 정상화에 도달할 수 있다. 이는 우리 기업이 설계와 양산을 이어주는 개발 프로세스에서 월등한 우월성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 대기업의 개발 능력과 부품 기업의 탁월한 대응력이 한국 경제를 살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50년의 산업화 과정에서 우리 기업은 나름대로 공급 사슬 생태계를 진화 발전시켜 이제는 경쟁국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생태계 경쟁력을 개발하였다. 이런 공급 사슬 생태계의 경쟁력 때문에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 이후 한국이 처음으로 일본을 이기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제 노동계만 협조한다면 '한국형 기업 생태계'는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제2의 학익진(鶴翼陣) 대형이 될 수 있다. 제조업이 성장해도 고용 증대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기업이 노동의 경직성 때문에 고용을 최소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노동 경직성 문제가 선결되지 않는 한 가시적인 고용 증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한·미 FTA로 더 강해진 국내 제조업 기반이 고용 창출로 이어지려면 노동 경직성은 반드시 선결해야 할 과제이다. 앞으로 중국·일본과도 FTA를 체결할 수 있다. 세계 거대 시장에 무관세 실크로드를 확장해가는 것이 한국의 목표이다. 실크로드는 쌍방향이다. 우리도 열고 상대국도 여는 것이다. 위협을 두려워해서 도피하는 자는 실크로드 외곽의 사막에서 살게 된다. 우리는 새로운 도전 정신과 개척 정신으로 FTA라는 실크로드를 통해 제2의 제조업 르네상스를 이룩해야 한다. 이순신 장군은 "아직도 12척 전함(戰艦)이 있다"며 승리를 확신했다. 우리는 한국 기업이 아직 제조업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원문보기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1/03/2012010302903.html 출처 : 조선일보 기사입력 2012.01.03 22: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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