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DT 시론]IT로 정치서비스시대 열자/ 김현수(경영학부) 교수 | |||||||
---|---|---|---|---|---|---|---|
총선 열기가 어느때보다 뜨겁다. 물갈이가 수 십년만에 최대로 일어난다는 전망이고, 새로운 인물,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도 그 어느때보다 높다. 공천과정에서 도덕성 검증 논의가 치열했고, 정당간의 참신성 경쟁도 뜨겁다. 정치서비스가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권의 변화는 유권자의 의식변화에서 시작된 외생적 측면이 크지만, 정치를 서비스산업화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정치만큼 서비스업의 핵심 속성을 모두 가진 경우도 드물다. 서비스업의 네 가지 주요 특징은 무형성, 비분리성, 비일관성, 무재고성이다. 정치서비스는 고객인 국민을 행복하게 해주는 무형적 서비스이고, 국민과 정치인이 분리되기 어려운 속성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정치행위를 하려고 해도 국민이 협조해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것이다. 정치인들은 서비스의 비일관성이 큰 대표적인 집단으로 인식되고 있고, 정치 행위는 기회를 놓치면 무용지물이 되는 무재고성 특징이 있다. 이러한 전형적 서비스업인 정치서비스가 서비스업으로 인식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치권이 진입장벽이 높은 그룹으로 오래 존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서비스 공급자인 정치인이 자신의 행위를 서비스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서비스 수요자인 국민이 서비스를 받을 권리를 크게 주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자신의 행위를 서비스로 생각하는 정치인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각 당의 공천 신청자들이 넘쳐나는 것을 보면 매우 힘든 고객 서비스업으로 정치를 인식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국회의원으로 당선될 때까지 국가를 위해, 지역구민을 위해 열심히 헌신하는 모습과 역량을 보여야 하기 때문에 여기까지도 힘든 일이다. 그런데, 당선된 후의 긴 기간을 당선 전보다 더 열심히 대국민 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인식하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 선망받는 전문직인 의사의 경우, 외과의사들은 주당 근무시간이 120시간 정도의 격무에 시달리기 때문에, 선호도가 낮아져서 사람구하기 힘들다고 한다. 국회의원이나 외과의사나 모두 사람 구하는 직업이기는 마찬가지 아닌가 생각된다. 최근에 들어 IT기기와 인터넷의 발달로 국민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으려는 노력을 강화하면서, 정치의 서비스업화가 촉진되고 있다. 각 정당들은 고객을 좀 더 생각하면서 정치서비스를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일시적인 시도로 끝나지 않고 진정한 정치서비스업으로 자리잡도록 하는 것은 이제부터의 노력에 달려있다고 생각된다. 비분리성 속성을 명확히 인식하고 무형성과 비일관성을 극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치인과 국민은 한 단위가 되어야 한다. 국민이 정치인을 견제할 수 있도록 IT시스템이 도와주어야 한다. 정치서비스과정을 가시화하여 무형성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정치서비스의 성과는 측정하기 쉽지 않으므로, 대리지표를 설정해야 한다. 선거 공약의 이행 정도로 일차적인 측정을 할 수 있다. 또 국민의 고통과 고민을 어루만지고 해소해주는 정성적 서비스가 수행되는 정도로 측정을 보강할 수 있다. 이것을 IT시스템으로 계량화하여 공식관리하면 된다. 정부에서 시스템구축 및 운영예산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정치서비스의 비일관성 문제도 IT시스템을 강화하여 해결할 수 있다. 요즘 뜨고 있는 빅데이터 처리기술로 정치인의 말과 행동, 노력 정도가 일관성이 있는지를 IT시스템을 구축하여 평가하고 확인할 수 있다. 정치를 일반 서비스업으로 자리잡도록 하는 것은 IT시스템 구축과 유권자인 국민들이다. 똑똑한 국민들이 많다고 해도 IT시스템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효율적인 활동을 수행하기 어렵다. 합리와 비합리, 상식과 비상식, 정의와 불의의 경쟁에서 합리와 상식과 정의가 승리하도록 만들려면, IT시스템으로 국민들의 정치인 선발 및 평가 활동을 도와줄 수 있어야 한다. IT활용으로 정치서비스의 서비스업화가 촉진되면, 서비스 정신이 부족한 사람들은 정치권에서 자연히 도태될 것이다. IT와 서비스가 좋은 세상을 만드는 핵심 수단이라 생각된다. IT로 정치서비스 2.0 시대를 열자.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자. 원문보기 :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2040202012351697026 |
이전글 | [조선일보]北 판단력 약화 보여준 '광명성 3호 발사' 선언/안드레이 란코프(교양과정부) 교수 |
---|---|
다음글 | [문화일보]“몸싸움이 최후수단인 국회… 票로 심판하는 수밖에 없다”/남덕우(정치 1기) 동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