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충무로에서]다문화가정의 안정이 중요한 이유 / 이은형 (경영학)

우리나라 인구가 오는 23일 사상 처음으로 50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인구 5000만명 시대는 2045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한다. 5000만명 시대는 33년 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만 15~64세에 해당하는 생산가능인구는 2016년부터 가파르게 하락하여 2050년에는 지금보다 1100만명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인구 통계는 우리 모두에게 경계 경보를 울리고 있다. 출산율이 매우 낮은 데다 고령 인구는 빠르게 늘어나서 경제 성장의 원동력에 비상벨을 울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희망을 주는 숫자도 발견된다. 2006년에 예측할 때만 해도 우리나라 인구는 2018년 4934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했다. 당시만 해도 출산율이 2005년 기준 1.08명이었으므로 우리나라 인구는 5000만명을 넘지 못한 채 하락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실제 결과는 달랐다. 출산율은 2005년 이후 소폭 상승하여 2011년에는 1.24명을 기록했다. 2045년까지는 1.42명으로 완만하게 높아질 것이라니 다행스럽다. 출산율이 증가한 것과 함께 외국인이 크게 늘었기 때문에 우리나라 인구는 5000만명 시대를 맞게 된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다문화가정 및 외국인 거주자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베트남, 필리핀 등 조국을 떠나 낯선 나라에 와서 가정을 이루고 사는 외국 여성, 기회의 나라 한국에 와서 일을 하다가 결혼 등의 계기로 한국에 귀화하는 외국 남성, 그리고 국적은 외국인이지만 다양한 일자리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까지 15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출생하는 아이 100명 중 4명은 다문화가정 출신이라는 통계도 있다. 외국인 근로자뿐 아니라 다문화가정을 이루고 있는 외국인 모두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함께 가야 할 소중한 존재임을 인식해야 한다.
 
이들은 우리 인구 변화의 부정적 측면을 완화해 주는 역할을 하므로 국내 거주 외국인의 안착은 우리에게도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다문화가정의 자녀교육 문제는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다문화가정의 자녀는 우리 아이들과 똑같이 한국의 미래를 짊어질 동량이다. 그런데 이 아이들은 피부색과 언어 또는 문화의 차이로 학교 생활에 부적응을 겪기도 하고 집단 따돌림으로 괴로워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다문화가족 지원법이나 외국인처우기본법 등을 통해 지원책을 마련한다고는 하나 아직은 충분치 못한 상황이다.
 
다문화가정의 가정 불화도 심각한 상황이다. 통계청의 '다문화인구동태 통계'에 따르면 2011년 다문화 혼인 건수는 3만5000여건으로 전체 혼인 건수 32만6000건의 11%이고, 이혼 건수는 전체 이혼 건수의 12.3%인 1만4319건에 달했다. 다문화가정의 이혼이 늘어나는 이유는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데다 서로 결혼 동기가 다르다 보니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문화가정의 이혼 상담 건수는 해마다 30% 이상씩 급증하는 추세라고 하니 더욱 심각하다.
 
외국인 여성이 한국 남성과의 결혼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가지는 것도 문제지만 한국인 남성이 '외국인 신부를 사 온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한다. 다문화가정을 이루려는 예비 신부나 신랑에게 사전 교육을 하는 등의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겠다.
 
일찌감치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온 시민단체에 이어 최근에는 대기업에서도 사회적 책임의 일환으로 다문화가정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보다 많은 사람이 이웃의 다문화가정이 안정되게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 당장 손을 내밀어 보자.

 
원문보기 : 아시아경제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2061911013432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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