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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 美셰일혁명의 네가지 성공 비결 / 유지수 총장

유가하락이 세계 경제를 뒤 흔들고 있다. 에너지 가격은 항상 반등과 하락을 거듭해왔다. 금융위기 때에도 수개월 만에 기름가격이 60%나 떨어 진 적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가격 하락의 원인은 미국에서 일어난 셰일혁명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 최소한 하루에 백만 배럴 이상의 에너지 공급과잉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미국에서 셰일혁명이 일어난 것은 최근 작고한 조지 미첼이라는 사업가의 도전정신이 밑거름 역할을 했다. 물론 조지 미첼이라는 한 명의 석유재벌 때문에 셰일혁명이 가능했던 것은 아니다. 그가 셰일가스 대량추출에 과감하게 투자해 성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 정부 지원이 없었다면 셰일혁명은 아마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특히 수압파쇄와 같이 물, 모래, 화학물질의 최적 배합공식을 발견해야 하는 기술은 개발 과정에서 수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최적의 배합을 발견하는 데까지 거의 25년이 걸렸다고 한다.

또한 배합공식 개발에 미국정부 역할이 매우 컸다. 미국 연방 에너지규제위원회(FERC)는 1970년대 민간가스업체와 손잡고 가스연구소(GRI)를 설립했다. 그리고 1976년 이 연구소에서 동부가스셰일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을 통해 정부, 대학, 민간업체가 여러 파일롯트 프로젝트를 함께 실시하면서 다양한 드릴링과 수압파쇄 방법을 연구했다.

연방정부 산하 에너지부도 혁신적인 대량 수압파쇄법을 개발하는 등 한 몫을 했다. 운도 따랐다. 셰일가스 발굴과는 상관없이 지진연구를 하던 산디아 국립연구소에서 미세지진감지기술을 발명했는 데 이 기술이 셰일가스가 위치한 장소를 발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물론 셰일가스와 오일을 발굴하는 데 환경보호단체의 반발이 거셌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 주정부는 셰일가스와 오일을 채굴 할 때 어떤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지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해 환경단체 요구도 수용했다. 그렇다고 해서 환경단체 반발이 완전히 없어 진 것은 아니지만 미국 주정부와 주의회의 조정능력이 없었다면 채굴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결국 세일혁명은 미국정부의 기술투자, 민간기업과의 협업, 죠지 미첼의 벤처정신, 미국정부와 의회의 조정능력 이라는 4박자를 갖춰 가능했다.

미국의 셰일혁명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가 연구개발에 대한 지원이 대부분 단기간에 끝난다. 프로젝트 기간은 대부분 3~5년이고 중간평가를 2년 후 실시하기 때문에 프로젝트 책임자는 단기간 성과에 집착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는 미국 셰일기술 개발과 같이 25년간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상상할 수가 없다. 더욱이 셰일기술처럼 실패위험이 크고 성과가 더디게 나오는 경우라면 거의 중도에 지원이 중단된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는 민원이 생기면 우선 “동작 그만”을 지시하는 것이 정부와 국회의 관례처럼 됐다.

창조와 혁신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공통분모는 위험감수다. 모험 없이 세계를 바꾸는 창조가 나올 수 없다. 정부가 위험을 감수해야 기업가의 도전정신도 살아난다. 우리나라도 위험부담이 큰 기술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 지원, 민간기업의 참여, 벤처정신, 정부와 국회의 조정능력이라는 4박자를 갖춰 창조경제를 실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원문보기: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A61&newsid=01164406609241656&DCD=A00106&OutLnkCh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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