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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진화하는 스마트카 시대, 업체 간·부처 간 협력 강화를 / 정구민(전자공학부) 교수

파리모터쇼, 소비자가전박람회(CES),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제네바모터쇼.

서로 다른 영역의 전시회지만 공통점이 있다. 스마트카 진화의 연속성은 물론이고 융합 기기로서 스마트카의 진화를 보여 줬다.

작년 파리모터쇼만 해도 파나소닉 등 일부 전시관에서만 볼 수 있었던 애플 카플레이는, 올해 CES에서 현대자동차, 아우디, 제네럴모터스(GM), 폴크스바겐 등 주요 자동차 업체가 대대적으로 전시했다. 제네바모터쇼에서 올해의 차량으로 선정된 폴크스바겐 파사트는 애플 카플레이,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CCC(Car Connectivity Consortium) 미러링크를 모두 지원한다.

파리모터쇼에서 화제가 됐던 자동긴급제동시스템(AEBS:Autonomous Emergency Braking System)과 긴급통화(eCall)는 제네바모터쇼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AEBS는 대부분 차량에 장착되는 추세고 긴급통화도 유럽 업체 중심으로 확산된다.

CES에 나타난 메르세데스 벤츠의 자율주행 자동차 ‘F015 럭셔리 인 모션’이나 제네바 모터쇼에 나타는 린스피드 ‘버디’는 모두 자율주행 상용화 이후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 차량은 또 하나의 생활 공간으로서 스마트카를 보여준다. 동시에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한 기능적인 고민과 법·제도적인 고민도 함께 던진다.

최근 전시 흐름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점은 역시 자동차가 산업용 기기에서 개인용 기기로, 개인용 기기에서 협력형 융합 기기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운전자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진화해온 스마트카가 이제는 외부와 연결된다. 보행자, 도로, 다른 차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된 셈이다.

상용화가 진행되고 있는 AEBS나 긴급통화는 각각 앞차나 보행자 상황에 따라 멈추거나, 긴급 상황 시에 외부로 전화 연결을 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운전자의 차량 이외에 다른 차량, 보행자, 도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협력적 융합 기기로 진화하는 첫 단계다.

스마트카 진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앞차 카메라를 이용해 도로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집에 가까이 가면 조명을 켜준다. 주행 중인 도로 사고 정보를 확인하고, 차량 내에서 음식 비용을 결제한다. 이 같은 미래 비전은 협력적 융합 기기로서 스마트카의 미래상이다.

진화는 자동차 시장 재편 가능성을 제시한다. 애플, 구글, 테슬라 등 신생 업체의 자동차 시장 진출과 더불어, 자동차 회사에도 기회이자 위기다. 이러한 융합 흐름에 따라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자동차사·이동통신사·기기사 등의 협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독일 자동차 업체들은 국제 표준·유럽 신차 안전도 평가(Euro NCAP)·유로 규제로 이어지는 신기술의 상용화 단계를 차례로 가져간다. 이 역시 융합 산업에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다. 도로·차량·보행자로 이어지는 ‘V2X(Vehicle to Everything)’ 관련 분야에서는 여러 나라 정부가 앞다퉈 국책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로서는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미래창조과학부로 이어지는 정부 차원의 융합 정책 강화가 필요하다. 자동차사·이동통신사·기기사로 이어지는 업체 간 협력 강화도 필수다. 지난해 국가기술표준원 주도로 결성된 ‘스마트카 표준화 추진 협의회’는 다부처, 다기관 융합·협력 차원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스마트카는 국제적으로도 기능뿐만 아니라 부품 및 모듈, 통합안전시스템(Cooperative Safety System)으로 국제표준 영역이 확대되는 추세다. 부처 간·업계 간 칸막이를 넘어 협업 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융합 시대를 선도하는 정부의 정책과 업체 간 협력 강화로 ‘협력형 융합 기기’로 진화하는 스마트카의 미래 시대를 주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gm1004@kookmin.ac.kr

 

원문보기 : http://www.etnews.com/2015042800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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