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핵 전쟁서 살아남기 위한 4가지 원칙 / 박휘락(정치대학원) 교수


북한은 수차례의 폐연료봉 재처리 과정을 통해 핵무기를 만들수 있는 플루토늄을 40여㎏ 갖고 있는 것으로 국방부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핵무기 소형화 능력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 국방부의 판단입니다. 북한은 1980년대부터 실전배치한 사정거리 300㎞의 스커드B 탄도미사일이나 사정거리 500㎞의 스커드C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달아 남한으로 쏠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다는 것이 안보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스커드B의 탄두중량은 1000㎏, 스커드C의 경우 700㎏입니다. 마음만 먹는다면 1t 미만의 핵탄두를 사정거리내에 떨어뜨릴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북한핵 전문가인 조엘 위트는 올해초 북한이 10~16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으며 2020년까지 100개까지 늘릴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바로 우리의 코 앞에 핵무기가 있지만 남북간 전면전 발발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여기는 것처럼 핵폭발을 걱정하는 여론도 찾기 쉽지 않습니다. 북한의 주장대로 스스로를 방어하기위한 무기일 뿐 동족에게 설사 쏘겠느냐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적지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예비역 대령 출신인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부교수는 최근 펴낸 ‘핵전쟁에서도 살아야한다-생존상식 10단계’에서 국민들의 이같은 인식을 질타합니다. 이미 6·25 전쟁을 일으켰고 1987년에는 민간인을 태운 대한항공 여객기를 공중에서 폭파시켰으며 북한 주민들조차 제대로 챙기지 않는 북한 정권에게 합리성을 기대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대규모 경제원조를 받을수 있는 개혁과 개방을 받아들이지 않고 핵무기 개발을 통해 고립의 길을 선택하는 것을 대표적인 근거로 제시합니다.

박 교수는 그간의 숱한 전쟁 사례를 연구해보면 지도자의 성격적 결함이나 자존심, 오판 등 잘못된 인식이 전쟁을 유발하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라고 강조합니다. 김정은과 같은 젊은 지도자일수록 상황을 잘못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필자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수 없습니다.

육사 34기 출신으로 육군대학과 합동참모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박 교수는 “암에 걸리는 것이 확실해서 암보험을 드는 것이 아니다. 가능성이 있으면 대비하는 것”이라며 “보고 싶지 않아서 회피한다고 현실은 없어지지 않는다”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북한은 핵무기를 미사일에 실어 공격할수 있고 우리는 이를 충분히 요격할만한 방어력을 갖고 있지 못합니다. 박 교수는 이런 현실에서 핵폭발과 관련된 조그마한 상식이 생사를 좌우할수 있다는 생각에서 생존서를 저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핵전쟁에 관해 박 교수가 강조한 몇가지 원칙을 소개합니다. 첫번째는 사전에 대비하거나 적절히 조치하면 핵폭발에서도 살아남을 확률을 높일수 있다는 것입니다. 강대국이 갖고 있는 메가톤급의 핵무기가 아니라면 하나의 도시를 없앨 수는 없다고 합니다. 북한이 보유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10~20kt의 핵무기가 터지면 반경 1㎞ 안에선 가공할 위력의 폭풍과 화염이 발생하지만 반경 2km 바깥에 있는 건물부터는 붕괴되지 않습니다. 사망자는 수십만명에서 백만명이 이를수 있지만 냉정하게 말해 생존자는 이보다 훨씬 많습니다.

두번째는 핵무기 폭발시 생사 여부는 사전에 얼마나 대비하였느냐에 좌우된다는 것입니다. 핵폭발후 방사능이 현저하게 감소하는 2주가량 대피소에서 생활할수 있는 준비를 갖춰 지내는 것이 것이 중요합니다. 플라스틱 병이나 큰 플래스틱 통에 든 식수, 통조림 및 진공포장된 음식, 쌀, 구급약, 부탄가스와 버너, 취사도구, 랜턴, 등불, 성냥, 초, 내의, 침낭,용변통 등이 필요합니다. 물, 음식, 위생에 못지않게 환기가 중요합니다. 배터리로 가동되는 공기여과기나 환기도구가 없다면 낮은 곳에 공기유입구를 만들고 높은 곳에 더운 공기가 나가도록 굴뚝을 만들라는 것입니다. 덮개나 여과물질을 사용해 낙진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야하고요.

세번째는 가까운 지하시설 등으로 대피하는 것입니다. 핵폭발이후에도 살아있다면 다행히 자신은 원점에 있지 않았음을 의미합니다. 낙진에 포함된 방사선을 차단할수 있는 시설로 신속히 대피하는 것이 자신의 생명을 지킬수 있습니다. 30㎝ 이상의 콘크리트, 40㎝ 이상의 벽돌, 60㎝ 이상의 흙으로만 막혀있으면 방사선의 대부분은 차단됩니다. 근처에 공공대피소나 가족대피소가 있다면 최선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지하철이나 가까운 빌딩의 지하시설,아파트의 지하주자창, 터널 등의 안쪽으로 대피해야합니다. 지하가 막혔다면 고층빌딩의 한가운데 방을 찾아야합니다. 당국이나 비상조치요원이 지시하기 전까지는 바깥으로 나오지 말아야하고요.

마지막은 어떤 상황속에서도 청취할수 있는 라디오를 확보하는 것과 구성원들간의 단결과 용기입니다. 핵무기가 폭발하면 그 징후가 예측되는만큼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 인사와 군 주요 지휘관 등은 화생방전에서 안전하고 완벽하게 보호받는 지하 벙커시설에 들어갑니다. 이곳이야말 생존이 보장받는 곳이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이용할수 없습니다. 배터리로 작동되는 라디오가 있어야만 정부의 경보와 안내를 즉각 듣고 통제에 따라 행동할수 있습니다. 핵폭발로 전력 공급, 휴대폰 통신등 주요 인프라가 무너진 상황에서 라디오만이 세상과의 연결고리가 될수 있다는 것이죠. 핵공격과 같은 비극적인 상황에 처할수록 공포에서 벗어나 침착성을 유지할수 있도록 용기를 가져야한다고 합니다. 대피소내에서 공동생활을 위한 규칙을 스스로 정해 지키고 서로를 격려하고 배려하면서 스트레스를 줄여야한다는 것입니다.

 

원문보기 : http://plus.hankyung.com/apps/newsinside.view?aid=201507035307A&isSocialNetworkingService=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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