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I자형’ 아닌 ‘T자형 인재’로 키워라 / 오인숙(대학원 교육학과 97) 동문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의 한 약국에선 로봇 약사가 홀로 일하며 지금까지 200만 건 이상의 처방전을 실수 없이 조제했다. IBM의 인공지능(AI) 시스템 ‘왓슨’은 전략문서를 탐색하고 회의에서 나눈 대화를 요약하며 심지어 경영 조언까지 한다.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놀라운 정보기술의 발달로 산업이 재편되는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가운데 크리스천 가정의 부모들은 어떻게 자녀를 양육해야 할까. 자녀교육 전문가 오인숙(사진) 전 인천영화초등학교 교장의 조언으로 미래 자녀교육 방안을 제안해 본다.

30년 넘게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오 전 교장은 서울교대를 졸업한 후 국민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상담심리학 석사, 미주 미드웨스트대학교에서 기독교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너희 자녀를 위해 울라’ ‘현명한 부모가 되라’ ‘생각을 바꾸시는 하나님’ 등 40여권이 있다. 내달 미래자녀교육서 출간을 앞두고 있다.


그는 “급변하는 미래 속에서 혁신을 택하느냐 혁신을 택하지 않느냐에 따라 삶은 두 갈래 길로 나뉠 가능성이 높다”며 “도전의식과 창조력, 혁신의지가 자녀교육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현존하는 직업의 80%가 10년 이내에 사라지거나 변형될 것이라면서 “미래는 한 우물을 파는 ‘I자형 인물’ 보다 ‘T자형 인물’을 선호한다”고 했다.

“T자형 인물은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지식을 쌓고 동시에 한 분야에서 전문가 이상의 깊은 지식을 갖고 있는 인재를 말합니다. 미술 음악 시 등 다른 영역의 세계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융합형·창의적 인재가 미래의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사무엘 선지자로부터 기름부음을 받는 다윗의 모습을 표현한 김주철 작가의 그림 ‘다윗의 기름부음’
 

그는 사무엘상 17장에 등장하는 ‘다윗과 골리앗’을 예로 들며 이야기를 풀어갔다. 사울왕은 다윗에게 자신의 갑옷을 입혀 전장에 내보내려 했지만 다윗은 자신에게 맞는 목동의 옷차림으로 골리앗과의 싸움에 나갔다. 그는 “미래는 다윗처럼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즐기며 도전하는 인물로 키워야 합니다. 다윗은 사울왕의 시대에 N세대 였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미래세대는 월드와이드웹 메신저 문자 MP3 유튜브와 같은 커뮤니케이션미디어와 함께 성장한 역사상 가장 ‘잘 연결된’ 세대라며 이들이 소통하지 못하면 융합이 이루어 질 수 없고 창조도 있을 수 없다고도 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할 때 통합을 이룰 수 있습니다. 사물과 사물이 연결되고,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며, 사물과 사람이 연결되는 시대입니다. 세상에 이미 존재하는 것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새로운 관점을 부여함으로써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을 창조라고 합니다. 연결하는 힘이 미래를 창조해 내는 것입니다.”

또 아웃라이어(Outlier)의 공통적인 성공비결은 ‘1만 시간의 경험’이라고 했다. 1만 시간은 하루 3시간씩 10년을 보내야 하는 시간으로 어떤 분야에서 숙달되기 위해 필요한 절대 시간이다.

“다윗은 골리앗과의 싸움에 나서기 전 적어도 1만 시간의 물매질을 했을 것입니다. 하나님을 닮은 인간은 내면에 창조성을 갖고 있습니다. 창조성의 발현은 준비된 자에게 나옵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의 존엄성과 협력·배려 등을 강조하는 기독교 교육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자녀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그는 “미래시대는 사람들이 심사숙고하는 능력을 잃어버리기 쉽다”며 “쇼핑몰 공항 은행 놀이동산 등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일도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점점 더 참고 기다리는 기회가 줄어들어 더욱 빠르기를 요구하고 타인의 잘못에 충동적으로 반응하게 될 것이란 뜻이다. 

오 전 교장은 “사탄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충동질”이라며 “자기통제능력은 아동에서 성인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를 거쳐 발달하는데 특히 어린 시절 이 능력을 키워 주지 않으면 성인이 된 후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온누리교회 인투청소년훈련학교에서 한 아버지가 자녀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또 미래에는 영적인 것을 갈망하나 교회를 떠나 ‘종교적이지는 않지만 영적인 것’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명상 요가 뉴에이지 동양종교 종교그룹·세미나 등으로 자아발견이나 삶의 목적과 의미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기독교 영성은 나를 창조하신 하나님과 나를 구원하신 예수님, 그리고 내 안에 내주하시는 성령님이 나와 함께 하신다는 믿음과 사랑의 관계 속에서 열매 맺는 삶입니다. 어느 때보다 자녀들에게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세상을 향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도록 교육해야 합니다.”

그는 자녀들의 신앙교육을 위한 아버지의 교사 역할을 당부했다. “아버지가 먼저 성경적 지식과 영성을 갖춰야 합니다. 그리고 성경의 권위를 가정의 규율로 삼고, 자녀들과 성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시길 바랍니다. 자녀와 함께 전도여행을 계획하고 성지순례를 하며 기독교의 절기예배를 문화행사로 기획하고 사회를 위한 일을 꿈꾸십시오.”

 

원문보기: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665994&code=23111318&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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