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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위원회가 최우선으로 해야할 일 / 김현수(경영학부) 교수

새정부가 출범하면서 대통령의 첫 번째 업무지시로 일자리위원회가 설치되고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았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지칭하는 J노믹스는 '일자리로 시작해서 일자리로 완성된다'라고 선언하고 있다. 즉 좋은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서 질 좋은 성장을 견인하고 양극화를 해소해서 국민통합 이루고, 다시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일자리 선순환 경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일자리정책이 최고의 성장정책이고 양극화정책이고 복지정책이라고 선언하며, 일자리의 양을 늘리고 그리고 질을 높여서, 우리사회의 주요 문제들인, 경제적 불평등문제, 청년 좌절 문제, 저출산 문제 등을 함께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새정부에서 일자리 문제를 경제사회 문제 해결의 근본 이슈로 보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이 통합되는 중심 지점에 일자리 이슈가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그동안 강조했던 일자리 정책 중에서 일자리위원회의 바람직한 역할을 제안한다. 일자리위원회는 최고의 컨트롤타워로서 일자리 마스터플랜과 함께 우선적으로 일자리계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일자리는 행복의 중심이다. GDP의 성장을 정밀하게 측정하고 관리하듯이, 이제 일자리계정의 성장을 정밀하게 측정하고, 이를 국정운영의 중심지표로 삼아야 한다. 일자리계정이 GDP처럼 장기간 주도적 지표가 되도록 정교하게 개발해야 한다. 일자리의 수, 취업률, 실업률, 평균임금 등이 정량 관리되는 수준을 넘어서서, 진정한 국민계정이 되도록 일자리계정을 개발해야 한다. 양적인 지표와 질적인 역량이 함께 반영돼야 하며, 현재 지표와 미래 역량이 균형돼야 한다. 개별지표와 공동체지표가 포괄적으로 반영돼야 한다. 최고 대비 최저 급여 비율을 포함하고 권력구조와 재무구조의 수평성 수준을 반영해야 할 것이다. 현재 일자리 수준과 미래의 일자리 창출 역량 수준을 함께 반영해야 할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일자리의 변화, 일자리 공급자와 일자리 수요자의 역량 변화, 일자리 관련 각종 법 제도의 역량 변화를 담아내야 할 것이다. 

또한 일자리위원회는 경제사회제도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 좋은 일자리가 잘 만들어지지 않는 원인은 낙후된 경제사회 제도에 원인이 있다. 기술혁신으로 인한 산업구조 변화에도 원인이 있다. 제조업 전반의 자동화 촉진으로 일자리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서비스업은 자영업의 증가로 일자리의 질이 계속 나빠지고 있다. 전반적인 경제 성장 둔화와 신사업 창출 부진으로 제조와 서비스 모두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신경제시대는 산업간 경계가 해체되는 시대고, 무형재화인 서비스가 경제의 중심이 되는 시대이므로, 이에 걸 맞는 경제사회제도를 먼저 구축해야 한다. 포춘 글로벌 500대기업의 상위에는 무형재화 공급기업이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무형재화가 자유롭게 창출되고 정당한 가격에 거래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신산업을 창출하고 신직업을 만들어낼 인적자본이 가장 중요한 자본이므로, 인적자본 중심의 경제운용으로 전환해야 한다. 정적자본과 동적자본을 차별화하여 조세제도를 혁신하고, 기존 산업관련 법제도를 인적자본과 무형재화 중심으로 개정해야 한다. 새정부의 일자리위원회에서는 조세제도와 금융정책 및 산업정책을 포함해 현재 우리가 운용하고 있는 각종 제도와 정책을 철저하게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존 방식의 제도와 정책을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타당한 법과 제도로 전반적으로 혁신하는 작업에 즉시 착수해야 한다. 

또한 일자리위원회에서는 사회정책과 경제정책을 통합하여 입안하고 관리해야 한다. 교육정책과 복지정책 등 사회정책은 일자리의 공급과 수요에 직결되는 정책이므로 경제정책과 분리될 수 없다. 예를 들어, 역량 있는 청년인력 공급은 신산업 육성정책의 주요 부분이고, 근로 능력이 있는 시니어 세대의 역량 활용은 사회정책이며 경제정책이다. 양극화 해소 경제정책은 복지 예산 절감 사회정책이며, 저출산 문제 해결 정책은 경제정책과 연동돼야 성공할 수 있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최고 컨트롤타워로서 일자리위원회의 거시적인 큰 역할이 기대된다.

원문보기 :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7060102102351607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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